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 (+스포) 로 다시 확인한 취향.
(스포)
영화 그래비티를 보고 왔어요. 아이맥스 3d로 보면 좋다는 말에 집 앞 cgv를 무시하고 상암 cgv 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좋은 자리가 떠서.
음 저의 평은 역시 나는 이런 것에 감동을 더이상 못하는구나. 정도의 감상입니다. 사실 저는 스팩타클, 화려함, 아름다운 영상에 별 감흥이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흔히 말하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화려한 영상미? 이런 장면을 보다가도 계속 딴 생각한지 오래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래비티의 광활한 우주와 적막함 , 고요함, 사람들이 대단한 '체험'이다 라고 하는 것에 동요되지 못했어요. 저는 항상 영화 안에서 '인간'을 보기를 바라고,
인간이 있기에 그런 '풍경'이 있는 영화를 좋아해요. 그러니까 그 인간의 정서가 곧 그 영화의 풍경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죠. 그런 것에 더 이입을 잘하고.
하지만 그래비티는 우주 라고 하는 풍경, 우주 라고 하는 공간의 정서가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인물들은 그 환경 에서 => 그 인간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주에 찾아온 재난과 우주에서 혼자 살아남음. 물론 주인공이 혼자 죽기를 결심하며 느끼는 그 적막한 외로움과 다시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를 되새기는 장면은
충분히 이입이 되었죠. 개소리를 내는 장면이라던가. 지구로 귀환해 걷는 장면이 암시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알겠고.
하지만 그 생존과 삶에 대한 메시지가 다른 영화들과 큰 차이로 전달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가 그래비티의 '우주'에 별다른 감흥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면서 제가 처음 상상했던 우주는 오히려 굉장한 공포와 경이감 . 압도. '인간'이란 건 정말 하찮은 생물체 구나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우주는 어쩌면 산드라 블록이란 주인공을 장악하면서도, 정작 지구가 가까이 있기에 그 우주 가 주는 압도감은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오히려 이 영화에서 기대했던 내용은 사실 '귀환' 이기 보다는 우주라는 공간에 혼자 남겨지는 모습이었어요. 그러니까 조지 클루니가 저에게는 더 주목할만한
인물이었고, 그 인물의 산소통이 다해갈 때 조지가 생각하고 느끼게 될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했다면 저는 오히려 이 영화에 많이 감동했을 것 같아요.
그냥 지구도 없는 아주 까마득한 우주에 혼자 죽음을 기다릴 때의 모습 같은 것 말이죠. 아마 그런 이야기라면 저는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산드라 블록은 다시 지구로 돌아왔고, 멋진 모험담 하나를 만든 것인지도 모르죠. 아니, 그녀가 딸을 잃고 아무 목적지도 없이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모습이
2시간동안 계속 된다면 저에게 우주 보다 더 제 가슴을 흔들어놓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재미있는 체험이었지만, 별다른 감흥 이 없기도 한 그래비티 였습니다.
2010년부터 저에게 아직까지도 최고작은 Shame 으로 남아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