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6일차 : 휘파람을 불고 싶다, 타인의 뒤뜰, 무법자, 신과 인간

피프도 이제 딱 하루 남았네요. (아, 물론 폐막식도 있지만.. 폐막은 너무 파장 분위기라 외로워요.)


오늘은 [휘파람을 불고 싶다], [타인의 뒤뜰], [무법자], [신과 인간] 을 보았어요.

[무법자]와 [그을린] 사이에서 고민하고, [신과 인간]과 [시선 너머] 사이에서 한참 고민하다 골랐는데요.


1. 우선 [휘파람을 불고 싶다]는 좋았어요. [예언자] 느낌이 난다는 영화가 있단 말을 들었는데 전 그게 [무법자]인 줄 알았거든요. (제목이 비슷해서ㅋㅎㅎ)

근데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무법자]를 보고 나니 [무법자]는 영 다른 영화더라구요. 오히려 [휘파람을 불고 싶다]가 [예언자] 느낌이 살짝 나는 거 같고..

[예언자]보다는 좀 심플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주연 배우가 전문 배우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연기를 굉장히 굉장히 잘해요.

(미약한 스포) 근데 전 홈페이지나 티켓카탈로그의 시놉을 보고 희망적인 얘기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그리고 첫키스를 했나요? 왜 전 키스씬이 (몇 시간 됐다고) 벌써 기억이 안 나는지! (스포 끝) 어쨌든 볼 만했고, 아침 첫타임이었는데도 전혀 졸립지 않았어요. 


2. 그 다음은 [타인의 뒤뜰],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이라고 들었고, [미스 리틀 선샤인]의 그 꼬맹이가 나와서 왠지 그런 느낌의 영화인가? 했는데 (선댄스에 대한 선입견;)

꼭 그렇지만은 않았구요. 사실 엄청 좋진 않았고 그냥 미적지근했어요.

[미스 리틀 선샤인]이나 [선샤인 클리닝]처럼 상냥한 영화는 아닌 거 같구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처럼 귀엽거나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처럼 따땃따땃하지도 않고..

(이상이 제가 선댄스 꼬리표 달린 영화에 가진 편견들) 왠지 [시리어스 맨]을 보고 난 뒤의 기분하고 비슷한 듯.


3. [무법자]를 택하고 [그을린]을 선택... 하기까지도 고민이 엄청 많았습니다만 (현장부스 마감시간까지 고민하다가 취소했을 정도!)

하고 나서 후회도 많았어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영화를 한 편이라도 더 보려고 노력하는데 늘 놓친 영화가 아쉬워 죽겠습니다.

결국 어느것을볼까요 딩동댕동 하는 식으로 아무렇게나 [무법자]로 결정하고서, [그을린]을 수수료까지 내고 취소하고, 집에 왔는데..

[그을린]이 매진+티켓교환게시판에서 구한다는 글이 난무하더군요. 그 순간 첫 번째로 '[그을린]이 그렇게 좋나? [그을린] 볼 걸 그랬나?'하는 생각을 했고

'괜히 수수료 내고 취소했네. 교환부스에 낼 걸 그랬네.'하고 또 후회했다지요. (더 아쉬운 건, 월요일에도 [그을린] 표를 예매해놨는데 앞타임 마스터클래스 끝나고

시간이 너무 빠듯하길래 쏘쿨하게 포기하고 [무엇보다 먼저인 삶]으로 바꿔버렸거든요. 인연이 아닌가!)


생각해보면 [무법자]도 좋긴 좋았지 말입니다. [영광의 날들]의 감독과 배우들이 다시 뭉친 작품이라고 듣고 예매 리스트에 올렸던 영화거든요.

저에게는 [영광의 날들]보다는 더 나았는데, [알제리 전투] 같은 영화와 비교해보면 또 좀... 뭔가 명쾌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마침 우연찮게 어제 프랑스와 알제리 관계에 대해 다른 카페에서 길게 대화를 하고서, 바로 오늘 이 영화를 보게 돼서 좋았어요.

맏아들 역으로 나온 로슈디 젬은 정말 멋있는 거 같아요! '최근 가장 바쁜 마그레브 배우'라는데, 정말 여기저기에서 많이 본 것 같구요.

(얼라, 근데 찾아보니 [생선 쿠스쿠스]에서 사위로 나왔던 배우는 이 배우가 아닌가보네요? IMDB에서 찾아봐도 이름이 없네요.

정작 [무법자] 바로 다음에 본 [신의 인간]과 [내가 좋아하는 계절]에 나왔던 건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죠 -.-;;; [신참경찰]에서 멋있었던 건 확실히 기억해요.)

처음에 말했듯이 [예언자]랑 비슷한 영화인 줄 오해했는데, 보다보니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설핏 떠오르더군요.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요.


4. [신과 인간]은 [시선 너머]와 고민하다가, 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싶어서 선택했는데요.

역시 엊그제 인터넷으로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이슬람교인들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고 실제로 지금 알음알음 그렇게 하고 있어서 정부에서 제제를 가해야한다. 우리나라에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에 대해서 댓글로 의견을 나누었던 주제(?)라서 영화를 되게 흥미롭게 봤어요.

근데 뭐랄까.. 고요한 수도원이란 것 이외에는 [신과 인간] 쪽이 훨씬 사건도 많고 파란만장한 데도 불구하고 [위대한 침묵]보다 좀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치만 숙연해지는 순간순간들은 참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영화제 끝나면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텔지어]를 제일 먼저 봐야지'라고 맘 먹었습니다 =ㅅ=

    • 우앙 ㅠㅠ 부산이 멀어지고 있는 기분이에요 흑
    • 그을린은 정말정말 좋았답니다!

      신과 인간 예매했던 것 그날 너무 할 일이 많아서 취소하고
      오늘은 그을린GV랑 시간이 약간 겹쳐서 고민하다가 단편쇼케이스3 프리 티켓 있길래 그냥 그거 봤어요.
      신과 인간 개봉 이야기는 아직 없는거죠? ㅠㅠ
      바빌론의 아들은 내년초 개봉이 확정이라고 하고 그을린 개봉도 추진 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신과 인간 보는건데 싶기도 하고.
      수도원 배경이라는 거 말고 위대한 침묵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나요? 그 영화를 좋게 봐서 궁금해요!
    • no way / 매년 이맘 때 되면 너무 쓸쓸해요 T_T 타지에서 다녀가시고 일상으로 짠 돌아가는 것도 힘들겠지만,
      뭔가 북적북적하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휑한 기분이 들어요!

      유은호 / 아이고 배아파요 OTL
      저도 [신과 인간] 때문에 [그을린]은 괜히 GV 중간에 나와야 할 거 같길래 [무법자]를 선택했는데 뒤늦게 후회중입니다.
      그을린으로 검색했더니 포털 별점 10개짜리 평 두 개에, 관람욕만 잔뜩 자극시키는 블로그 글들이 나오네요.
      이정도 화제작이면 어디서든 수입하겠죠? 추진으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여요!

      [신과 인간] 개봉 이야기는 못 들었고 자막은 예의 그 우측으로 쏘는 자막이었어요, 하지만 [위대한 침묵]도 개봉하는데 [신과 인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수도원 배경이란 점 말고는, 그.. (이런 걸 뭐라고 부르는진 모르겠네요) 다같이 노래하고 기도 올리고 하는 장면 장면(이건 수도원 배경이면 당연한 부분이겠지만요ㅎㅎ)에서 기시감을 느끼긴 했으나 [위대한 침묵]에 비하면 수도사들의 생활 자체보다는 수도사들끼리의 관계나 외부와의 관계 같은 데서 빚어지는 갈등이나 긴장감의 비중이 더 커서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이다보니 드라마에 더 초점을 맞추게 돼서인지 색깔도 많이 다르게 느껴졌구요. 저도 [위대한 침묵] 꽤 좋았는데, [신과 인간]은 그 정도로 좋진 않더라구요 :>
    • 전 <위대한 침묵>보다는 <신과 인간>쪽이 좀 더 좋더라구요. 위대한...은 솔직히 보면서 좀 졸았습니다. (...)

      오늘 <그을린> 봤는데 GV때 감독님 본 것도 좋았고 영화도 진짜 맘에 들었어요.
      전찬일 프로그래머가 엄청 흥분해서 칭찬해대는데 그게 밉거나 짜증스럽지 않았던게 제 맘이 그래서 말이죠. <-
      월드 프리미어가 아님에도 굳이 모셔온 작품이고 배급사 꼬셔서 개봉하려고 추진하고 계시다던데 꼭 성사되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감독님의 이야기들 다시 떠올리면서 한 번 더 보고 싶구요.

      아, 글 보니까 <휘파람...>과 <무법자> 보고 싶네요.
      저도 <타인의 뒤뜰>은 나쁘진 않았지만 기대보단 좀 못 미쳤어요.
      아직 볼 영화가 남았지만 제게 올 PIFF 최고는 아마도 <그을린>이 될 것 같습니다.
    • 그을린 검색하니까 포스팅 엄청 나오네요. 화제작이긴 화제작인 모양!
      로즈마리님 지친영혼님 리플 보고 나니까 드는 생각 - 신과 인간 개봉하게 해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 지친영혼 / 우앙, 부럽습니다 T_T [그을린]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다행히 다들 센스있게 결말에 대해선 생략하셨더군요) 이렇게 칭찬일색인 영화는 영화 자체도 좋겠지만 영화제의 가득찬 객석에서 보면 더 좋았을 텐데! 싶어서 아쉽더라구요. 다음에 GV 얘기도 들려주세요! 올해 PIFF는 공식 GV 리포트를 따로 안하는 거 같네요 ㅠ.ㅠ [신과 인간]과 [위대한 침묵]은 취향을 타나봐요, 전 [위대한 침묵] 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한시도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고 [신과 인간] 볼 때는 필사의 힘으로 졸진 않았는데, 파란만장한 일들이 벌어질 때조차 지루했거든요 OTL
    • 와, 댓글 보다 보니까 놓치고 아쉬웠던 <바빌론의 아들> 개봉 소식도 듣고 좋네요. 부산에서도 상영...하겠죠;

      전 <위대한 침묵> 보면서 좋았던게 좀 졸아도 스토리 따라 잡는데 지장이 없구나... 했던 게... 죄송합니다;;
      <신과 인간>은 저도 컨디션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 좀 지루하게 느낀 면도 없지 않았는데
      특별히 맘에 들었던 몇 몇 장면들(스포가 되니까 노래나 식사; 정도로만 코멘트하죠) 때문에 맘에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을린> 드니 빌뇌브 감독님 되게 진지하고 성실하게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시던데 영화에 대해서 좋았던 감정이 증폭되서
      평생 그런 거 잘 안하던 사람이 싸인 받겠다고 기다려서 결국 싸인 받고 눈 마주치고 손 떨다 왔어요. (아, 촌스러워.)
      전찬일 프로그래머도 막 사랑스럽다는 듯 '드니' 드니' 불러대는데 뒤에 하트 붙여야 할 것 같았어요 :D
    • <그을린>에 대해선 mithrandir님이 강추 또 강추해 놓으신 게시물만 보셨어도. :-)
      그런데 네오이마주의 김시원 에디터는 그냥 그랬다고 리뷰했군요. 보는 눈은 여러 가지인 거니까.

      참. 네오이마주의 리뷰는 아무런 경고 없이 시작하지만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에 스포경고를 안하다니 이해하기 힘들군요.
    • 으아 그을린 전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큰데..과연 개봉 가능할까요?? 우리 정서에? ;;;;
      전 오히려 스포 알았더라면 안봤을지도 ㅠㅠㅠㅠ
      휘파람을 불고 싶다 너무 귀엽지 않아요 ㅎㅎ 그 우울한 상황에서도 ^^
      첫키스는 그때에요. 커피마시면서. 도둑 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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