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가 저무는 기분

[bloter.net 기사링크] 17년 음악지기 '윈앰프', 잘 가시게
PC용 MP3 플레이어 '윈앰프'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누구는 아쉬워할테고, 누군가는 '아직도 그게 있었냐'고 물을게다. 윈앰프가 뭔지 아예 모를 수도 있겠다. 어쩌다 윈앰프가 ‘추억 창고’에서 꺼내야 하는 소재가 됐는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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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화는 인수합병과 함께 시작됐다. 윈앰프는 1999년 AOL에 인수됐다.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가격인 8천만달러, 우리돈 800억원에 팔렸지만 이때부터 윈앰프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3.0부터는 플레이어 자체도 무거워졌고 AOL의 서비스와 여러가지 기능을 넣으면서 기본 플레이어 자체의 크기도 커졌다. 안 쓰는 기능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새 버전에 대한 관심보다 가볍고 작은 이전 버전을 선호하기도 했다. AOL로서는 음원 서비스를 비롯한 기능 추가로 유료화를 노렸지만 이때부터 윈앰프의 새 버전은 썩 인기를 끌지 못했다. AOL의 고집으로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않았고 윈앰프의 방향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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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도 윈앰프에겐 기회의 땅이 되지 못했다. 음악 소비가 PC에서 아이팟으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는 사이에도 윈앰프는 이렇다 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마트폰의 기본 음악 플레이어가 썩 나쁘지 않았고 음향이나 화면에 효과를 주는 플레이어들은 많았다. 오히려 윈앰프는 모바일 화면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PC든 모바일이든 대체품이 아니라 이제는 그 자체가 별로 쓸 필요가 없어졌다. MP3 플레이어 자체가 사라지는 시장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윈앰프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AOL의 탓이 가장 크다. 게다가 17년의 역사에서 AOL에 인수된 이후의 15년만 언급하며 뚜렷한 이유 없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내는 것까지 윈앰프의 팬으로서는 AOL을 곱게 보기 어렵다.
17년이나 된 이 음악 플레이어에 아직 애정이 남아 있다면 12월20일 웹사이트가 문을 닫기 전에 최종 버전을 내려받아두는 것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추모 방식이 될 것 같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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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스터나 소리바다에서 구한 mp3 파일을 윈앰프에 걸어두면,
그게 바로 제 인생의 BGM이었는데.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사그라든 포털 서비스, 프로그램들을 많이 봐왔지만
윈앰프라니...이번엔 기분이 좀 삼삼하네요.
오래간만에 윈앰프로 이적 5집이나 들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