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울 것 없지만 뭔가는 있는 근황

사람의 일상은 어찌나 그만그만하고 고만고만한지

생이 큰 탈 없이 평온하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큰 일을 겪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죠.

 

# 이직을 했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마음 편치 못하게 나왔어요

상사께서는 저를 참 예뻐해주셨는데, 나중에는 퇴근시간도 되기 전에 저를

회사 앞 포차에 불러내셔서 드라마도 한 편 찍었습니다.

"러브귤. 한 번 더 생각해줘"

- 이러지 마세요. 얘기 다 끝났잖아요 상무님.

"러브귤..니가 필요해서 그래. 너도 알잖아."

- 이러시면 제가 진짜 불편하고 속상해요. 그만하세요

"러브귤.. 내가 무릎이라도 꿇을까? 진짜 다시한 번 생각해봐."

- ..상무님. 그만하세요. 진짜..

 

.. 술 집 주인이 저와 직장상사분을 이상하게 묘하게 보신 건, 제 느낌 탓이겠죠.

 

그렇게 새로운 직장에 이번 달 7일부터 출근을 했습니다.

이 전 직장보다 규모도 크고 연봉도 더 세고 부하직원도 많이 두게 되었지요.

여전히 전 직장 팀원들에 대한 미안한 기분과 민망함 역시 감출 수 없지만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도 꽤 컸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대부분 저보다 기본 8 - 12살 정도 어려요.

하하하.. 참 분위기 맞추기 어찌나 애매한지 원.

직원들에게 꼰대스럽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일 잘하는, 그런 상사가 되고 싶슾셒슾..

 

# 이직 전 붕가붕가(응?!) 도 했습니다. 10년 만이라 설레기도 하고 이런 저런 가구와 전자제품 그리고 집기들을

사면서 신혼 기분도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부부도 어색하긴 했지만 곧 집에 적응했고 우리끼리 사는 삶도 꽤 만족스러웠어요

 

# 그러나!!! (뚜둥)

... 또 변수가 생깁니다. 그렇죠. 인생이 너무 술술 풀리면 재미 없죠.

집친구가 갑자기 주재원으로 5년간 발령이 났다고 합니다.

미국으로 말이죠

분가는...?

직장은...?

게다가 집친구는 이번 주 부터 7주간 연수에 들어가고 12월 말 출국, 저희는 내년 2월 출국이래요

아하하하하하

 

직장 상사분께 말씀 드렸더니, 나긋이 말씀 하시길 "이혼 ㅎ..." (농담이시겠죠 설마)

이렇게 꼬이기도 힘든데 누군가는 '기회'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제겐 '어안이 벙벙하고 매우 난감한 상황' 되시겠습니다.

 

# 그리고 오늘 프로야구 3차전 예매하는데 예매 다 해놓고 뭐 잘못 눌러서 4장 예매가 취소 되었어요.

 

 

참 이렇게 꼬이기도 힘든데 당황스럽고 난감한 요즘입니다.

    • 미국에 갈 핑계가 생기다니 저는 당장 짐싸겠...싶슾셉슾..

      새로운 환경과 경험들이라니 힘든점많겠지만 넘부럽습니다
    • 직장 상사의 농담 굉장한 유머입니다.
      나긋하게,ㄹ팀장 이혼하는게...
    • 여러 장점도 있겠지만 타이밍이 참... 절묘하게 걸렸네요.;



      몇년 단위로 세계 이곳저곳 옮겨다녀야 하는 직장에 입사한 친구(여)가 태권도 사범이랑 결혼하면 좋겠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부임지에서 남편은 도장을 하면 되지 않겠냐고...;
    • 기러기압뽜... 흐업

      다 잘되면 뭔가 하나가... 새옹치마군요!
    • 어익후.. 주변에 '최소 3년' 인 경우 혼자 나가는 경우는 봤는데 최소 5년이면 너무 기네요.
    • 예전에 하루일과 적으시면서 그중에 시아버님 물주전자 끓이기도 있었던 그분이신지...
      그때읽으면서 정말 바쁘게사시는구나 생각했었거든요. 그래도 활기차보였어요.
      그럼 가족모두 가게되시는건가요? 직장이 아깝긴한데...
      주변에 주재원으로 나간 가족들보면 돈도모으고(도우미쓰는 경비등등이 회사에서 나오더군요) 외국경험도 쌓고 재미나보였어요.
      정신없으시겠지만 아무쪼록 잘풀리시길
    • @익명요님//하하하.. 저도 매번 그런 생각 했는데 막상 (어떤 마음의 준비도 없이) 닥치니 좀 당황스럽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경험을
      즐기기엔..전 너무 늙어버렸긔. .ㅠ_ㅠ

      @가끔영화님// ... 그르게요. 저 얘기를 하룻동안 대여섯번 하셨다는건 함정
      @빠삐용님// 그르게요. 타이밍이.. 분가한지 2달만에(가전제품,가구, 벽지도 다 발랐는데!!) 이직한지 열흘만에(아아앜. 전직장! 현직장! 아아앜) .. 어쨌건 애들은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죠 ^^
      @이인님// 집친구 모토가 '무슨 일이 있어도 기러기 가족 따위는 싫다!' 라서 저희는 2월에 모두 출국 -_ -
      @ 가라님// 네.. 3년이었어도 끌고 나갔을 꺼에요 집친구가. 게다가 이번엔 5년이니까..
      @ dong님// 앜!! 제 일과를 기억하시다니! 하하하하.. 제 커리어(-_-) 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들 때문에도 그렇고
      집친구는 '기러기' 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라..뭐 그렇습니다.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한동안 게시판에 안보이시더니 그런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계셨군요.
      러브귤님을 응원합니다..으쌰으쌰~~~
      태그는 진리!!! 앗싸!!
    • 앗 러브귤님 서울을 떠나시나요. 물론 가셔도 듀게는 오시겠고 새 환경에 적응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만
      응원단을 잃어버리는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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