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봤어요. 그래도 역시 김윤석이네요.
화이는 2시간짜리로 담아내기엔 너무 많은 인물과 구성이 얽혀 있어서 각각의 이야기를 하다 말고 흐지부지 얼렁뚱땅
허둥지둥, 허겁지겁 매듭시킨 느낌입니다. 화이와 다섯명의 아버지와의 유대관계와 연대감, 일그러진 부성애와 처연함 등을
그려내기엔 2시간이 너무 짧아요. 3부작 연작으로 만들어지거나 5부작 미니시리즈 정도로는 만들어야지
이 이야기와 인물들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것같습니다. 현재 결과물은 한 300분 되는 원본을 마구잡이로 가위질한
편집본을 보는것같이 산만하고 정리가 안 돼있어요. 감독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건지 자막까지 몽땅 활용해서
126분 상영시간을 전부 활용하네요. 보시는 분들은 자막 다 봐야 합니다.
그러나 영화적 재미나 구성의 흥미는 기대 이상이네요. 예고편 보고 전혀 기대가 안 됐고 여진구 싫고 김윤석의 광기 연기도 식상했고
다섯명의 아버지에 의해 길러진 살인병기 같은 식의 설정도 일본만화스럽게 오글오글해서
그냥 의무적으로 봤는데 재밌게 봤어요. 배우들 연기가 다 볼만해요. 특히 김윤석은, 좀 뻔한 캐스팅이고 연기 자체도 새롭진 않지만
영화 보고 있다 보면 김윤석만한 대안이 있을까 싶긴 하네요. 그래도 김윤석이고 역시 김윤석이었어요.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존재감이 어마어마합니다.
다섯명의 아버지 캐스팅 외에도 크고 작게 나오는 조연진들이 화려한데 이게 10년만에 겨우 새 영화 들고 나온 장준환 연출작이라는
희소성 때문은 아니었는지. 테렌스 맬릭이 십수년만에 연출했던 씬 레드라인 같은 경우를 화이에서도 보는것같습니다.
연극배우 김영민 연기는 별로였지만요.
kbs1 일일드라마에서 주로 남녀주인공이 일하는 사무실 동료 직원으로 자주 출연했던 임지은이 (그나마)비중있는 여자 배역으로 나와서 의외였어요.
여진구는 전 별로 안 좋아하는 배우인데 연기는 잘 하네요.
최근 만들어진 미성년자 관람불가 스릴러 물에서 관람등급에 수긍가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피칠갑은 물론이고 잔혹수위가 높네요.
그래도 사회비판적인 요소는 지구를 지켜라 만든 그 감독이 10년 전에 받은 칭송이 결코 허명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것같았습니다.
여하튼 전체적으로 산만하긴 했지만 인상적인 작품인건 확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