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영화 <소녀>, 재미있게 보셨나요?

 

저는 윤수가 두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까지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 주연 간의 합도 좋고 평범하기 그지 없지만 스산한 기운이 도는 마을의 정경도 좋았어요.

 

다만 윤수와 해원이 마을을 떠나고 최후를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느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이 부분이 조금 더 압축적으로 표현되었다면 더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윤수는 마지막에 해원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해원이에 대한 윤수의 감정은 그 말 하나로는 표현하기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자신의 말로 인해 자살에 이른 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해원을 구함으로써 해소하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그래서 윤수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해원이에게 조금 더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 결말 외에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바로 사투리였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나옵니다만 배경은 아무리 봐도 경상도가 아닌(실제 촬영지는 강원도라고 들었어요)지라 어색한 기분이 들었어요. 경상도에서 저렇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이 있던가 해원이 약간 어설프게 사투리를 쓰는 점은 귀여웠구요(웃음)

 

++노스페이스의 그 소년, 그 나이 때 아이들을 제일 리얼하게 표현한 것 같았어요. 창고 장면에서는 움찔했었습니다만...릴리슈슈의 모든 것의 공장 장면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만약에 윤수 역에 김시후같은 미소년 계열의 얼굴(멀리 잡히는 화면은 얼핏 원빈 같아 보였습니다)을 가진 배우 말고 조금 더 현실감이 있는 얼굴을 가진 배우가 임했다면 또 어떤 그림이 나왔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묘한 부분에서 디테일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해원이 입고 있는 교복의 치마 길이가 무릎 약간 위에 올라오는 '적당한' 길이여서 정말 좋았습니다. 지나치게 교복 치마를 짧게 입고 나오면(요즘 <상속자들>이 그러하지요) 부담스럽기도 하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해원 역의 김윤혜는 진짜 이뻤어요. <넌 내게 반했어> 때는 왜 이렇게 예쁜 배우였는지 못 알아봤는지. 앞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 살인 이 후 결말까지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기는 했어요. 갈 곳 없는 막막함 이런 걸 좀 더 표현해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요.
      캐릭터는 평범하지만 김시후 외모 저는 예쁜 소년 소녀가 보기 좋아서 좋았어요.
      비주얼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서...
    • 저는 그 종장에 해당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전체 구조에서 다소 느슨하게 떨어져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압축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차라리 더 길게 갔으면 좋았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여튼 저는 마을을 떠나는 고속버스 안에서 해원이 어디로 가냐고 묻고 나서 끝나는 식의 상투적인 결말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것보다는 한 발 정도 더 밀고 나아간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여간 모든 면에서 웬만큼 돈 들이고 홍보 막 때리는 메이저 영화들보다는 훨씬 실속 있는 영화였습니다. 무슨 걸작이라거나 하는 건 아닐지라도 현장에서 되는대로 찍은 다음 편집실에서 어떻게든 붙이는 식으로 무절제하게 나아간 흔적(좀 유명하다 싶은 배우들 나오는 요즘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거의 없고, 캐릭터나 장르를 착취하며 선정적으로 때려 박지도 않은 채 자기 이야기를 존중하는 성실한 연출이 보기 좋더라고요. 개봉 첫 주에 이미 퐁당퐁당이라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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