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명동 성당 앞을 지나는데 말끔하게 생긴 청년 두명이 저에게 길을 묻더군요. 근처에 큰 서점이 있냐고요. 그래서 아주 가까이는 없고 종각역까지 가야한다고 가는 길을 자세히 가르쳐주었죠. 그런데 이 청년들 저보고 직장이 이 근처냐, 굉장히 선하게 생기셨다고 그러면서 그 다음부턴 잘 알려진 그 순서로 접어들더군요. 도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냐고요. 전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더 들을 필요도 없었거든요. 아무도 이젠 상대를 안하니까 이런 방법까지 쓰는군요.
말씀하신대로 보통 2인 1조로 출몰하는 듯합니다. 질문방식은 조금 달라졌지만 그래도 그 기본툴은 변하지 않는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성의 2인1조. 혼자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이동하는 이성에게 접근. 해당활동 영역에서 지박령과 같이 포지션을 지키고 그 이상 넘어가면 왠만하면 따라오지 않습니다. 보통 부사수가 말을 걸고 사수는 한발짝 떨어져 지켜보고 있는데, 부사수가 말문이 막히면 등판합니다. 부사수가 조금 어리숙해보이면, 그들의 매뉴얼에 없는 질문을 해보십시오. 사수가 말을 건네받습니다. 아주 엉뚱한 질문이나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고 그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전에 '당신이 믿는 종교가 구체적으로 어떤 계열이고 어디서 부터 갈라져 나온건가요?'라고 그저 단순한 질문을 했는데, 부사수가 당황하고 눈짓을 받고 이내 사수가 등판했습니다. 사수도 의외였는지..' 그건 왜 물으시죠?' 라며 처음에 날선 반응을 보이더니 이내 평정을 찾고 뭐라뭐라 설명해주더군요. 오래된 이야기라 대화내용은 잊어버렸네요.
전 어제도 만났습니다. 부천시청 근처에서요. '주역 공부하는 사람인데 인상이 참 좋아보여서... 덕을 많이 쌓으신 듯...' "이봐요, 아저씨. 나 이래 봬도 중국 고전문학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이에요. 주역이랑 얼굴로 덕 쌓았나 보는 거랑 뭔 상관인가요." 좀 아는 척 하니까 휙 떨어져나가더군요. 쓰레기 같은 사기꾼들.
그정도론 아직 약해요, 내가 아는 가까운 사람에게 내 사정을 이야기햇는데, 어느 역술원이 용하다 그러면서 한번 가보라고 했다고 치죠, 그 역술원에 가면 역술인이 제가 왜 왔는지 귀신같이 뀁니다, 그러면 야 용하다 싶어서 솔깃하게 되고 역이게 됩니다, 네 그 역술인도 대순, 가까운 사람도 대순인거죠, 둘이서 하나 바보 만드는거죠, 안파고든데가 없는것 같아요, 대학가엔 역술원 차녀놓고 돈도벌고 대순회원도 모집하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저한테 통햇냐고요? 하루만에 간파해버렸죠,
전... 실제로 서점에서 책 보다가 어떤 여자분 그 미술심리 어쩌구에 걸려서 친히 근처 롯데리아까지 들어가서 음료수까지 사들고 그림 다 그려줬네요; 그런데 그분 설명따라 그림 그리는데, 그분이 꾸벅꾸벅 졸아서 아, 공부하느라 힘들구나, 뭐 싶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는 왠지 아무래도 전혀 미술심리에 대한 지식 없는 것 같은데다가 이상한 얘기만 하고 일단 행색이 좀 수상해서 그냥 조는거 냅두고 나왔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사람들 중에서 빠져들었다가 못나오고 어쩔 수 없이 의심 속에서 꾸역꾸역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들도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앵벌이랑 다를게 뭔가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