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과학과 논리에 입각해 주장을 했을시, 그에대해 과학과 논리로 의견을 나누는 건 문제가 없죠. 왜냐하면 그것이 약속된 룰이며 같은 체계내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종교나 감정 같은 것에 과학과 논리를 사용하는 건 차원이 다른 것 아닐까요? (극단적이고 비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종교를 과학과 논리로 비판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비판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믿을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거죠. 말하자면 종교를 비판하고 논할 자유가 있는 만큼, 종교를 선택하고 믿을 자유 또한 보장받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거죠. 우울한 사람에게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다 말할 순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이 자신을 위해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가치를 믿을 자유 또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하나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다른 하나의 가치가 사라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것은 공존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문제가 되는 건, 그 각자의 자유가 권력과 정치에 의해 폭력으로 바뀌는 것이죠. 종교가 권력을 얻었을 때, 그 종교로 인해 생긴 폭력들이 문제인 것처럼, 과학이 권력을 얻었을 때 비 과학적 가치에 대한 조롱과 무시가 일어나는 것도 폭력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서로의 입장에서 의견을 말할 순 있어요. 그리고 그 의견은 당연히 옳고 그름, 나아가 존재가치에 대한 담론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옳고 그름/ 가치에 대한 담론도 각자의 자유를 인정해 준 상태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죠. 다시말해 서로 가치를 말할 순 있지만 존재 자체를 폭력적으로 제거하면 안되는 것이죠.
글을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음모설을 믿는 것과 종교를 믿는 것 뭐가 다른가요? 결국 믿음의 문제입니다. 종교는 어떤 별개의 관념체계인가요? 똑같습니다. 음모론은 애당초 논리의 영역이 아닙니다.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까 음모론이지요. 몇 가지 의심가는 정황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니까 음모론인 것입니다. 종교가 존중받을 위치에 있다면 음모론자(종교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사회적으로 크게 분란을 야기하지 않는 한) 또한 존중받을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저는 태도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무슨 종교를 까자는 이야기가 아니구요.
[듀게 보면 참 재밌는 게 이런 쪽에서는 과학적, 논리적 다 따져가며 상대방 신념을 꺾어 무시해버리기 일쑤인데 종교니 한의학이니 이런 진짜배기들은 오히려 존중이니 뭐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거. 교회다니는 바보천치들이라고 글 썼으면 아마 많은 분들 들고 일어났을 걸요?]
저는 이 글에서 느꼈던 걸 말씀드렸어요. [종교나 한의학을 존중하는 사람들]을 본문의 [달착륙 음모설을 믿는 바보천치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말씀하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후자는 과학과 사실을 바탕으로 비판하면 될 일이죠. 하지만 종교는 윤리나 도덕, 감정과 같이 비과학적으로 존중받을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존중이니 뭐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거]라는 표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당연히 종교가 존재할 -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누군가 종교를 비판할 권리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하지만 어떤 비판이라도 상대의 존재 자체에 대한 - 신념과 가치관의 자유에 대한 문제까지는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는 달착륙 음모설을 믿지 않고, 그런 걸 믿는 사람들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그런 걸 믿으면 '뭐 그런가보다' 합니다. 바로 위에서 말씀하신대로 폭력을 야기하지 않는 한 존중받을 가치가 있으니까요. 마찮가지로 저는 이슬람교를 믿지 않고 심지어 사랑같은 감정체계도 의심하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바보천치라고 말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각자의 가치관이니까요. 말씀하신대로 [믿음의 문제]이며 [각자가 가진-가질 가치의 자유에 관한 문제]니까요.
제가 서브플롯님의 애초 의도를 오해했다면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두번째 덧글에서 하신 말씀에선 제가 오해할만한-반박할만한 요소는 없었으니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달착륙설 음모설에 어느 정도 수긍합니다. 단지 대부분 음모설이 내세우는 그런 허황된 근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도 짧은 개발 기간 내에 단 한번의 시행착오도 없이 한방에 성공 시켰다는 점이 너무나 믿기지 않아서 말이죠. 이건 진짜 기적이라고 밖에... (참고로 관련분야 전공자/종사자 입니다.)
역시 닉네임 처럼 진지하시군요. 당연히 음모설이 맞다는 주장이 아니라, 그만큼 놀라운 일이라는 뜻으로 한 소립니다. 뛰어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나오면 인터넷 상에서'외계인을 고문했다' 따위의 드립이 흥하고, 엄청한 기량을 보이는 운동선수가 등장하면 괴물이니 한술 더 떠 외계인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게 정말 외계인 존재설을 주장을 하는 게 아니란 것 쯤은 상식이죠.
아폴로의 달 착륙은 믿지만(월면차와 레이저 반사판이 그대로 남아있어 지금도 지구에서 관측되니 이건 빼도받고 못하는 증거. 이것마저 부정하면 미 정부와 협력한 외계인들이 갖다놨다고 밖에...=_=;;), 달에서 찍어왔다는 사진과 영상은 살짝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역광인데 아폴로 글자 새겨진 명패만 하이라이트를 받은 사진이라든지 필름 격자무늬가 그림자 뒤로 없어진 사진은 과도한 후보정 혹은 조작 없이는 나오기 어려운 컷들;; ...그리고 달에서 찍어온 사진이 너무 많아요. 달 표면을 거닌 것도 불과 몇 시간이고, 가슴에 고정된 카메라라 뷰파인더도 보지 못한 채 그냥 감으로 찍은 사진들인데 결과물은 초점이 선명한 사진 수천 장...=_=;; 조종사들에게 특별 사진교육이라도 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