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보러 다니는 공연들 이야기

1. 원래 아이돌 영상이나 보고, 주말엔 만화책이나 영화, 미드를 즐기다가 공연에 빠져 모든 것을 등한시 한게 약 한 달 째입니다.

그 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았어요.

원어데이 그 날의 아이템 챙기는 걸 까먹고 노다메/3월의 라이온 신간을 안 본거면 말 다한거죠( ..)

 

 

2. 쓰릴미라는 남성 2인극이 있어요. 거의 전석 매진을 자랑하는 매니아층이 두꺼운 극이죠.

클릭비출신 오종혁씨가 나온다고 해서 보러 갔는데 다른 페어들 연기에 더 빠져서 죽어라고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충 지금까지 스물 몇 번쯤 봤고 11월 중순 이 공연이 끝날 때 쯤이면 40번쯤은 보겠죠;

같은 극을 여러번 본다는거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 했거든요. 가끔 좋은 영화는 여러번 보기도 했었지만요.

근데 캐스팅 바뀌고, 해석도 다 다르고, 심지어 본 페어들끼리 섞어 크로스도 하는데 그게 매번 다 다르니 보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반주자 한 명에 딱 주인공 배우 둘. 작은 소극장이니 집중도가 상당하니까요. 중요한 장면에선 거의 숨도 안 쉬고 집중을 하곤 합니다.

이 극에 지금 월급을 갖다 바치고 있는 셈인데 차라리 얼른 끝나라 싶기도 합니다 =_=

 

 

3.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한 스팸어랏이 있어요. 이건 쓰릴미에서 본 김재범배우의 팬이 되면서 보게 된 극입니다.

정성화/박영규, 신영숙/구원영, 박인배/예성 등의 더블캐스팅이고, 저야 어차피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었어요;

일단 28일 프리뷰 첫공연을 봤는데 프리뷰니만큼 이것저것 걸리는 점이 많았지만 극 자체는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원작이 다소 저질스러운 개그로 점철되어 있다고 들어서 화장실 유머 싫어하는 저로써는 좀 걱정을 했는데 다른 면으로 재미있는 극이에요.

뭔가 자세하게 써 보고 싶은데 그럼 스포가 되니 그냥 재밌다고만 쓸께요; 인터미션을 제외한 내내 빵빵 웃으면서 봤습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보기 좋은, 웃으며 데이트할 수 있는 그런 극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참. 브로드웨이 극들에 대한 깨알같은 패러디가 나옵니다.

대충 기억나는건 헤드윅, 오페라의 유령, 지킬, 그리스, 헤어스프레이, 캣츠, 미사공, 아이다, 시카고 등등등;

이제 뮤지컬 입문자인 저로써는 그냥 의상만 보고 알고 캐릭터들을 모르니 웃음 포인트에서 웃지 못해서 좀 시무룩했습니다.

(저 위의 극들 표 있으면 티켓 할인도 해 줍니다)

 

또 연예인의 무대 입성을 비꼬는 넘버도 있습니다. 너무 대놓고 비꽈서 아니 예성인 슈주인데 쟤 안 민망할까 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신영숙씨 넘버에서는 아이비랑 더블캐스팅이래애애애애애애 하고 절규하는 장면까지;

 

 

4. 온유가 나오는 락오브에이지를 어제 보러 갔었어요.

프레스콜 영상 보면서 사실 기대는 안 했는데, 음. 생각보다 훨씬 나빴어요 저와 동행에게는.

온유-정찬우-김재만-김진수-문혜원-백민정 캐스팅이었는데 그 중 만족한건 백민정배우정도?;

배우들 연기도, 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도, 그리고 도대체 여주 쉐리의 캐릭터는 왜 저런건지.

게다가 원래 8세 관람가에서 12세 관람가로 조정되어 있었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댄서들은 거의 스트립에 가까운 복장이라

그쯤되니 불쾌하더라구요. 과연 이 연출은 자기의 12살 먹은 아들, 딸 들에게 이 극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1막을 보고 인터미션때 밖으로 나와 다시 공연장에 들어가지 않은 채 그대로 술을 마시러 갔어요.

워낙 공연이야 취향을 많이 탄다지만, 뭔가 이 정도로 절망적인 공연은 처음이라 절대로 다시 들어갈 수가 없겠더라구요.

티켓값도 비쌌고 무려 올림픽공원에 갔는데 저는 공연 대신 술만 흡수하고 왔네요 Orz

 

 

5. 너무 공연만 보러다녔더니 세상과 분리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요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따라가지 못 하고 있어요 ( ..)

슬슬 현실과 좀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 스팸어랏은 개막 극초반인데 할인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식으로 마케팅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더군요.
    • 예전 생각 나네요 전 쓰릴미 초연 때 지방원정까지 다니며 40회 찍었는데.. 심심할 때 머릿속으로 혼자 첨부터 끝까지 재현할 수 있을 지경이었;
      락오브에이지 OST 좋게 들어서 볼까 했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평이 안 좋군요 ㅜ.ㅜ
    • stardust/ 다른 극에 비해 할인이 많나요?
      학생할인과 복지할인은 다른 극에서도 자주 봐서 그냥 원래 있으려니 했고 패러디 티켓 할인과, 동네 주민 할인-_- 요 정도인걸요?
      아. 재관람 할인이 생겼지만 저는 어차피 자주 볼 거기때문에 그냥 환영입니다( ..)

      차페크/ 이번에 부산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페어 마음에 들면 크리스마스 이브를 부산에서 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Orz
      저는 요새 일상 대화를 하는데 쓰릴미 대사가 나와서 흠칫흠칫해요.
      락오브는 좋게 보시는 분들도 꽤 있었어요; 어제 제가 볼 땐 관객 반응 꽤 좋았구요. (안 본 2막은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엠뮤는 저에게 어제 치욕감을 안겨주었죠 Orz
    • 아이돌의 뮤지컬진출의 폐해(..) 중 하나죠. 내 새끼 보러 갔다가 뮤덕되어 돌아오는 팬들이 너무 많다는 것..^_ㅠ 아이돌을 덕질의 나락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막상 뮤덕질해보면 팬질 따위는 약과죠. 쓰릴미는 앞시즌에 비해서 이번 시즌 연출이 너무 시망, 스팸어랏은 너무 취향타는 내용인데다 공연장도 시망이라 초반부터 흥행이 불안, 락오브에이지는 넘버들도 괜찮고 온유 때문에 한번 보고싶긴 한데 그 제작사에서 제대로 된 작품 망치는 경우가 워낙 허다했어서 (게다가 여기도 공연장이 시망;) 망설이고 있었는데 태시님 덕에 마음을 정했네요. 보지 말아야겠어요. 진기야 미안..
    • 공식적인 할인은 그런데 그리스랑 합쳐서 보는게 5만원에 판것도 있을거고 정식판매사이트가 아닌.-제가 어딘진 잊어버렸는데-여튼 일반기업이 운영하는 문화사이트 이런데서 3만원에 판것도 있습니다.
    • fysas/ 그렇죠. 제가 딱 그 케이스. 전 분명히 종혁이를 보러 갔는데 다른 배우를 제 본진으로 찾고 그 배우 나오는 거 보다보니 파트너도 연기 잘 하고. 다른 페어 보고 나면 또 괜찮은 배우가 눈에 들어오고. 아이돌팬질은 댈게 아닙니다. 여긴 파도 끝이 없어요. 저야 쓰릴미 지난 시즌 못 봐서 연출에 대해서는 패스. 스팸은 취향타는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심하진 않았어요. 물론 병맛캐릭터로 나오는 분이 제가 좋아하는 배우여서 그랬을지도(라지만 첫공 프리뷰 그 음향에 무려 기립도 있었습니다;) 스팸은 공연이 너무 길어요.. 무려 100일쯤 되는 일정에 주말엔 두 번이니 이건 뭐. 공연장은 처음 가 봤는데 단차가 좀 거지같다는 거 외엔 괜찮던걸요? 음향은 그날 첫공이라 그랬던거라고 믿을랍니다; ROA는 일단 공연장이 시망이구요(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렸는데 어째선지 나와보니 성내역에 가고 있고) 전 그냥 죽을것만 같았습니다. 오죽하면 다음 주말에 진기 제대로 볼 려고 2열 잡아놨던 표를 팔았겠어요 제가 Orz

      stardust/ 아. 그 5만원짜리 있었죠 참, 쿠팡표도 있었고. 아직 예매율이 꽉 차지 않아서 그런걸까요;
    • 쓰릴미..시작하면 페어별로 공연 보고보고 또보고 해야한다는 마성의 뮤지컬.....전 한때 전체 넘버를 채보할까하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월급 바친다는 말씀 120% 이해합니다.오종혁 씨 어땠나요? <그>인가요 <나>인가요? 둘 다?
    • Ishtar/ 그렇죠 전 심한경우 일주일에 8번 있는 공연을 6번 보기도 했습니다. 페어 섞어가면서 -_-;;
      오쫑은 나, 이지훈이 그입니다. 그리고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본페어중 가장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어요.
      그나마 쫑네이슨은 덜 한 편인데 이지훈 리촤드는 거의 버린 자식 취급 수준.
      쫑넷은 생각외로 잘 해요. 연기도 디테일함이 살아있고, 가끔 대사치는게 난감하기도 하지만 나아지고 있구요.
      마지막 일정이 그제 떴는데 32회 공연, 네이슨은 3명인데 쫑넷은 막공 포함 14번을 뜁니다;
    • 오종혁과 나는 좋은 캐스팅 같아요! 혹여나 그를 했을까봐 걱정했거든요;;; 이지훈이 리차드라니 이런이런-.-; 듣기만 해도 안 어울리는데요?? 검색해봤는데 이미지는 괜찮은데....음...역시 '그' 역은 참 미묘해요. 완전 미친놈 연기를 해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약하게 나가도 그거대로 좀 심심하고. 제게 최고의 '그'는 김무열입니다ㅠ.ㅠ
    • 그래서 저도 '락 오브 에이지' 막공 한번만 더 보려고 해요 ^^; 솔직히 1막보다 2막이 더 지루해요. 그래도 온유가 나와서... 게다가 그날따라 종현이가 관객호응 유도해서 분위기가 너무 좋아놔서...ㅠㅠ 후회는 안 합니다! ㅎㅎ
      게다가 올해 엄청 기대했던 '모차르트'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보고 나서 꽤 관대해졌...;;;
      올초에 '에쿠우스' 볼 때는 왜 이걸 첫공부터 못 봤던가!!! 하고 막 후회하면서 남은 회차 전부 예매했었는데.... '쓰릴미'를 40번이나 보신다니 갑자기 급 땡기네요. 쓰릴미가 예전보다 못하다고 해서 제껴놓고 있었는데...
    • 이지훈의 리차드 봤는데요...... (그 날의 네이슨은 김재범) 음...... 좋은 말로는 참 재밌었어요. 자리가 1열이었는데 맨앞에 앉아서 빵 터질 뻔했으나 간신히 참았던 순간이 여러 번.. 그래서 차마 이지훈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죠. ^_ㅠ
    • 3. 따지고보면 예성 뿐만 아니라 박영규씨도 연예인이고 정성화씨도 연예인 출신 아닌가요 흐흐.
      스팸어랏 예전부터 기대했던 공연인데 다른 뮤지컬 패러디가 많다는 얘기 듣고 고민중이에요.
      공연 보러 다닌지 별로 안된 탓에 남들 다 웃을 때 왠지 소외감을 느낄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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