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에 꽂히다

처음부터 샌드위치는 좋아하는 음식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더랬죠. 하긴 빵쪼가리 사이에 냉장고에 남은 음식 찌끄래기를 넣어먹는 것이 땡길 이유가 없지요. 냉장고에 남은건 양푼에다 털어넣고 고추장과 참치 통조림을 털어넣고 썩썩 비비는게 정석인걸요.


직장인이 되면서 거기에 약간의 트라우마까지 더해졌어요. 초년병 시절 외국의 한 호텔 회의실에 보름 가까이 갇혀서 일을 해야했던 프로젝트가 있었죠. 식사 시간이 되면 호텔 직원들이 은색 트레이에 샌드위치를 듬뿍 담아서 갖다줬습니다. 샌드위치의 종류는 매일 바뀌었다고 하지만 제게는 똑같은 샌드위치일 뿐. 보름동안 샌드위치로 연명하고 나니 샌드위치의 샌드 얘기만 들어도 토할 것 같습디다. 농구의 농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던 강백호 같았죠.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약이라, 샌드백을 두드린다는 처자를 만나도 샌드위치를 떠올리며 화장실로 달려가지 않게 되었슴다. 직업땜시 코크고 눈파란 친구들과 엎치락 뒤치락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생존을 위해 좋건 싫건 샌드위치는 계속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선한 빵과 파삭한 베이컨과 양상추와 토마토가 들어간 BLT 샌드위치를 무심히 먹었는데, 머리속에 노란 전구가 켜지는게 느껴집디다. "어.... 이거 맛있다."


그 후 BLT 샌드위치와 비프 파스트라미의 차이점을 알게 되고, 죠이가 왜 밋볼 샌드위치를 샌드위치의 최고봉으로 치는지 차츰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엔 신선한 재료로 샌드위치와 숲을 만들어서 저희 집까지 배달을 해주는 가게가  생겼더군요. 여러가지 다른 샌드위치를 시켜서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쁨다.  이젠 대그우드 아저씨와 죠이를 만나면 싱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샌드위치............ 우훗~

    • 저도 샌드위치 좋아요~!! 혼자서 끼니를 때워야는데, 마땅한 밥집을 찾기 힘들 때, 혼자 테이블에 앉아 먹어도 덜 어색하고..웬지 햄버거보다는 건강에 좋은 것 같고..탄산음료보다는 다른 음료-쥬스나 커피-와 어울려서 좋기도 하구요. 아 샌드위치 갑자기 땡기네요! 전 육식주의자라 베이컨, 햄, 치즈가 듬뿍 들어간 종류면 다 좋아하거든요!

      아,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에 기억나는 건, 투*플레이스에 '레몬치킨샌드위치'가 의외로 맛있더라구요!!! 식빵이 무려 세 쪽이 겹쳐져서 은근 든든하구요.
    • 샌드위치를 무척 잘 만드는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어요. 그야말로 재료를 듬뿍 넣은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샌드위치를 자주 만들어 와서 교정에서 먹곤했죠. 지금은 다른 사람과 가정을 이루었습니다아.
      남자친구는 갔지만 샌드위치 제법은 남아 아직도 제 식욕의 세계를 밝게 비추고 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진짜 오래된 얘기라 감정은 사라졌는데 식욕은 당기네요. 아아아~~~
    • 근데 샌드위치...양에 비해 너무 비싼 음식이예요. 먹어도 별로 먹은 것 같지도 않고..-_-; 칼로리도 그렇게 낮지 않아요. 맛은 있지만요.
      아 그래도 갑자기 먹고싶네요. 토마토와 치즈가 잔뜩 든 샌드위치!
    • 풍성한 B.L.T.샌드위치도 좋고
      바게뜨에 살라미 정도만 끼워넣은 것도 좋고
      식빵에 딸기잼만 바른것도 좋고
      다 좋아요 !
    • 최근에 먹은 감동적인 샌드위치에요. 로스트 비프가 가득.
    • 한국에 있을 때 샌드위치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는데요
      미국에서 (이선님이 올리신 것 같은) 고기 꾸욱꾹 샌드위치들이 무서워서 너무 미어터지지 않는 걸로 골라 먹고 있어요
      전 고기 그 자체보다 빵과 드레싱의 촉촉한 조합을 더 좋아하고 빵이 너무 질긴 것도 별로에요
      그리고 차가운 샌드위치는 싫고 따뜻한 게 좋구요
      오늘 저녁으로 차갑고 질긴 빵 안에 살라미와 터키 햄 등등이 미어터지도록 들어찬 이탈리안 콤보를 먹었거든요 T-T
      프렌즈에서 모니카가 로스한테 만들어준 샌드위치는 안에 모이스처라이저가 장착돼 있었는데
      막 이해가 가요..전 손에 쉽게 잡히는 두께에 부드럽고 따뜻한 샌드위치가 좋아요
    • 전 제가 만든 피넛버터바나나 샌드위치가 좋아요 피넛버터젤리샌드위치도
      식빵에 달걀후라이랑 베이컨 양상추 넣고 머스터드 뿌려서 꾹꾹 눌러 먹는 것도 너무 좋죠 (흥분...;)
    • 강남역 지하에 '코브코' 다들 아시나요? 한때 자주 가던 곳인데, 가격대비 맛이나 양도 훌륭하구요. 아직도 있겠죠?
    • settler/ 샌드위치의 맛을 새로 알려준게 생각해보면 계란이에요. 스크램블에그가 듬뿍 들어간 아침용 뷰리또가 좋아지기 시작해서, 거기서 계란 프라이를 얹은 아침용 샌드위치의 맛을 알게 되고..... 거기서 다른 샌드위치를 재발견하는 순으로 발전했지요.

      언젠가부터 주말마다 계란/베이컨/소시지/식빵을 곁들여서 아침을 먹거나 아니면 아예 미국식 브런치를 나가서 먹고 있더군요. ㅎㅎ
    • 전 아보카도가 잘 어울리는 샌드위치는 다 좋아해요. 아웅 입에 침 고인다...
    • 글 맛깔나게 잘쓰시는군요. 저도 샌드위치 좋아해요.
    • 서브웨이 참 좋아하는데 매장이 너무 없어요!
    • 제페토 / 퀴즈노스도 비슷한 스타일이에요. 요즘은 이쪽 매장이 더 자주 보이니 한번 시험해 보셔도.

      본문의 호텔 에피소드는 '유령작가'의 이완 맥그리거 생각이 나네요. ㅎㅎ
      (섬에 갇혀 주방 아주머니가 갖다주는 샌드위치만 먹으며 글쓰기)
    • 전 시간에 쫓기면서 서브웨이에 하도 많이 가서 샌드위치는 좀 쳐다보기 싫어졌는데.. 아무래도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으면 이 트라우마가 극복되겠죠. 'ㅅ'
    • 전 오늘 크림치즈, 토마토, 양상추를 넣은 연어 샌드위치 만드어 먹었어요. 뿌듯.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8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5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