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수난기

저는 솔직히 노인분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당한 경험이 더 많기때문에

동영상 보고 감정이입이 되는 쪽은 학생쪽이었어요.

뭐 그렇다고 학생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나이 서른이 넘도록 꼰대포비아가 된데는 수많은 경험이 누적되었지만,

그 중에서 아주 최근에 불쾌했던 경험은 택시에서였어요.

남편과 함께 택시를 타고 가다 남편을 먼저 전철역에 내려주고,

"조심해서 가~"라고 인사를 하고 계속 택시를 타고 가는데,

남편이 내리자 마자 택시 기사 아저씨(라고 하지만 할아버지에 좀 더 가까운)가 제게

"동생이에요?"라고 묻는 겁니다.

아니, 둘의 대화 내용을 뻔히 듣고 있었는데다가, 남편이 저보다 나이가 4살이나 많은데!!!

 

좀 당황스러웠지만 "아녜요~ 남편이에요~"라고 했습니다.

말하고 나서 '아차 실수. 아녜요에서 끝내는 건데'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을 뿐이고.

아저씨는 그때부터 저에게 "반말로" 우리때는 남편한테 반말하는 건 상상도 못했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할때까지 막 훈계를 늘어놓는 겁니다.

정말 초등학교 선생이 초딩들 혼내는 것 처럼.

 

전 제가 중고딩때 봉변을 당하면 어려서 만만하게 보이는게 너무 싫어서 빨리 성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나이 서른이 넘어도 그런 일 수도 없이 당하더라고요.

운전하다가 정지선 앞에 멀쩡히 섰는데 취객 아저씨가 옆에 차들은 다 놔두고 제 차 앞에서 신호가 바뀌도록 삿대질해댄 경험,

택시 아저씨의 "남편이 바람피면 어쩔꺼냐"는 둥 이상한 질문에 시달린 경험. 

뭐 이런 일들이 최근 1년간 있었던 일들이에요.

 

운전보다도 그런 사람들에 의한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로 가기 힘든 곳에 가야할 때

택시보다는 자가 운전을 훨씬 많이 합니다.

 

아마 젊은 여성분들은 택시타고 불쾌했던 기억 다들 하나쯤 있지 않나요.

    • 두분 토론 남하당 대표 아저씨를 실제로 만나셨군요;
    • abneural/ 말투는 훨씬 점잖은 척 했지만, 내용은 뭐 거의 그랬죠.^^;
    • 크... 동생이에요? 떡밥에 걸리셨군요. ^^;
    • 택시에서 내릴 때 항상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말하지만 대답을 듣는 비율은 한 60% 정도..?
    • 집에서 무시 당하는 택시기사분과 현재 바람피우고 있거나 부인이 바람피우고 있는 상태의 택시기사분을 만나신 듯 --
    • 3pmbakery/ 제가 워낙 허술해서 낚였음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늦었더라구요. ㅠㅠ
      망치/ 저도 인사하는데, 별로 답변은 기대 안하게되더라구요.
      혼자생각/ 바람얘기한 기사님은 다른 손님얘기라고 했는데,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ㅋ
    • 아침부터 여자태우면 재수없다고 승차거부하는 사람들 아직 있나 모르겠네요.
      하긴 태우고 나서 욕하고 불평하는 것보단 안태우는 게 낫지 싶어요.
    • 그냥 말 돌리거나 대꾸 안하면 끝까지는 안하시더라구요. 끝까지 하면 번거롭지만 내리고 다른 차 타구요.
    • 나이먹을 만큼 먹은 남자사람인 저도 한국에서 택시타기전에 기사아저씨들 설레발이 매우 걱정되는데 여성분들은 오죽할까요.
      (그냥 목적지만 묻고 아무 말도 안하는 룰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정도 권리는 승객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승객이 무슨 죄로 꼰대들의 개똥철학을 들어야만 하는지....)
    • 싱글일때, 장봐서 택시탔는데 아저씨가 저녁하러 가시나봐요 하시길래, 아니요. 미혼인데요 그랬다가..
      요새 젊은 여자들 혼자만 인생즐기고 그러는거 아니다. 어쩌구 저쩌구.. 길지는 않은 거리였지만
      한마디도 못하고 그냥 내린게 어찌나 분했는지 몰라요. 며칠동안은 자다가도 자꾸 생각이 나더군요.
      이렇게저렇게 대꾸했어야 하는데.. XXXX #$%^%&%&^%&!!!!
    • 이어폰!!! 이어폰이 있잖아요^^
    • 으하하하/ 저는 그런 경우는 안겪어 봤는데, 겪으면 분해서 잠 못잘 것 같아요.
      피노키오/ 묵묵히 대처하시는 군요. 저도 그런 요령이 필요한데...
      soboo/ 그러게요. 우리나라도 택시에 칸막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게으른 냐옹/ 저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나면 자꾸 저혼자 나비효과처럼 리플레이해보고 있더라구요.ㅋㅋㅋ
      제일 후회되는 때는 전철에서 혼자 이상한짓 하는 변태를 보고 다음 역에서 내려버렸을때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너무 어렸으니까..하고 위안합니다.
    • mooL/ 이어폰 꽂고 있어도 꿋꿋이 말 거는 분들도 많은데, 고개까지 돌려 말 걸면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ㅠㅠ
    • 택시같은 공간에선 사실 운전자에게 반항(;;)하기가 쉽지 않죠. 무섭잖아요. 위험하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은 워낙 세상이 흉흉해서 운전하시는 분들도 승객이 무서운 경우 많겠죠. 암튼 진상들이 문제ㅠㅠ
    • Luna /

      마음이 여린 분 같아요. 사실 저도

      "자꾸 저혼자 나비효과처럼 리플레이해보고 있더라구요.ㅋㅋㅋ"
      => 이부분에서 공감이 팍팍 가요.

      어릴 때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나오는 말싸움 잘하고 톡 쏘아붙이는 사람들이 어찌나 부럽던지요.

      근데 제가 이것저것 해보고 터득한 저만의 자기방어법인데요.

      약간 못알아먹는척 하면 굉장히 편합니다. 외국인이나 교포인 것처럼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구요. ㅋ
    • 으하하하/ 서로를 위해 이런 택시로 바뀌었음 좋겠어요.ㅋㅋ

      http://www.taxi-library.org/safety.htm
      이 사이트는 주로 택시 기사가 공격당하는 경우에 대한 얘기네요.

      mooL/ 마음이 여리다기 보다는 거짓말하면 딱 티나는 성격이에요. ㅋㅋ
      좀 이런 척, 저런 척 잘하면 좋을텐데, 제가 그러면 얼굴에 다 써있데요.ㅠㅠ
    • 그래서 택시 타는 게 너무 너무 싫어요.
    • 저는 택시 타면 기사분들 수다에 대답 잘해드리는 편이었어요. 물론 들어줄만한 내용에 한해서.. 그런데 몇 년 전에 한참 이상하게 택시만 타면 전화번호 알려달라고 하고, 자기랑 만나볼 생각 없냐고 하고 그랬던 적이 있어요. 물론 대부분 택시 운행하시는 분들 치고는 젊은 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래도 당시의 저하고 교제를 하기엔 터무니없는 아저씨들이었죠. 그때는 나이도 한참 어릴 때였고 제가 좀 성숙해보이는 스타일링을 하고 다니긴 했지만 그렇게 나이가 들어보이는 편도 아니었고, 그걸 다 떠나서 그렇게 쉽게 보였다는 사실에 너무 속상하고 짜증이 났죠.
    • gloo/ 맞아요. 게다가 가끔 보조석 앞에 붙어있는 사진과 운전자 얼굴이 다를때면,
      혼자 별별 상상을 다 하며 공포에 떨기까지. ㅠㅠ

      fysas/ 그 사람들 완전 직업정신 제로네요. 택시에 타면, 마치 제가 운전기사의 사적인 공간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어서 불편한 것 같아요.
      알고보면 택시 타는 동안은 손님이 우선이어야 하고, 기사들에겐 일터인게 맞는데.
    • 저도 택시기사와 얽힌 끔찍한 기억이 하나 있어요.
      대학 다닐 때 친구랑 둘이 뒷자석에 앉았다가 친구가 먼저 내렸어요.
      제가 안쪽에 있다가 나중에 친구 내리고 바깥쪽으로 움직일까하다가 내릴 곳이 멀지 않아서 그냥 안쪽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기사가 농담을 슬슬 하더니 차 안에 쥐가 있다고.. -_-;; 그리곤 장갑낀 손을 뒤로 쑥 내밀어 제 발을 잡는 거예요. 아악!!!!!!!!!!!!! 정신줄 놓을 지경이었는데.. 제가 저도 모르게 '쥐가 희네요'라고 바로 받아쳤어요. 그랬더니 손을 치우고 입 닫고 가더군요. 거의 다 왔을 때라 그랬을지도.. 그 뒤로 택시라면 치가 떨려서.. 낮에도 밀폐된 공간에 낯선 남자(?)랑 둘이 있는 게 너무 끔찍해요.
    • gloo/ 아니 뭐 그런 또라이같은 놈이...;
      근데 글루님이 더 대단하세요. 쥐가 희네요..라니ㅋㅋㅋ
      저라면 앞에서 한마디도 못하고 집에와서 혼자 또 분해할듯..ㅠㅠ
    • ㅎㄷㄷ한 경험들이 많네요. 제가 이러 저러하면 그만이예요 한건 지금껏 운좋게 정말 이상하고 나쁜 사람을 못만나서 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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