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인 '팩트'에 관한 단상

 

위 제목은 '어둠에 다크에서 죽음의 데스를 느끼며'  그 동어반복의 패러디구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요즘 자주 보이는 '팩트'라는 단어 입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이란 말이 있는데 근래에 들어 굳이 대중들은 '팩트'라는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쪽에 편향된 사람들만 쓰는 단어로 생각했는데 요새는 좌우 가리지 않고 다 쓰더라구요.

물론 저 역시 부지불식간에 그 말을 때때로 이용하구요.

 

그 선호의 이유가 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나름 추정해보자면...

 

발음상 'ㅍ','ㅌ' 등의 거센소리가 사실이란 단어보다 사람들에게 더 호소력있게 다가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근사해서??  에이~ 이건 아닐 것 같고...

거짓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사실'이란 단어가 너무 식상해져 일까요?  아,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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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세요. 반박불가한 이건 '팩트' 입니다."

"이건 의심할 바 없는 '팩트'죠." (그러면서..) "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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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이 단어가 하도 남발되어서인지 사실관계에 입각되지 않는 '팩트'도 남용되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구요.

전체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어느 일부분만을 드러내 가지고 와서 근거로 삼는 '단편적인 팩트'

사용하는 단어는 '팩트'라는 어휘인데 실상은 사실에 자신의 주장과 상상을 보탠 '팩션'

넷 구석 어딘가(예를 들면 일베라던가..) 에서 퍼온 듯한 글 아무 근거도 없는데 (글쓴이 스스로만 그럴듯하다고 믿는) 이른바 '거짓정보로 이루어진 팩트'

 

어쩌다가 이 '팩션', '거짓팩트' 혹은 '단편적인 근거에 입각한 사실' 등에 무장된 사람을 사회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만나면... 하아... 또 이것만큼 답없는 것도 없더라구요.

 

팩트란 단어 자체는 외래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저 가치중립적인 단어일진데, 요 근래 들어서 이런 무분별한 남용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단어가 등장하면 그것만으로도 (글의 옳고 그름, 사실관계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은근히 신경 쓰이네요.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상 '팩트' 단상

 


끝.

 

 

 

 

 

 

추가로 이것만큼 요즘 은근 신경 쓰이는 말은 바로 국적조차 애매한 단어 '케미'

 

 


 

아  하나 더! 요새는 예전 유행처럼 쓰던 '엣지있다'라는 말 이젠 잘 안쓰죠?

 

 


진짜 끝.

    • 1. "팩트"는 f 발음을 강조하면서 윗입술을 아랫입술에 덮으면서 해야 제 맛이죠.
      많이 쓰는 사람들 : 100분 토론에 나온 진중권 씨, 일베충

      2. 케미는 케미스트리에서 나온 말 아닌가요?

      3. 엣지 있다. 그건 유행이 지난 지 몇 년은 된 거 같아요.
    • 저는 정확히 두 번째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이 사실 혹은 사실관계라는 말과 팩트라는 외국어 (제가 알기로 외래어는 구두, 가방처럼 외국에서 들어오고 우리말로 대체가 어려워 그냥 쓰이는 단어들이고 팩트 같이 대체할 단어가 이미 있는 경우는 외국어) 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사실보다는 팩트를 좀 더 전문적이고 의미있는 단어로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이점 보다 메리트가, 품질보다는 퀄리티가 더 의미있고 대단한 단어처럼 쓰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아, 그리고 그냥 제 느낌이지만 김어준이 나꼼수에서 팩트라는 말을 정말 엄청나게 많이 썼는데 나꼼수가 유행을 타고 그 말을 쓰는 사람이 확 늘었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저는 팩트라는 말을 쓰지 않는데 사실-소설 이게 fact-fiction 처럼 운율도 맞고 좋잖아요.
    • '사실' 대신 '팩트'를 많이 쓰는 건 말씀대로 발음상의 요인도 있는 것 같고 또 원래 사람들이 영어 단어 쓰는 걸 좋아하니까...
      '케미스트리'라는 단어를 그런 의미로 사용하는 건 저는 옛날 듀게에서 처음 봤어요. ㅋ 번역해서 '화학 작용'이라고도 많이들 사용하셨죠. 듀나님 리뷰에서도 자주 보이는 표현이었구요. 언제부턴가 널리 보급되었다 싶더니 매우 당연히도 줄임말로 쓰이게 되었고 그게 '케미'...

      여기서 스트리트 파이터 얘길 꺼내면 게임 덕후 인증이겠죠. (쿨럭;)
      • 케미는 장풍이 없어요!!

        춘리는 생겼는데...
    • 사실을 임팩트있게 전달하고파 팩트를 쓴다는 느낌이 들어요... 팩트=임팩트다! 같은?

      사회가 너무나 많은 분화과정을 겪다보니 무리마다 쓰는 특정용어들이 끈임없이 양산되고, 그 용어들이 다른 집단으로 수용분산되기도 하면서....자기 내면은 번데기로 놔둔 채로 멋모르고 멋으로 혹은 무기로 언어를 마구잡이로 써대는 확성기 인간형이 너무 많습니다...휴...짜라투스트라에 나오던 그 기괴한 인물들을 요즘 너무나 많이 봐서 소름끼칩니다.
    • 샤워실의 바보 / 픟~, 프ㅎ~, 훽트
      팔락펄럭 / 아 맞아요. 나꼼수!
      로이배티 / 네, '케미'. 그 느낌을 표현하기가 조금 애매하긴한데, 정확히는 방송에서 신조어들을 사용할 때 좀 묘하더라구요. 주변에서 쓰이는 것에는 익숙한데 그게 본격적으로 방송에서까지 사용되면 뭐랄까.. 조금 어색한 느낌? 어라? 이런 단어가 방송에도 나오나? 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콴도 / 사회가 많은 분화과정을 겪는데, 제가 못따라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ㅎㅎ
      윗 글과 단어 이야기와 별개로, 한편으로 후술하신 부분에 관하여 깊게 공감하는 점이, 사실 살다보면.. 살아가다보면, 세상에는 참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더군요.
    •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에서는 농약을 케미라 부릅니다(물론 다른 화공약품들도). 이런 농약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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