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분도 좋았지만 제가 열광한 것은 영화 전반에 넘실대는 70년대 유럽의 분위기에요. 2000년대의 사람들이 70년대를 흉내내는 게 아니라 70년대 사람들이 바로 그 시대를 그려내는 느낌이죠. 패션, 소품, 클래식카들의 향연 등등. 음악도 잘은 모르지만 바로 그 당시에 유행한 순서대로 들어간 것 같아요. 보위의 fame이라든지.
각 배역의 배우들도 자기 모국어로 연기하는 것도 좋았어요. 영국 배역은 영국 배우가 하고 독일 배역은 독일 배우가 하구요. 사소한 거지만 이걸 안 지키는 할리우드 영화가 허다하죠. 에너미 앳 더 게이트라든지 가장 심한 건 마지막 황제일 거구요.
여기서 파생되는 시간적, 공간적인 현실성과 몰입감은 대단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레이싱과 드라마로써도 재밌게 봤지만 시대극(?)으로써도 재밌게 봤네요.
드라마 측면에서 보자면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가 끊임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죠.
초반에는 헌트에 포커스가 가다가 뉘르부르크 링 사고 이후에는 라우다가 중심이 되죠. 하지만 최종 승자는 헌트에요. 경기 결과도 그렇고, 마지막 대화도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