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은 요컨대 울산의 한 사립학교에서 한 교사가 자신의 딸의 성적을 omr 카드를 바꿔치는 수법으로 조작했다가 적발되었는데 이에 대해서 그 학교의 교장이 전교생 앞에서 108배를 하며 사죄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사죄하는 방식은 일본의 그 뭐다라 하케.. (긁적)그거와 유사하잖아요. 무릎꿇고 상대방의 용서를 구하는.
오히려 본인의 직접적 잘못이었다면 이렇게하는게 더 어려울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찡하게 생각한 부분은 학부형이 아닌 어린 학생들에게 사과했다는 겁니다.
그렇죠 어린 학생들이 땀흘려 공부했는데 석차를 도둑맞았다면 당연히 그 사람들이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겁니다. 교장이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 담임이 애들한테 108배 하신 적이 있어요. 수업중에 공산주의 기본 원리는 원래 나쁜 게 아니다, 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셨는데 시대가 시대다 보니 학생 하나가 부모한테 일렀나봐요. 부모가 경찰에 신고를 해서 이틀간 결근을 하셨는데 용공분자라는 혐의로 꽤 곤욕을 치르신듯. 여자 샘이셨는데 자기가 잘못 가르쳤다면서 한참이나 울먹이며 절을 하셨죠. 복도에는 교장, 교감이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고요. 경우는 많이 다릅니다만 아직도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글쎄요....나쁘게만 볼 수 없는데요. 교장이 전교생 앞에서 108배 한다는 게 쉬운 일인가요? 여러분이 부하직원이 잘못했다고 전직원에게 90도 절 하기가 쉬운 일인가요? 진정성이 있었다면, 학생들도 숙연했을 것입니다. 도대체 뭐가 그리 끔찍한가요? 교육청에서 내려온 강제 사과 지시도 아닐텐데...
이런 경우에 해당 교사가 처벌을 받는 것과 무관하게 교장의 관리책임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본인의 직접적 잘못이 아니라서 감동적이라는 생각은 안들고 저는 오히려 일부나마 교장 본인의 직접적인 잘못이 있는 상황 같아요. 제 학생시절 기억이지만 어머니나 아버지가 교사인 학교에 자녀가 들어오면 그 반이나 학년은 안 맡기는 식으로 불공정의 여지를 줄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살짝 언급하신 일본 사회의 무한 책임의 문화에 대해선 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본 마루야마 마사오 교수의 논문 추천하고 싶어요. 무한책임은 결국 무책임의 소용돌이에 빠진다는 얘기였던 것 같아요.
사진 보면서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절을 하면서 몸을 최대한 낮춘 사람은 교장선생님인데 교단 때문에 학생들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지 못하고 어찌 보면 제일 널찍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스포트라이트 받고 있죠. 학생들 자세는 워낙에 익숙합니다. 앞 친구 등짝에 머리를 살짝 얹고 졸거나 다른 짓 하고 있는 친숙한 자세, 담오는 자세. 교장선생님 큰뜻이 잘 전달되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