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법 법안에 관한 질문 - '미디어 콘텐츠'에 '의존'하여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문제'란?
그간 중독법 논란에 관심이 없어서 그려려니 하고 있다가 우연히 아래 JTBC뉴스를 봤습니다.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31107221611121
'인터넷과 미디어 콘텐트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신의진 의원 등이 발의한 의안원문은 아래에 있습니다.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PRC_A1S3K0U4H3M0V0L9Q5K5J0Z5H1G5P1
법률을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눈길이 가는 몇 가지 부분을 발췌하면 이렇습니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중독”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질 및 행위 등 을 오용, 남용하여 해당 물질이나 행위 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가. 알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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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
마. 그 밖에 중독성이 있는 각종 물질과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2. “중독폐해”란 중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신체질환, 정신질환, 행동문제, 범죄, 폭력, 빈곤 및 그 밖에 그와 연관되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문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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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조(국민의 책무) 모든 국민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중독 예방ᆞ 치료 및 중독폐해 방지ᆞ완화 시책에 협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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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조(중독폐해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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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실태조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장, 그 밖의 관련 법인ᆞ단체의 장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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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조(중독폐해 예방환경 조성)
(1)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중독폐해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3조제1항 각 호 물질, 매체물 및 행위(이하 “중독물질등”이라 한다)의 생산, 유통 및 판매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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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조(중독에 관한 광고의 제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중독을 예방하고 중독폐해를 방지ᆞ완화하기 위하여 중독물질등에 대한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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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지적하는 내용이긴 한데, '미디어 콘텐츠','정신적 의존','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문제'가 의미하는 범위가 너무 넓고 불분명해 보입니다. (비록 법안 본문에는 그런 내용이 없지만) 상식적으로는 시행령 같은 데에서 이것에 관한 구체적인 정의를 하긴 하겠죠. 그런데, 법률이 아닌 것은 만들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가 없잖아요. 도대체 "'미디어 콘텐츠'에 '정신적으로 의존'하여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문제'"에 안 걸릴 만 한게 뭐가 있을까요? 이렇게 용어의 정의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그 뒤의 모든 조항도 위험해 보입니다.
참고로 법안 중간에서 언급된 국가정보화 기본법 30조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 중독을 '인터넷 등의 지나친 이용으로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의 손상을 입는 것'이라고 비교적 명확히 규정해 놓은 것 같습니다.
http://law.go.kr/lsInfoP.do?lsiSeq=93642#0000
2. '관련 법인ᆞ단체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는 관련 자료'에 개인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요? 이런 부분에 대한 안전장치가 법안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고작해야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자는 처벌한다' 정도입니다.
3. 법안 문구대로라면 '미디어 콘텐츠'라는 광범위한 표현물의 생산, 유통, 판매, 광고를 이 법에서 관리하고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관리'와 '제한'이 넘지 말아야 할 선에 관해서도 법안에는 나와 있지 않아요.
4. 국회의 무슨 위원회 같은 데서 잘 다듬어질 것이다, 신의진 의원이 정신과 의사라 법을 잘 몰라서 그럴 수 있다, 야당과의 어떤 정치적 협상을 위해 일단 무지막지하게 만들어 놓고 본 거다, 등등의 이유를 생각해 봤지만 어느 것 하나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름 여기까지 열심히 썼는데 이것도 혹시... 뒷북인가요? 어쨌든 제 생각엔 이 법안의 의미를 단순히 게임 제작사의 기금 출연 문제 정도로만 한정지으면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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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정의 그런 게 있겠습니까 설마. 그냥 만만한 게임 붙잡고 이것저것 끌어다 붙이는 게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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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용도로 악용되지는 않을지 그런게 걱정이죠. 예를 들어 중독 예방을 핑계로 몇몇 사이트의 접속을 자정 전후 몇 시간 동안 차단한다거나 뭐 그런 것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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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미디어" 라는 말과 "콘텐츠"라는 말부터 확실하게 정의를 내려야 할것 같습니다.
미디어라는게 너무 광범위해서 말이죠. 흔히들 생각하는 방송뿐만이 아니라 책, 월간지 광고지 등등도 미디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콘텐츠라는 말도 포함하는게 너무 많아서 말이죠. 우리가 듣고 보고 말하는 모든게 콘텐츠가 될수도 있죠.
이 두가지를 확실하게 정의하지 않는이상은 포함된것들이 너무 많아서 결론이 나올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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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미디어, 경전,교과서=컨텐츠라고 할수 있죠..정신적 의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문제에 완벽하게 부합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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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서에서 미디어관련 법안이랍시고 내놓는게 언제 제대로된 기준이나 정의같은게 있었나요. 일단 찔러놓고 나머지는 덧붙일 뿐. 연줄좋은 높으신 분들이니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등으로 중독에 대한 학부모들 여론의 지원사격을 얻는 수순도 밟을테고. K팝은 어차피 방송권력에 종속되어 있으니 맘놓고 밀어대지만 게임은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니 불안해하는 것도 한편으로 이해는 갑니다. 이 법안으로 그들은 이해못하는 아랫세대의 문화에 대해 통제력을 발휘했다며 자위하겠지만 그 만족감도 머잖아 약빨이 다하고, 새로운(하지만 똑같은) 법안을 들이밀며 나타나 법에 대한 아랫세대의 경멸감을 더욱 공고히 하겠죠. 뭐, 이걸로 예정대로 세수 확충 성공해서 가능한한 오래동안 입다물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돈 어떻게 썼는지 국정감사로 제대로 까는 정권이 들어서길 바라는건 환타지의 영역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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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치인 애들이 주말에 교회안가고 겜에 빠져있는것 때문에 미래의 자금줄에 위기감을 느낀 기독교계가 이런 법안들의 배경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건 이미 도시전설 마냥 퍼져있고... 결국 게이머들에게 저런 긴 법안은 '그러니까 돈내놔'로 한줄요약됩니다. 이런 금주법 마인드로 만들어진 법안이 진짜 중독자들에게 도움이 될거라 믿는 게이머는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여성계와 기독교계, 더 나아가 기성사회 전체에 대한 반감만을 더 부추기며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게임을 하는 세대의 준법정신을 좀 먹는데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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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난데없이 그루브샤크(해외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막아 놓은것도 그렇고.. 도망치고 싶네요..(어디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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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의 롤모델이 베르너 하이데가 아니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