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예능 MC 변천사?

예능 프로의 진행을 전문MC가 아닌 개그맨(코미디언)들이 맡아서 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냐,

누가 최초였냐를 놓고 친구들과 어제 술 한잔 하면서 논쟁을 했는데요. -_-;;;

저와 친구 대부분은 주병진이라고 했고, 나이가 우리보다 두 살 많은 선배는 김병조라고 했어요.

설왕설래가 오가는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최고 나이 많은 선배가 술잔을 탁 놓으며,

"후라이보이 곽규석도 모르면서 말들이 많군."

우린 일제히 어어, 하고 말았죠.

그렇다면 뽀빠이 이상용은 개그맨인가 이른바 그 위치도 애매한 방송인인가?

웃으면 복이 와요나 유머 1번지 같은 코미디 프로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용은 방송인으로 분류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합니다.

그럼 김제동은 개그맨이냐 전문MC냐의 구분도 애매한 건 마찬가집니다. 네이버에선 김제동을 MC, 개그맨 두 가지로 정의해 놓긴 했는데

김제동이 전문 개그 프로에 한 번이라도 나온 걸 본 기억이 없군요.

어쨌거나 검색을 해보니 최초의 코미디언 출신 MC는 곽규석이 맞는 것 같긴 하군요.

저는 그분이 진행하는 프로를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그 이후 명랑운동회니 뭐니 하는 예능 프로들의 MC는 이른바 방송인(전문MC)이 도맡아 했어요.

이 방송인의 부류엔 가수인지 전문MC인지 정체 모를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죠.

가수로 데뷔했지만 데뷔곡이 그의 대표곡이 되고 은퇴곡인, 입담 좋은 가수 출신들이 MC로 대활약한 시기도 있었어요.

게다가 당시엔 아나운서들이 MC를 많이 봤습니다. 지금도 예능 전문 아나운서들이 있긴 하지만

개그맨 MC 체제에 거의 묻어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죠.

당시, 그러니까 개그맨들이 득세하기 전에 유명했던 전문MC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자면

이상용, 이택림, 박상규, 임백천, 이상벽, 변웅전, 이문세(가수로 훨씬 유명하지만 명MC 중에 한 명이죠.),

그리고 이수만!!!

요즘 세대는 이수만이 가수 출신 MC로 한때 유명한 사람이었단 걸 잘 모르겠죠?

그러다가 제 기억으론 김병조와 주병진이 비슷한 시기에(김병조가 물러나고 주병진이 이어받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행자로 나서기 시작했고, 주병진이 속옷 사업으로 방송을 접으면서 기나긴 이경규 독주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경규를 시작으로 이휘재, 이창명, 김용만, 김국진, 박수홍, 남희석, 신동엽 등이 대세를 탔고,

가수 출신으로 틈새를 노리고 컨추리꼬꼬(탁재훈, 신정환)가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대세는

곧 유재석, 강호동이라는 부동의 양강 구도로 확립된 것 같습니다.

제가 왜 이런 쓸데없는 글을 길게 쓰고 있는지 쓰면서 까먹었지만, ㅠㅠ

어쨌거나 유재석 강호동을 이을 인재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박명수, 유세윤, 김구라, 정형돈, 이수근 등이 언급되긴 하지만 이 두 라인을 전복시키긴 역부족이죠.

뭔가 하나씩 큰 단점들이 보이죠. 가령 박명수는 진행자의 카리스마도 없고 프로를 유연하게 진행하는 센스도 부족해 보입니다.

유세윤은 순발력이 좀 약해 보이고, 김구라는 과거의 언행이 족쇄가 되어 고른 지지를 얻긴 힘든 캐릭터구요.

 

음...쓰고 보니 정말 쓸모라곤 하나 없는 바낭성 잡담이 되었군요.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 김병조의 경우는 '일요일밤의 대행진'이라는 MBC 코미디 프로그램이 형식을 뉴스데스크처럼 편성하면서 앵커 '역할'을 한 경우입니다. MC라기에는 약간 좀.. 진행의 완급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데스크에서 나름의 개그를 한 경우이죠.
      주병진도 김병조의 바톤을 이어 받았는데 이 때에는 포맷이 약간 바뀌어서 김흥국이라는 서브 MC를 둔 전문 MC 같은 스타일로 형식이 약간 바뀝니다.

      김병조식의 진행이라면 사실 KBS의 토요일 코미디 프로그램 -이라기엔 펀 비디오 같은 스타일이지만 - 이었던 '희한한 세상' 에서 이상해 씨가 목소리로 진행을 - 여성 진행자와 같이 -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게 일요일밤의 대행진보다 먼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 와우. 그 선배분 연배가 어떻게 되시길래 후라이보이를 거론하시는 걸까요?
    • 전유성이 쓴 곽규석에 대한 글 http://www.kmdb.or.kr/2006contents/kfilm_people_view.asp?idx=24&page=1
    • mad hatter/ 김병조가 최초냐 아니냐를 놓고 언쟁을 벌인 게 지적하신 대로입니다. 아~
      3pmbakery/ 그 선배도 후라이보이 곽규석을 보고 자란 세대는 아닌데, 듣고 자란 세대 정도 되겠군요.
    • 저는 쇼쇼쇼를 조금 본 세대인데도 MC는 전혀 기억이 안나는군요. 그 시절의 쇼쇼쇼는 저한테는 정말 재미 없는 프로그램이긴 했습니다.
    • 개그맨 박성원..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hty&where=nexearch&query=%B0%B3%B1%D7%B8%C7+%B9%DA%BC%BA%BF%F8&x=17&y=22
    • 전문MC라면 임성훈을 빼놓을 수 없죠. 송해 선생님과 허참, 이덕화, 송승환 도 있군요. 하지만 당시의 MC들은 대부분 음악을 기본으로 하는 쇼 프로그램의 MC였죠. 요즘같은 예능 개념의 버라이어티는 주병진의 일밤을 시초로 봐도 될것 같습니다.

      차세대 MC라면 붐. 군대가서도 더더욱 공력을 쌓고있는 중이라죠.
    • 박성원이 누군지 모르겠네요. 소설가 박성원이라면 알지만...^^;
      링크 따라 들어가보니 해삼 멍게 말미잘이라는 유행어를 낳으신 분이군요. 이름은 생소한데 이건 알겠어요.
      젊은 나이에 자살을...
    • 기존에 예능 MC들은 그냥 진행 만 한거 같아요 주병진 전에 많이 본건 아니지만
      기억나는 사람이 없네요 누군지는 알겠는데 진행스티일이 전현 기억에 안나요
      지금의 예능MC에 시작은 주병진인거 같아요
    • 개그맨 박성원의 죽은 이유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군요, 그냥 자살이 아니라 개그 연습을 하다가 그랬다는 말도 있었고, Erotic asphyxiation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 아....박세민, 서세원은..?
    • 지나갈려다/ 박세민은 잘 모르겠고, 서세원은 확실히 예능 MC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죠. 제가 중요한 사람을 빠뜨렸군요.
      오늘날의 유재석을 발굴해낸 프로그램의 MC가 서세원이였으니...
    • 영화처럼님이 임성훈을 전문MC라고 하셨지만, 제가 알기로는 임성훈은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쓴 개그맨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뷔도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했구요. 그 당시 멤버가 전유성, 임성훈, 최미나, 고영수 등..
    • ggaogi/ 임성훈씨는 가수로 데뷔한 것 아니었나요..?

      찾아보니 임성훈씨는 신중현씨가 만들었던 '퀘션스'라는 그룹의 객원 가수로 1970년도 발매 음반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살짜기 옵서예'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1974년이니 가수로서 먼저 데뷔했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가수로서 유명해진 것은 1976년에 솔로로서 '시골길'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고부터라고 합니다.
    • 저도 임성훈은 가수 출신으로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개그맨이라는 용어는 전유성이 최초 아닌가요? 갑자기 헷갈리네...
    • ggaogi / 위에 언급된 이택림, 임백천, 박상규, 이문세, 이수만도 가수출신이죠. 송해, 허참은 코미디언, 이덕화, 송승환은 배우 출신이고요.
      전문MC라 말씀드린건 MC로 데뷔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MC로 활약했다는 의미로 드린 말씀입니다.
    • 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신동엽과 반대의 위치에 있는 것 같은데 - 남을 놀리기보단 자기가 망가져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컨셉으로 남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MC랄까요. 둘다 너무 좋아요
    • 개그맨 출신 MC들이 버라이어티를 장악하게된 건 신동엽부터 확고해진 느낌입니다. 신동엽은 SBS 방송사가 만들어낸 첫번째 스타죠. 당시 KBS MBC의 내노라하는 개그맨들 죄다 끌어다가 프로를 만들었는데 그 중 가장 잘나간 개그맨이 특채로 들어온 신동엽이었습니다. 신동엽은 제가 알기로 스타가 된 이후에도 상당히 오랜 기간 SBS만 지켰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히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죠.

      신동엽이 하던 싸이클이 있죠. 1년 활동하고 좀 쉬면서 페이 올려받고 이런식으로 치고 빠지기도 잘했고 잘나가는 프로에서도 어느정도 하다가 시청자들이 식상하기 이전에 미리 그만두기도 하고...

      김구라가 그런 말을 했죠. "지금 개그맨출신 MC들이 높은 개런티를 받는건 상당부분 신동엽에게 감사해야 합니다."라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 영화처럼/ 그렇지요.

      전문MC라는 말이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허수경, 김연주 등이 MBC 전문MC 공채 1기로 뽑혔죠.
    • 이런 글 재미있어요 ㅎㅎㅎㅎ
      저는 역량으로 보면 김구라가 제일 나은 것 같은데 과거 악행이 발을 잡고 있죠. 동현이 병원비도 힘들게 내던 시절에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나.. 지 살자고 남 깎아내리는 걸 칭찬할 수는 없죠. 아쉽죠.
      댓글을 보니 붐이 있군요. 왜 그생각을 못했지? 저도 차세대 MC로 붐을 밀어 봅니다. 군대갔다 온 후 적응만 잘한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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