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넋두리) 직장 내 인간관계가 힘들어요

너무 갑갑한데 저를 아는 사람들에겐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새벽에 넋두리나 남기고 갑니다.

 

솔직히 인간관계라고 쓰긴 어폐가 있네요ㅋㅋ

직장동료들과의 인간관계라고 할만 한게 아예 맺어지지도 않았으니.

 

이제 몇개월 있으면 입사 1년이 다 돼갑니다.

일엔 슬슬 적응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직장동료들과는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네요.

인간관계는 언제나 어려웠지만 나이 먹을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는것 같아요.

그냥....할 말이 없어요. 

수습기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회사생활에 익숙해지자 더이상 궁금한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냥 너무 늦어버렸어요. 벽을 세운 채로 일년이 넘어버리니까 이제 와서 친한척을 못하겠어요.

어떤 사원들은 제가 근처에 있으면 갑자기 말을 멈추거나 자리를 피합니다. 전 그 모습에 더 주눅들고요. 모든 사원들이 절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웃기지 않을 땐 못 웃겠어요. 웃긴 얘기를 듣더라도 단박에 파악 못하고 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해가 됩니다.

안면근육이 뻣뻣하고 이목구비도 작고 흐릿해서 웃을 때도 어색하단 소리를 많이 들어요. 

요샌 시선공포증까지 생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절 쳐다본다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식은땀이 나요.

오너부터 관리자들이 다 젊은 축이고 사원 전부 1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회사라 다들 가족처럼 지내는 분위기예요.

그게 숨막혀요. 사람들 사이에 둘러진 친근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도태되는 것 같아서 겁이 납니다.

 

회사엔 입사하기 전부터 알던 대학 친구가 있습니다.

아주 친하진 않지만 친구들끼리 모이는 자리엔 언제나 함께 가곤 했어요.

사소한 것도 재밌게 말할줄 알고 성격도 좋은 친구에요.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나서 더 멀어진 것 같아요.

친구는 저보다 일찍 들어와서 직급이 더 높고, 워낙 재밌는 애라 회사 사람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소문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 잘 알고 있어서 전 혹여 사수들한테 제 꼬투리라도 잡힐까봐, 혹은 친구가 부담스러워할까봐 요새 얘기를 많이 하진 않았어요.

 

얼마전에 회사사람 몇몇끼리 가진 작은 술자리에 우연히 끼었습니다.

아주 어린 신입들과 경력자들 몇명으로 이루어진 자리였어요.

오늘 친구랑 같이 야근하면서 채팅으로 그 얘기가 나왔어요.

전 신나서 그 자리에 있던 신입 누구가 되게 유쾌하고 재밌었다 이런 얘기를 했지요.

친구가 무심코 대답하더라구요.. 이번에 회사 사람들이랑 술마시고 놀 계획인데 그 신입도 데려 갈거라고. 

그러고나서 찔끔해서 덧붙이더라구요. 이미 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단 이 인원들이랑만 놀기로 했다고. 다음에 꼭 같이 놀자고 덧붙이며.

 

아무 말도 못하겠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일만 했습니다.

친구를 탓할 수도 없어요. 회사 사람들과 데면데면하니 불러봤자 분위기만 망칠게 뻔한데.

그래도 우리가 같이 놀러다닌게 몇년인데.

더 오래 알고 그나마 더 오래 이 회사에 있었던 나한텐 낌새도 안주고..

 

제가 지긋지긋하게 싫어요.

 

 

  

 

 

 

    • 으으 답답하네요. 자장가님이 아니라 상황이 말입니다. 그 친구분한테도 충분히 섭섭하실 만한 상황 같고요.

      근데 자신을 싫어하지 말란 얘긴 너무 흔해빠졌지만 그렇더라고요. 제가 첫 직장 첫 부서에 참 이상한 사람이 많았는데, 그땐 이상한 사람인줄도 모르고 내가 적응을 잘 못하나 싶으면서도 아둥바둥 버텼어요. 이후 부서를 옮기고 또 직장을 옮기고 나서야 세상엔 얼마나 능력도 좋고 같이 일해서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은지를 깨달았거든요.
    • 인간관계가 바뀔 가능성이 적은건 맞습니다만, 내가 바뀌면 정말 관계도 저금씩 바뀝니다.

      당연한 나를 생각하면서 기회가 생기면 조금씩 다가가보시는게.



      본인이 자신을 없애는 방향으로 생각하고있으신거같아요..



      내자리는 여기. 나는 여기에 내자리가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사람을.대해보세요..



      조금씩변하실거예요.
    • 회사 사람들이랑 굳이 회사 밖에서 놀 필요가 있나요. 회사는 일하는 곳이지 친구 사귀는 곳이 아닌데..
      회사에서 인간관계가 약하면 손해 보는건 정보나 소문에 어두워지는 것 밖에 없더군요. 어차피 내가 할일은 정해져 있고, 다른 사람이 아쉬우면 나에게 손벌리게 되어 있고.. 물론, 위로 올라갈수록 정보나 소문이 중요해지긴 합니다만..
      입사 1년차라면 아직 늦진 않으셨다고 봐요. 말씀하신 친구분이나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과 관계부터 새로 쌓으시는건 어떨까요

      참고로 저는 싱글때 회사 숙소(방 3개짜리)에서 세명이 살았는데, 이 친구들이랑 3~4년을 같이 살았지만 데면데면합니다.. (...)
    • 저도 비슷한 사람인데 일단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나만 빼고 다들 잘 지는것 같고 두루두루 친한것처럼 보여도 그냥 그뿐이던데요. 또 이렇게 지내다가도 어떤 계기가 생기면 조금씩 친해지기도하고 혹은 그렇게 되지 않아도 크게 상관 없고요.
    • 작은 회사라서 더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같아요. 시야가 좁아지면 생각하는 틀도 협소해지죠. 분명 다른 어딘가엔 잘 맞는 사람들이 존재할텐데 어떻게 잘 안풀렸을 뿐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자기자신한테 당당하세요. 그게 다른 사람들 눈에도 다 보입니다. 당당한 사람은 호감까진 아니라도 동정심을 받진 않아요. 그리고 당장 돌아오는 게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다가가세요 그중에 조금이라도 얻어걸리면 되는 겁니다.
    • 어떤 업무를 하시는진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사적으로 친해지면 오히려 일하는데 힘들고 공정하지 못한 행동을 할 위험이 더 많은 거 같아요.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현재 관리직인데, 저는 일부러 거리를 두는 편입니다. 좀 친해졌다 싶으면 해선 안될 청탁이 들어오게 되더라구요. 마음을 다 잡으시고 차라리 회사 밖에서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드시고 만나는게 어떨까요.
      • 회사구성원이 모두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건조한 관계면 괜찮겠지만 나 빼고 나머지는 모두 가족처럼 친하면 힘들 것 같아요. 저는 집에서 커피를 내려가거나 간식 같은 거 만들어가서 나눠먹기도했어요. 힘내세요.
    • 요샌 시선공포증까지 생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절 쳐다본다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식은땀이 나요. <- 의외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웃는 표정이 어색하다느니 이런 것도 그냥 어쩌다 든 생각을 별 뜻없이 내뱉은 경우가 대부분일거에요.

      이미 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단 이 인원들이랑만 놀기로 했다고. <- 아시겠지만 원래 모이던 멤버에 끼는건 힘들어요. 자장가님을 좋아하고 싫어하고가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끼게 하려면 원래 모이기로 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하거나 의견을 물어봐야 하죠. 그게 번거롭기도 하고, 기존 멤버중에 그런 걸 물어보기 껄끄러운 사람도 있을거에요. 다음번에 함께 하자고 했으니 쿨하게 다음번을 기대해보세요~

      저도 잘은 모르지만 제가 이직을 몇번 하면서 느낀바로는 일단 스스로 편해지세요(쉬운건 아니지만).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고, 겁먹고 피할 필요도 없는거 같아요.
      제가 편하게 있고, 편하게 대하면 타인도 절 그렇게 대하더라구요.
    •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제 상황이 나아질거라는 기대 없이 버리듯 던져놓은 글이었는데 뜻밖에도 많이 위로가 되네요. 정말로요. 최대한 빨리 흘려버리려구요. 친해지진 못해도 익숙해지게는 할수 있겠죠? 직장생활을 엄청 노련하게 잘 해나가시는 모습에 항상 감탄하고 있던 가라님과 토끼님도 그러셨다니 조금 안심도 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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