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를 사랑한 남자 Behind the Candelabra] 간단 후기, 화려한 촛대 뒷편에선, 완벽한 70년대 재현과 마이클…
0.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봤는데, 디지털 상영이 아닌 아날로그 상영이더군요.
결론은,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영화는 70년대의 색감과 분위기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는데,
그런 느낌을 디지털은 절대 살려주지 못 했을 거예요. 몽글몽글하고 편안한 색감의 느낌은 아날로그가 적합했다고 생각해요.
1. HBO에서 제작한 TV영화라기에, 일단 극장에서 볼 필욘 없겠구나란 선입견을 가졌었는데,
극장에서 보기 잘 했어요. 영상미도 좋고,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어요.
2.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게이이며 실존인물인 리버라치를 연기한 마이클 더글라스는,
그냥 '연기를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한 완벽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있고,
그가 에미상을 탔다라는 거에 아무런 이의가 생기지 않네요.
3. 자막은 전반적으로 좋은데, '아우~'를 굳이 '어머~'로 표기할 필욘 있었나 싶어요.
4. 국내판 영화 제목 '쇼를 사랑한 남자'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분명 원제와 다르긴 하지만, 입에 착 달라붙긴 한다, 라는 생각을 했으나,
영화를 보고 나면, 역시나 그 제목이 원제의 뉘앙스에서 좀 벗어났다는 걸 아실 거예요.
원제는 '나뭇가지 형태의 촛대의 뒷편에서'라는 뜻인데,
나뭇가지 형태의 촛대는 리버라치가 자기가 세계 최초로 피아노 위에 올려놓고 연주를 했다고 하는 그런 화려한 촛대로서,
리버라치의 화려한 쇼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한 화려한 쇼의 뒷편에 있는 그의 외로움, 사랑에 대한 갈구 등이 영화의 더 큰 주제가 아닐까 싶어요.
5. 고귀함, 자기애, 성욕(물론 거기엔 바람끼가 있을 수도), 타이트한 바지, 외모에의 끊임없는 관심,
'몰랐어? 이 바닥에서 넌 이혼 3번한 비만 중년이야' 라든가,
TV에 나오는 자기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저거 우리 아빠야!' 같은 대사들, 그리고 몇몇 게이들의 뛰어난 재능 등,
게이들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모든 요소들이 잘 버무러져 있어요. 관객들도 중간중간 많이 웃었어요.
6. (전 사실 본 시리즈도 보지 않았기에) 맷 데이먼의 연기에 대해 잘 몰랐는데, 맷 데이먼도 대사 처리가 아주 자연스럽고 좋았고,
쌍커풀 부작용으로 눈이 부르르 떨리는, 본인 또한 성형 중독자인 게이 성형외과 의사로 나온 로브 로우를 보는 것도 재밌어요.
7. 좋았던 대사요.
리버라치가 예전에 병에 걸려 죽을 뻔하다가 살아남았을 때, 흰 옷의 수녀가 나타나 자기를 살려줬다고 하는데,
게이들이 교회에서 말하는 것처럼 죄인이라면, 수녀가 과연 날 살려줬을까, 내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살려준 게 아닐까?
라고 하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