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시는 분이 회사생활을 안 해보셨거나 안 하시나요? 남자직장인 가운데 룸싸롱에 '자기' 돈 내고 갈 수 있는 비율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답은 댓글에 다 나와있는데요. 접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의 경우 건설업계 종사하고 있는데...접대는 곧 수주, 영업은 곧 수주, 홍보는 곧 수주....어휴.
상사와 부하직원, 갑과 을이 접대로 대표되는 친분 강화등을 위해 주로 가는데, 주로 자기들만 있으면 좀 썰렁하고한데, 룸싸롱 가면 언니들이 분위기 띄워져서 술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색함도 없어지고 친해졌다고 쉽게 착각할 수 있어서 소기의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는 식으로 어디 책에서 봤는데, 그 책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간혹 인턴넷이나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그냥 언니들이랑 술마시는 거 자체를 중독되다시피할 정도로 몹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다른 성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그 행동이 옳든 그르든)에 대해 바보라며 공격적으로 일거에 폄하하는 것은 성갈등을 조장하니 앞으로 안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궁금하다도 아니고 바보라니요.
가까운 사람이 슬픈 일을 당하면 우리는 끌어안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한다. 왜 그럴까? 만져야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슬픈 일을 당했는데, 아무도 위로해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우리는 팔짱을 끼거나 이마를 주무른다. 이렇게 스스로라도 만져져야 위로가 되는 까닭이다. 악수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낯선 상대에게 서로 공격할 의사가 없으니 안심하라는 의미의 접촉이다.
아이를 키우는 여자들에게 터치는 아주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정서적 경험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남자들에게 만지고 만져지는 것은 거의 모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금지된다.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학교의 남자선생님이 여학생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까지 금지된다.
한국의 철없는 사내들은 이 박탈된 터치의 경험을 룸살롱에서 위로받는다. 한국의 남자들은 룸살롱에 술 마시러 가는 것이 절대 아니다. 술 마시려면 포장마차나 음식점에서 마실 일이지, 왜 꼭 룸살롱에서 여자를 옆에 앉혀놓고 마시려 하는가? 만지고 만져지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룻밤에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을 내고 룸살롱에 가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만져주기 않기 때문이다. 아닌가? 남자들이 룸살롱에 가는 이유를 나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으면 나와 보라!
아. 그리고보니 중년 남자들은 어머니의 역할과는 다르게, 자녀들과도 정서적으로 유대가 강하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다 사회적으로도 가부장적 문화가 사라지다 보니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인해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위해 간다는 말도 봤어요. 언니들이 추켜세워주고 하니 으쓱하고, 어쨌든 군림하는 듯한 기분이 좋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quichekazmara / 많아도 그게 정말 얼마나 되겠냐는 거죠. 제 주위에는 어찌 생계형...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네요. 건설업에서 접대 문화는 정말 치가 떨립니다. 최근 이슈 되고 있는 도시정비사업부터 매년 공공공사까지 하나당 적어도 몇십억짜리니 수주하면 접대비는 충분히 커버하죠.
접대가 아니라 자기돈 내고 자랑스럽게 가는사람 한명 표본에 의하면 '대화하고싶어서'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대화를 왜 하필 거기서 라고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일방적인 대화를 하고싶은 것이더군요. 집에가면 부인하고 이야기해봤자 갑론을박, 회사에서도 마찬가지 그런데 룸에서 대화하면 여자들이 웃으면서 맞장구도 잘쳐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여튼 무조건적으로 좋은말만 해주니까 그런데서 위안을 받나보더라구요. 표본이 적어서 일상적인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내 이야기하고 인정받을 공간이 필요해서 간다'는 의견에 한정해서) 거기서 일하는 아가씨들이야 돈 받는 거니 당연히 고개 끄덕이며 호응해줄 수 밖에 없겠죠. 대화할 사람이 없다니, 그 사람에게 친구가 없나요, 가족이 없나요. 그리고 돈 받고 수동적 응대밖에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돈을 줘 가면서 내 얘기 들어달라고 구걸하는게 제대로 된 대화인가요. 그런 걸 대화라고 생각하니까 대화할 사람이 없는거죠.
요는, '내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배설하고 싶은데 그 대상은 어리고 예쁜 여자였으면 좋겠고, 남들은 사실 내 말에 요만큼도 관심 없고 내가 내 맘대로 이야기를 배설했다간 사회의 규칙을 어길 수도 있으니까(성희롱죄 기타 등등), 내 돈 지불하면서라도 만나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인 건데... 아. 그냥 좀 되는대로 살아. 그거 꼭 배설해서 여러 사람 기분 나쁘게 해야 해? 라는게 그나마도 배설욕구로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많은 중년여성들의 심정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