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에페보필리아적인 요소가 있는 문화상품은 분명히 존재하는거 아닌가요?

라고 써 놓고 위키피디아를 좀 읽어보니, 일단 미성년에 대한 성적인 관심 자체를 DSM에서도 정신질병으로 분류하진 않는군요 (성적학대/착취적 행위가 동반될 경우만 기타 이상성애).


일단 나이에 따른 성적 선호를 총칭하는 용어는 크로노필리아 (https://en.wikipedia.org/wiki/Chronophilia) 중에서 15-19세의 사춘기를 지난 소년/소녀들에 대한 성적관심과 학대/착취를 에페보필리아 (https://en.wikipedia.org/wiki/Ephebophilia)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사춘기가 지난 포유류는 번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거죠. 그리고 그러한 상태의 개체는 성적인 매력을 강력하게 어필할 조건을 갖추게 되고, 그래서 이에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이 포유류로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은 또 한편에 문화를 갖고 있고, 그리고 법적인 자기결정권을 갖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교육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지요. 그래서 그러한 욕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아직 성인의 나이에 이르지 못한 사람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구요.


그래서 이러한 욕망을 판타지를 통해서 해소하려고 하는 것도, 인간의 동물적인 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화적인 면이 아닐까 생각이 되요.


다만, 사회적인 금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판타지의 생산과 향유가 성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굳이 명시할 이유는 없는거죠. 오히려 그러한 욕망을 좀 더 정교하게 낭만화할 필요가 생산자와 향유자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아이돌 그룹같은 경우는 그게 또 너무 적나라해서 재미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취향에 달려있죠.


다만 자신의 환상을 즐길 땐 그것이 환상이라는 걸 완전히 잊으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 사실 엄밀히 따지면 성교가능나이와 성인으로 인정하는 나이는 똑같지 않은 경우가 더 흔하죠. 우리나라도 그렇고요. 세계적으로도 보면 합의하에 성관계를 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나이는 열살(!)부터 스무살 까지 나라마다 다릅니다. 다만 이건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경우의 얘기고 그걸 사회적으로 용인하는가는 또 별개의 얘기지만요.
    • 아하 그러니깐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합의된 성관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연령대가 존재한다는 말씀이시죠?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우리나라도 부모동의하에 혼인적정연령이 남자 만18세/여자 만16세이지만, 민법상 성인은 만 19세이상이기 때문에, 1년/3년 동안이 해당 기간이 되겠네요.
    • 관련글을 쓴적도 있지만 15~19세 연령대에 대한 구분은 다분히 인위적이고, 그 구분에 따라 '다르게' 대접하기 시작한 때도 상당히 최근입니다. 15~19세와 20~24세를 다르게 보아야 할 본질적(윤리적,생물학적,기타등등) 논거는 아직 제시된 바 없고, 문화적 지형의 변화 혹은 문명의 발전에 따라 없다가 생겨나고, 다시 있다가 없어질 수 있는 그런 구분이죠.
      p.s. 참고로 한국에서는 얼핏 15세라고 하면 중학생? 할 수도 있지만, 이 논의를 포함해서 한국외의 모든나라에서 15세는 고1이기도 하죠 ... 19세기만 해도 15세는 (전세계적으로?) 사회진출 연령이었습니다. 심지어 귀족이나 무가의 자제들은 사관학교도 15세에 갔죠.
    • @hala: 아 쓰신 글이 이거 맞죠?
      http://djuna.cine21.com/xe/index.php?mid=board&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haia&page=3&document_srl=1405167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페도필리아'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사춘기 이후 미성년에 대한 성적관심을 지칭하는 다른 용어가 있더군요.

      에페보필리아와 다른 이야기지만, 페도필리아가 생식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비난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일리가 있지만, 어린이에 대한 보호가 페도필리아가 비난 받는 이유로 더 중요한 부분일 것 같아요. gay marriage 조차도 생각해보면 입양이나 정자기증을 통해서 사회의 재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볼 때, 생식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비난받는다는건 사람들의 혐오감정을 설명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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