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노벨문학상을 못 받았기에 저는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농담과 진담이 섞이고 섞인 진창 같이 구리고 짧은 글입니다. (도로헤도로?) 읽고 화내시면 안 됩니다. 그런데 제목은 진짜 진심입니다. 하지만 진심이면서 동시에 농담이기도 합니다.

  


  제가 요즘 빠져버린 위키백과에서 노벨문학상 관련 글을 보시죠. https://ko.wikipedia.org/wiki/%EB%85%B8%EB%B2%A8_%EB%AC%B8%ED%95%99%EC%83%81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벨은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 주라고 이 문학상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훌륭한 일이었지요. 알프레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 발명자라는 사실을 현대 사람들이 모두 잊은 게 저는 놀랍지 않습니다. 매년마다 어느 나라의 누가 상을 받을까 경쟁심리를 발동시키게 한 노벨상으로 기억되니 어쩌면 알프레드 노벨도 저승에서 미소 짓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링크에서 목록을 주욱 보시면 정말 주옥 같은 사람들 많습니다. 앙리 베르그송(!!!) 같은 철학자도 있죠. 이게 뭐 링크에서도 설명이 나와있지만 "글쓰기" 전반을 고려한다고 해서네요.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문학가로 좁아진 것 같지만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 역시 인정할 수 없는 관습이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가만이 글쓰는 행위를 통해서 예술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한 편의 전공책(전공책이 아니라 무엇이라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비문학책? 불만족스럽군요. 학문과 관련된 책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말이죠. 어휘력이 좋지 않아서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네요)이 마치 셰익스피어의 햄릿처럼 비장한 비극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제 머릿속에도 몇몇 권이 지나가네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분노나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냉철한 시선으로 지적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책들은 이건 글을 발로 쓴 건가 싶을 정도의 문학책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예술성을 지니고 있지요. 어쨌든 개인적으로 이것 역시 마음에 안 드는 세태라고 봅니다. 전공책을 쓰는 학자의 글쓰기들도 문학이라 인정해야 합니다! 급진적인 생각일까요?


  뭐, 사실 좀 목록 보다 보면 이 인간 왜 준 거냐 싶은 사람이 있긴 한데, 지엽적인 문제이므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제 알기로는 보르헤스가 여러 번 아주 여러 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었지만 그 때마다 다른 사람이 탔다고 알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아주 아주 가까운 지인과 이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데요, 그 지인은 그냥 윌리엄 골딩을 사정없이 까댑니다. 파리대왕이 뭐냐고 말이죠. 저는 그때마다 소심하게 반박하곤 했습니다. 파리대왕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새끼돼지가 안경 부러지는 장면은 지금도 슬픕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속으로 보르헤스를 안 준 건 진짜 노벨문학상의 수치다 싶죠.


  아니 진짜 어떻게 안 줄 수 있습니까? 보르헤스의 "픽션들"은 노벨문학상 두 번 줘도 할 말 없을 정도의 작품집인데 말이죠. 우리 모두가 다른 매체 예술들이 주는 감각의 자극에 빠져 헤매고 있을 때 다 죽어가는 텍스트의 무덤이라 여겨진 소설이었건만, 텍스트로 그림을 한 번 죽이고 영화를 두 번 죽인 작품들입니다. 단순한 이야기의 흐름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마술적인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정수란 말이죠. 그렇다고 가르시아 마르케스랑은 또 다른 분위기가 있습니다. 마르케스가 좀 더 라틴아메리카적 색채가 존재한다면 보르헤스는 좀 더 전인류적인 맛이 있죠. 인간 원형에 좀 더 다가간 대가입니다. 


  그런데 안 줬으니. 저는 그 이후로 노벨문학상의 어떤 공신성?을 그닥 신뢰하지 않습니다. 노벨문학상 받았다고 해서 읽어봤더니 재미없는 작품들도 몇 있었던 탓도 있고요. 뭐, 개인취향이겠습니다만!


  그러니 고은 시인을 안 준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어요.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오히려 노벨문학상 주는 사람들이 더 못 된 거에요. 안 줄 거면 후보라도 올리질 말든가. 왜 그래 대체? 악취미들이야. 보르헤스한테도 그래놓고서 여러 사람 희망고문 시키는 데 다들 너무 가학증 같아서 별로네요.


  하지만 재미없는 농담을 하나 더 치자면, 저도 하루키 안 되어서 '즐겁습니다'. '다행'인 것도 아니고, '즐거워요.'

  저는 하루키를 보면 누가 생각나냐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생각이 납니다. 조금 더 잘 쳐주면 호밀밭의 파수꾼 쓴 샐린저였나요? 그 사람과 같은 궤를 한다고 생각해요. 중2병이라는 표현은 식상해서 쓰고 싶지 않고요, 읽으면서 경외감이나 더 깊은 차원을 보는 게 아니라서요. 아주 기술적이고 직업적인 문인을 보는 기분입니다. 예술가라고 하기보다는 기능공이라는 느낌적 느낌? 하루키한테 매력을 못 느낀 네가 문제다, 라고 말씀하시면 정말 전 받아들이겠습니다. 하루키 까는 게 무슨 유행이라면서요? 하지만 저는 유행 타는 것도 안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저 제 생각을 밝힐 뿐입니다. 하루키가 어느 날 노벨 문학상을 탄다고 해도 저는 그 사람의 소설이 받을 만하다고 생각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미 죽었다 해도 보르헤스한테 주지! 라고 악취미적으로 꿍시렁 대긴 할 것 같습니다.



    • 천재는 포기했으니 기술자라도 되고 싶군요. /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러시아인이었다면 상을 여러번 받았을거라는 말도 기억이나고
      • 제가 하루키를 기술공이라 비난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훌륭한 기술공은 박수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지요. 다만, 노벨문학상이라는 그 상이 주는 의의를 생각한다면 기술공이 아닌 예술가에게 상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찾아보니 그리스 사람이네요! 세상에는 정말 많고 많은 문인들이 있네요.
        • 누군가 윌리엄 와일러와 스텐리 큐브릭을 각각 기술자와 장인에 비유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쪽도 역시 포인트는 아카데미 상이었는데요. 직장인같은 작가면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누굴까 서머싯 몸을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어요. 상을 못받았군요. 그러면 하루키도 어려울까요. 재미있네요 이런 이야기.
          • 저는 사실 서머싯 몸도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 좀 판단 보류에 가까워서요. 그런데 상을 못 받았군요. 스탠리 큐브릭은 예술가 중에 예술가지요. 직장인 같은 작가이면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누구일까 저도 좀 목록에서 봤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펄 벅도 그쪽 부류라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쓴 서태후만 봐서 그런 걸 수도 있긴 해요.
            • ㅎㅎ 그 이야기 쓸까 했는데-일 때문에 알게 되었는데 말년에 벅 여사님 갸우뚱한 작품을 여러 편 쓰셨더군요
    • 아주 동의합니다. 뭐 장르문학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하루키가 노벨상....은 정말 기분이 묘할것 같아요. 문학적으로 놀라운 성취를 이룬 사람도 아니고.
    • 아우 전 이런 글 너무 좋아요
    • 마지막 문단은 제가 생각하는 하루키에 대한 생각과 같아서 놀라워요.
    • cksnews, 서브플롯, 닥호 / 동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뭐 하루키가 장르문학인지 아닌지도 저는 그 여부에 관심도 없어요. 다만 하루키 정도의 매우 훌륭한 기능공들은 전 지구적 차원으로 보면 많고 많아서 우리를 언제나 즐겁게 해줍니다. 그렇지만 진부하게 굳어버린 인간의 뇌를 흔들어버리는 천재 예술가들은 대체 몇 백 년에 한 번 태어난답니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태어났는데 모차르트한테 상 안 주는 거랑 대체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요. 세계구급 문학상이라면서!

      인간들의 현상과 사소한 운동들을 잘 관찰해서 집어내는 마리오 같은 기능공들보다 현상과 운동을 넘어서 시간을 포착해서는 1900년대의 인간들에게 옛날 신화의 아우라를 보여준 보르헤스가 상을 못 받다니요. 이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보르헤스한테 죄송하다 사과하고 무덤에 상을 전달해도 모자라건만 여러 사람들 마음 졸이며 애먼 일본 사람들이나 하루키 못 받았다고 울게 만들고. 어휴, 답이 없네요 없어. 그리고 하루키 줄 거면 빨리 주든가 안 줄 거면 차라리 파울로 코엘료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뭐 누구한테라도 주라고 하세요. 기능공들한테 상 줄 거면 최고의 기능공한테라도 주든지!
    • 노벨상의 '공식' 후보는 비공개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물론 최종적으로 논의되는 작가들이 누군지 정황은 뻔하다 하지만, 상을 안 줄 건데 후보에 올린다고 하시기엔 :)
    • 김전일 / 서태후는 제가 어렸을 때 봤는데 참 뭔가 자극적이다~ 싶었던 기억이...나네요. 그래도 재미는 있긴 했습니다만 작품성은 ... 대지를 봐야 뭐 정확한 평가를 하겠지만요.

      말라 / 찾아보니 비공개 맞습니다. 물론 정황은 뻔한 것도 맞긴 한 듯 합니다. 후보에 올린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네요. 그래도 그러한 부분적인 요소는 제 글의 주장을 깎아내리지 못합니다!! 보르헤스를 안 주다니 그건 여전히 수치입니다!!!
    • 보르헤스는 칠레를 방문해서 피노체트가 주는 상을 받고, 피노체트를 만난 후 기자들 앞에서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는 말들을 했다해요. 아마도 이런 이유로 노벨상을 못 받은 거라고 합니다.
      이 양반 지독한 보수주의자인줄은 진즉에 알았고, 뭐 그거야 그러려니 하죠. 하지만, 자유주의자라는 사람이 어떻게 독재자 피노체트를...... 저 보르헤스 전집을 가지고 있고 말씀하신 픽션들도 아주 아주 좋아하지만, 이걸 알고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 구글 번역기 돌려보세요(스페인어...)

      http://www.lanacion.com.ar/150373-por-que-borges-nunca-obtuvo-el-premio-nobel
      • 저도 처음에 그렇게 알고 충격먹은 적이 있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션들에 대한 애정은 버릴 수 없었죠. 그러다 마침 보르헤스가 노벨상 못 받아서 윌리엄 골딩 증오하는 아주아주 가까운 지인이 그게 반어법으로 한 말인데 오해받았다는 설도 있다며 그에 관련해 논란이 분분하다는 사실을 밝혀주었습니다. 관련 링크 한 번 보시죠. 이건 다행히도 한국어입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7566

        주요 부분을 긁어드리자면,

        // 보르헤스가 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도 끝내 수상하지 못한 까닭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심사위원과의 불화, 단편소설 위주의 창작 등등).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보르헤스의 정치적 입장이다. 1976년에 보르헤스는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에서는 자유와 질서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사람 특유의 반어법으로 건넨 이 농담이 마치 피노체트를 칭찬하는 것처럼 오해되었다고 마르케스는 설명한다.

        젊은 시절 잠시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던 때를 제외하면 보르헤스는 평생 보수주의자였다.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같은 공산주의자를 폄하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본래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예술에 관해서는 종종 신랄한 견해를 가감 없이 표현해서 수많은 적을 만들었고, 간혹 실언할 때마다 신념을 굽힐 수 없다며 사과를 거부해 더 큰 비난에 직면했다. 독재자 페론을 증오하다 못해 그를 축출한 또 다른 독재자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던 고집, 또는 실책이 피노체트와의 일화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1967년의 한 인터뷰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이후 매년 가을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기자들에게 시달리게 되자 점차 신랄한 발언을 내놓게 되었다. “나에게 노벨상을 수여하지 않는 것은 스칸디나비아의 전통이 되어 버렸다.”(1976년의 발언). 물론 스웨덴이 끝내 보르헤스를 외면한 진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보르헤스의 일화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종종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진실은 저 너머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저는 여전히 보르헤스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을 뛰어넘을 문자들의 배열을 살면서 더 볼 기회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 글쎄요 ... 그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전 일단 그런 시대에 칠레에 가서 피노체트가 주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연설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됩니다. 반어법을 말하러 거기 간 건가요?
          거칠게 대충 번역을 해 보면...

          Allí, el 21 de septiembre -el mismo día en que asesinaron al ex canciller chileno Orlando Letelier en Washington-, Borges recibió de manos de Pinochet el doctorado honoris causa en la Universidad de Chile y pronunció un discurso cuestionado, del que años después se arrepintió públicamente.
          거기서, 9월 21일에-같은 날에 워싱턴에선 전 칠레 대사이던 오를란도 레텔리에르가 암살되었다-보르헤스는 피노체트로 부터 칠레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 받고 연설을 했고 수년이 지난 후 이것이 대중적으로 주요한 인상이 되었다.

          El diario La Tercera, de Santiago, reprodujo esas declaraciones en su edición del domingo último: "En esta época de anarquía sé que hay aquí, entre la cordillera y el mar, una patria fuerte. Lugones predicó la patria fuerte cuando habló de la hora de la espada. Yo declaro preferir la espada, la clara espada, a la furtiva dinamita (...). Y aquí tenemos: Chile, esa región, esa patria, que es a la vez una larga patria y una honrosa espada".
          칠레 일간지 라 떼르세라가 이것을 일요일판에 실었다. "이 무정부주의의 시대에 산맥과 바다 사이에 강력한 조국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루고네스는 칼의 시대를 말했을때 강력한 조국을 단언했습니다. 저는 칼을 선호한다고 선언합니다. 선명한 칼을 ... 여기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칠레, 이 지역, 이 조국, 그것은 긴칼이고 영광스러운 칼"

          Pero eso no es todo. Borges accedió luego a reunirse con Pinochet y tras el encuentro ensalzó al dictador ante la prensa, según La Tercera: "El es una excelente persona, por su cordialidad, su bondad... Estoy muy satisfecho". En diálogo con La Nación desde Santiago, el escritor chileno Volodia Teitelboim, autor de Los dos Borges (Sudamericana), recuerda perfectamente todo aquello, que sucedió mientras él vivía en el exilio.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보르헤스는 이후에 피노체트를 만나서 언론 앞에서 독재자를 칭송했다. 라 떼르세라에 따르면,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진실함으로, 선함으로...나는 무척 만족한다." 산티아고에서 라나시온과의 대화에서 작가인 칠레인 볼로디아 떼이뗄보임-두 가지 보르헤스의 저자-는 그가 추방당한 동안 일어난 이 모든 것을 명확하게 기억했다
          • 앗, 스페인 어의 향연이네요 ㅎㅎㅎ 발음할 줄만 알아서 음만 읽어보네요 (...)

            흠흠,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통 말을 하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뭐랄까요, 농담을 했다 쳐도 저렇게 농담 취급 안 받았으면 농담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라 생각은 하긴 해요. 다만 논란이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집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 저도 처음에 그 사실을 알았을 때 혼자 엄청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같은 경우 그 당시 로만 폴란스키를 왜 단죄하지 않는지 한창 생각할 때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분리해서 보는 것입니다. 서정주의 시와 그의 삶의 행적, 이광수의 작품과 그의 삶의 행적을 분리해 보는 것처럼요. 제가 열거한 사람들은 죄다 사상이나 행적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문학 작품을 평가할 때 그것이 대가요 천재의 것인데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달을 눈으로 가린다고 달이 없어지는 건 아니듯이 말이지요. 그리고 보르헤스의 작품성(사실 "픽션들" 한정이긴 합니다;)에는 여전히 노벨 문학상이 주어져야 했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그에게 노벨 평화상의 자격이 없었을 지는 몰라도 말이죠.
            ((아아 깜빡했는데 링크 감사드려요! 번거로우셨을 텐데 말이죠 ㅎㅎ))
            • 다른 문학상이라면 모르겠지만 노벨상은 설립자의 뜻이나 그 의의상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독재자를 찬양한 사람한테는 안주는게 맞는 것 같네요.
            • 정치적 행보에도 불구하고 문학계에서 그만큼 인정받으면 됐죠. 상 하나 받고 말고가 대수인가요. 명예는 누릴만큼 충분히 누렸다고 봅니다.
              • 생전 구조주의자들 중에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한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 예? 인정을 안하긴요!?. 말과사물 첫페이지에박은걸로 부족한가요? 제라르 주네트 회상록 보면 픽션들 출간 당시 분위기를 장황하게 얘기하던걸요. 구조주의문학이론서 곳곳에서 이름이 튀어나오잖아요. 책에서 인용하면 됐지 보르헤스 영향 받았음이라고 명찰이라도 붙이고 다녀야하나요? 그사람들이 보르헤스한테만 영향받은 것도 아니고..
                • 별로 없었다고 썼지 않습니까..
                  제가 말하고 싶었던건 구대륙과 신대륙사이의 문화적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겁니다..그건 아시아도 마찬가지일테고요..
    • 김용이 노벨문학상을 못 받았기에 저는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 김용이 노벨문학상을 못 받았기에 저는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2
    • 촤알리, autechre / ㅎㅎㅎ 제 저울에서는 그의 정치적 행보와 문학성을 다 놓고 봤을 때 문학성이 압도적이라서, 여전히 그가 생전에 받은 명예는 불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 더 추가해보자면, 마르케스는 알아도 보르헤스 모르는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백년의 고독은 들어봤어도 픽션들은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면도 큽니다. (그렇지만 정말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안 준 것이라면 ... 뭐 조금 양보해서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보르헤스 문제 빼놓고서라도 제가 노벨 문학상 받은 작품들 중 몇몇 개는 정말 제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좀 실망?한 것도 있긴 하지만요) 몇 번 쓰긴 하지만 그런데 사실 "픽션들" 한정이긴 합니다. ;;

      네이버 픽션들 책정보 중에 있는 부분을 발췌해서 보여드리는 걸로 여기에 관련해서 제 생각은 끝맺겠습니당. ㅎㅎ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765044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단편집 <낯선 순례자>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어느날 낮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외쳤다.'어떤 여자가 나에 대해서 꿈을 꾸는 꿈을 방금 꾸었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마르케스가 덤덤하게 받았다. '그건 이미 보르헤스가 쓴 이야기야.아직 안 썼더라도 언젠가 쓸 것이 틀림없어.'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남미 문학의 두 대가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한 수 위'의 작가로 접어주고 들어가는 장면이다.]]

      타나토스 / 개인적으로 포스트 모더니즘을 매우 근사하게 연 최초의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웃면, 그럼 / 김용 ㅋㅋ 재밌네용. 그 사람 게 그렇게 재밌다던데 말이죵.
      • 보르헤스가 마르케스보다 대중적 지명도가 낮은건 당연하죠. 처음 접하면 난해하니까요. 보르헤스는 업계용이죠. 한국에서 프루스트가 까뮈보다 지명도가 낮다고 불평해야 하나요? 작가가 누리는 영예가 대중적 인지도가 아니라 업계의 인정이라고 본다면 보르헤스는 누릴만큼 누렸습니다. 보르헤스가 하루키가 되길 원하시는건 아니겠죠?
        • 저는 지명도가 낮다고 불평하는 게 아니라 아쉬워하는 건데요?

          다른 걸 다 떠나서 보르헤스가 하루키가 되기를 원하냐는 말은 좀 ... 이해가 안 되네요. 보르헤스가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다고 해서 하루키가 될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아마 대중적 인지도가 높으려면 쉬운 책을 써야 한다, 이런 식의 생각이신가요? 문학과 관련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렵고 길어서 많이 읽지는 않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는 고전 소설들은 많지 않나요?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보면서 엄청 감탄한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보르헤스 책이 어렵다 하더라도, 보르헤스에 대해서 알고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제 이루어지지 않을 빠심에 불과한 이야기입니다. ㅎ 이런 제 바람을 꺾으실 필요가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 그런데 쓰고 보니까 autechre 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반 사람들(??)은 잘 몰라도 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잘 알아주고 너 님 킹왕짱 해주니까 누릴 만큼 누렸다 이 생각이신 거죠? ㅎㅎㅎ 음. ... 귀가 얇아서 그런지 또 뭔가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어차피 소설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알아주지도 않는데...
          • 예. 그런 얘기죠. 우디앨런이 스필버그나 카메론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잖아요. 오슨웰즈처럼 한창때 찍지 못할 정도로 고생한 것도 아니고.
    • 하루키가 '장르문학' 작가로 분류되던가요.
      그렇다면 그건 무슨 장르이려나 ... '장르문학' 개념이 지금으로선 한국에만 있는 거긴 하지만요.
      아니 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도리스 레싱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으니 별 문제는.
    • 김용이 노벨문학상을 못 받았기에 저는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3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김용보다는 용대운쪽이 더 좋긴 합니다만.
    • haia / 음... 저도 하루키는 장르문학...이라 보기....에는 좀 힘든 것 같아요. 음... 그런데 장르문학이란 개념이 좀 그 자체가 별로인 것 같아요;
      Neo / 아니 김용 씨가 진짜 대단한가봐요. 우리 아부지도 좋아하시던데...
    • 보르헤스는 좋아하지만 문제적 발언들과 정치적 입장 때문에 스웨덴 한림원이 상을 안 준 것은 이해할 수 있어요. 노벨 문학상이 순수하게 문학적 완성도만이 아니라 지역 안배라든가 정치적 상황 등도 고려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어차피 순수한 문학적 완성도라는 기준 자체도 결국엔 스웨덴 한림원 맘인 거니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 같은 것은 없지요.
      autechre님 말씀 대로 보르헤스는 노벨상을 타지 않았어도 명성을 누릴 만큼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보르헤스가 누락된 것보다는 상을 타기에 유리한 언어가 아니어서, 혹은 그런 언어들로 번역되지 않아서 묻히고 만 작가와 작품들이 더 안타깝지요.
      • 저의 구렁텅이 같은 글에서 이러한 완성본의 댓글이 나오다니 진흙 속의 장미네요 ㅎㅎㅎ 맞아요 사실 다른 분들 말씀이 맞아요. 그냥 제가 보르헤스 빠심으로 욕심 부리는 것도 있죠.

        사실 개인적으로 한글 역시 유리한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작가가 박완서인데, 그 분의 문체는 과연 번역으로 전달 가능할까요? ㅎㅎ 참, 언어의 비극이죠
    • 암튼 문학에서 노벨상의 의의는 국가불문하고 주는 큰 상이라는 정도죠. 유명세와 부를ㅇ 얻을수있고 수상자는 a급 작가라고는 할수 있지만 그렇게 공정한 권위가 있는 상도 아니고 그런 상이 있을수도 없죠 문학에선.르클레지오 받는걸 보고 이 상이 요즘 얼마나 안전하게 가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안배를 너무 많이 하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프랑스 작가를 주려면 미숑이나 키냐르가 뽑혀야하는데. 스웨덴한림원에서 적어도 프랑스문학이면 그정도를 파악못할리가 없거든요. 알면서도 무난하게 가는거죠.



      옛날 칸 영화제가 잠깐 광란의사랑 섹스거짓말 등등 패기있게 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노벨상에 그런 걸 기대하긴 어렵죠.

      암튼 하루키는 충분히 탈수 있다고 봅니다. 타면 두고두고 욕먹겠지만.
    • 그리고 곰브로비치, 칼비노, 버로우즈 같은 괴물들도 못받고 죽었고 핀천은 살아는 있다지만 어디서 조이스캐롤오츠 같은게 더 유력하게 언급되는 분위기인데 보르헤스 못탄것에 너무 억울해하지 마세요.^^ 20세기초로 가면 프루스트 조이스 카프카 무질 다 못받았고요.
    • 팬심으로 말하자면 밀란 쿤데라 님은 왜 안주시는 겁니까 흑흑 하루키가 받게 된다면 좋아하는 작가긴 하지만 참 별롤거 같긴합니다;;;
    • autechre/ ㅎㅎㅎㅎ맞아요, 맞아. 대가들은 안 주고 말이죠. 노벨문학상이 뭐라고~ 아 그리고 르 클레지오...!!!! 제가 말한 실망했다는 작가들 중 하나가 바로 르 클레지오에요 ... 아니 진솔하게 말씀드리자면 노벨 문학상의 이미지와 관련해 좀 안 좋아진 대표적 계기가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였나, 그거였거든요... 노벨 문학상 받았다길래 봤는데 ... 너무 재미없었어요 ㅠㅠ 제가 수준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전 정말 별로였거든요 ...

      아니 그런데 진짜 미셸 푸코가 헌사(??)를 바친 건 정말 킹왕짱 부럽네요. 보르헤스 부럽당 ... 푸코 아저씨가 좋아해주다니 ㅠㅠ

      sweet revenge / 아아 밀란 쿤데라도 있군요..!
      ㅠㅠㅠ 그런데 하루키에 대해 호불호를 떠나 모두 이견이 없는 걸 보니 ... 갑자기 제가 쓰고도 하루키가 뭔가 짠해지네요....
      • 클레지오는 초기에는 노벨상쯤은 너끈히 받을 작가였습니다. 중후기에 산으로 가면서 초기성과를 덮어서 그렇죠.

        홍수 같은걸 보면 누보로망과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죠. 그러면서 형이상학적 고민을 끝까지 밀고가고.
    • 한때 하루키를 동경했어요. <상실의 시대>는 군대에서 읽은 몇 안되는 책들 중 하나였죠. 방독면에 숨겨 탄약고 근무를 서며 읽던 그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근데 이 분 작품들은 어느순간부터 탄산수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순전히 주관적인 소감입니다) 감각적이고 현란하며 사람들의 지적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두루 담고 있지만, 읽고 나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어느날 '나에겐 음료수보단 영양제'가 필요하단 생각에 수집했던 하루키 책을 다 팔아버렸죠. ㅎ 하지만 분명 엄청난 매력이고 가치였지요. 그 특유의 가치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발견하지 못한 면을 다른 분들은 발견하여 그 만의 매력을 즐기실 거라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론 그가 노벨상을 받거나 받지 못하거나 별 관심 없었어요. 사실 노벨상 자체에 별 관심 없었지요.

      보르헤스는 <픽션들>과 <알랩>만 갖고 있는데, 아직 <픽션들>만 읽었네요. 그 중[남부]는 남자들이 모인 장소만 가면 가끔 떠올랐어요. 그 특유의 속성을 파악하여 우화화 하는 솜씨에 감탄했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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