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 양꼬치 집




요즘 웬만한 작은 도시의 역전은 구도심이라고 막 사람도 없고 썰렁하잖아요.

대신 외국인 노동자들은 많고. 제가 사는 곳의 역전도 그렇거든요.

집값이 싸니까 중국 동남아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영미권 노동자들도 많아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국제적인 동네로서의 풍모가 느껴지더라고요.


어제 퇴근 후에 한 잔 똙! 하려고 들른 새로 생긴 양꼬치집도 완전 글로벌한 분위기였습니다.

사장님은 조선족, 아내는 한족. 두 분다 인상이 완전 선하고 친절하셨어요.

나이도 젊은데 장사는 이번이 처음이래요. 원래 수원에 있다 내려왔다는데 뭐가 다르냐니까

사람들이 훨씬 친절하대요. 아직 우리 말은 좀 서툰 편. 

아내분은 귀여운 스타일의 미인이었는데 좀 수줍어하는 사장님과 달리 무척 밝으시더라고요.

재밌는 건 요리도 아내분 담당. 불소리 화르륵화르륵 들리는 웍질도 아내분이.

원래 요리를 하셨었다고. 


암튼 양꼬치랑 칭다오를 맛나게 먹고 있는데 테이블이 6~7개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가게에

한국 사람은 저희 일행뿐. 아내분의 언니들이라는 분들이 한 테이블 사장님의 형동생 하는 분들이 한 테이블.

그리고 술이 잔뜩 취한 조선족 아저씨 두 분. 그렇게 시끌벅적. 

나중엔 젊은 중국 유학생 무리가 오고 중동쪽? 남자도 혼자 와서 요리에 소주를 먹더군요.

근데 이 중동 아저씨가 우리말을 우리만큼이나 잘 함. 거기서 우리 다음으로 우리말 잘 하는 분이었어요.

우리말이 서툰 한족 주인과 중동 아저씨가 우리말로 주문을 주고 받는 모습이 재밌더라고요.

메뉴판 보면서 이거 마싯써요? 네 마시서요. 막 이러는데. ㅋ

근데 이 아저씨 혼자서 술 마시다가 아이폰으로 자기 나라 방송을 틀어놓은 모양인데 

막 뒤에선 사장님과 중국 횽아들이 중국말로 떠들고 저쪽에선 색목인 아저씨가 소주 마시면서

알리알라알라아아아~ 이런 노래나오는 방송을 보고. 

뭔가 글로벌리제이션한 분위기가 낯설면서도 재밌었어요.


일행이 양꼬치에 칭다오 먹는다고 자기 카스에 사진을 올렸더니 중국에서 유학중이라는 사촌 동생이

그걸 보고 중국말로 뭐라뭐라 댓글을 남겼는데 사모님한테 보여주면서 이거 무슨 얘기냐고

댓글 좀 써달라고 했더니 그걸 본 사촌동생이 깜짝 놀라는 에피소드도 있었고. 


양꼬치말고도 진짜 중국요리 메뉴가 다양했는데 돼지 귀요리 뭐 그런거.

양꼬치 먹다가 다른 안주를 시키려고 메뉴판을 보니 그나마 이름만 보고 뭔지 알 것 같은 요리가 

청경채 새우볶음과 고추소고기여서 사장님한테 뭐가 더 맛있냐고 물었더니 고추소고기가 낫다고 해서 시켰는데 

맛있었어요. 한족 요리사가 직접 요리한 대륙의 맛.

사장님 내외분이 모두 친절하셔서 앞으로 단골 될 것 같습니다.


짧게 사진만 올리려다 어제 너무 재밌게 마셔서 얘기하다보니 퇴근 시간 다 됐네요.ㅋ





    • 오옷. 중국에서 파는 거랑 외관은 똑같네요! (김치 빼고)
      어딘가요? 가격은?
      한 번 가보고 싶어요.
      • KTX 타고 오심 제가 대접해드릴께요.ㅋ
        가격은 10개에 만원.
    • 저는 조선족이 운영하시는 양꼬치집 갔다가 시껍한 얘기하나 할래요..
      친구와 둘이 양꼬치와 꿔바로우를 신나게 먹는데.
      그집은 가게 안쪽의 주방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가야 화장실을 갈 수 있는데
      문가에서 중국어로 거세게 싸우던 두 조선족 남자분 중 한분이 화장실을 다녀오시다가 주방에서 칼을..중국요리용 큰 네모난 그 칼을 들고 나타나시더라능..
      주방 앞 구석진 자리에서 먹고있던 저와 친구는 구석에 몰려 꺄악~~~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150센치나 될라나 말라나 한 주방아줌마가 나오시더니 칼든이에게 중국어로 급 꾸짖으면서 등짝을 한대 후려치시고 칼을 뺐어 들고 유유히 주방으로...
      하~~ 그 집은 갈때마다 그날이 떠올라요..
      • 저기 사장님은 진짜 순하시고 약간 수줍어하시기도 하고.
        한 번은 마늘을 달라고 했더니 꼬치에 안 끼워주고 그냥 통마늘 두 쪽 갖다주는 바람에 아내분한테 혼나기도 했어요.ㅋ
      • 중국인 칼 이야기는 기사에선 봤는데 직접 봤다는 분은 처음보네요.

        Pc하지못한 이야기 하나하자면 중국인 많은데선 몸 사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아! 이게 제법 오래전 일이라 그땐 중국인or조선족의 칼소지가 사회문제화되지 않았을 때라

          친구랑 저랑은 '으앙 저 아저씨 이상해!!'

          ' 우왕 아줌마 짱 멋있어!'

          이정도였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같았음 겁나서 다신 거기 못갔을거 같네요..
    • 양꼬치 집에서 파는 칭따오는 왠지 싸지 않나요? 가게에서 파는 맥주치고는 양도 많고
      • 저 사는 동네에도 똑같은 양꼬치 집 있는데(얘도 체인점인가봐요?) 칭타오 많이 싸더군요. 5000원인데 330ml가 아닌 650ml 짜리라 가격대 양 치면 국산맥주급. 그냥 마트에서 사려고 해도 큰 병은 3000원대 후반 ~ 4000원이니 식당치곤 정말 싸게 파는 거죠. 가끔은 양꼬치가 목적이 아니라 맥주 먹으러 가요.
      • 저기도 5천원인데 640ml인가 큰 병이더군요.
    • 도지삽니다~ 거 가게 위치가 어디요?
    • KTX를 타고 가야 한다면 대전 대구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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