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의 G-dragon

나무 라디오 



잎사귀들이 살고 있는 스피커, 한쪽의 귀가 없다
나이테가 생기는 책상에 당신은 앉아 있다
주파수를 돌리자 잎사귀들은 떨어지고
허공은 종이를 찢어 한쪽 소리를 날려 보낸다
나무로 된 음악은 숲을 기억한다
모든 음악은 기억이 부르는 것
당신은 그것을 씨앗들에게 달아준다
소리없는 나뭇가지들,
뿌리들의 유쾌한 휘파람
계절을 돌며 노래와 주파수를 녹음하는 나무 라디오

뛰는 심장을 어루만지곤 했다
절벽에 뿌리를 내린 나무도 그와 같지
그것이 당신이 절규하는 첫 발음, 굽은 음색의 첫 싹
고사목 같은 목소리들이 자정을 알린다
스피커에서는 시퍼렇게 늙은 소리들이 절벽을 뛰어내렸지
소리를 채록하는 것은 나무들의 오랜 습관이라는것을 알아야
라디오의 청취자가 되는 거지

전파가 흘려주는 직유는 꼭 구부러져 있었네
숲을 이루지 못한 소리들이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조용한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지
녹음하지 못한 울음들이 당신에게 갈 때,
스피커가 아닌 라디오를 끄지

절벽의 나무로 만든 스피커가 채록한 소리들은 다 휘어져 있지
기억해 모든 소리들은 떨어지는 것들이야

-이이체

    • http://goham20.com/m/1712
    •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5&aid=0000540051
    • 이 시인만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글도 사람도 목소리도 어떤 사소한 몸짓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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