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으면 물건값을 말하는 비루한 리액션

토요일 엘리베이터 안에서.


너 레이스 드레스 예쁘다! 정말 예뻐!

(나) 앗 고마워. 이건 빈티지인데 **달러 주고 산거야. 80년대 식이라 어깨패드도 달려 있다고 (자켓을 벗어 어깨 부분을 보여주며).


아니 몇달러는 왜 말해서 분위기를 싸하게 한 거지.


그리고 지지난주 복도에서.


와 너 구두 예쁘다. 그리고 편할 거 같아.

(나) 응 이걸로 말하자면 인터넷에서 **달러 주고 샀는데...


저는 아직도 칭찬 받는 게 부끄러운가봐요. 칭찬받으면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만 하면될걸 구태여 변명을 하게 되네요.


그러고보니 칭찬에 대한 리액션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지요. 일본 교환학생 시절에 배운 칭찬에 대한 리액션은 이렇습니다.


일본사람: 일본어 잘하시네요!

외국사람인 나: 아니 뭘요 아직 멀었어요.

일: 아니에요 잘하시는데요.

나: 그래도 한자가 특히 어려운걸요

일: 한자는 일본사람도 어려워해요.

나: 아 그런가요? 어쨌든 열심히 공부하겠어요.

...


이건 이것대로 또 피곤하죠 참.



    • ㄴ원피스와 구두자랑..인걸까요? 저는 누가 뭐라고 부정적인 커멘트를 날리면 기가 살아서 막 받아치는데 칭찬을 받으면 주눅이 드는 특이한 성격이어요 'ㅇ'
    • 어... 저도 그래요. 그거 예쁘다 잘 어울려! 하는 얘기 들으면, 이거 어디어디서 산 거야~ 요말부터 나오더라고요.
      촌스럽게;;
    • 문득 야심만만 독설특집에서 김구라가 생각나네요.

      김제동이 김구라는 피디나 동료가 외제차 사면 한번씩 언급해주면서 '그거 좋다'하면서 비위맞춘다고 하니깐...

      김구라가 당연한거라고... 내심 그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거라고요.

      근데 전 김구라랑 같은 생각이에요. 내가 좋은 물건, 새 물건 샀는데... 언급안되면 별로에요. 언급되는게 좋지.ㅎ
    • ㄴ스밀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오사카 아줌마들의 일반적인 리액션이 그렇다더군요. 조금 부끄..
      ㄴ자본주의 (풀로 쓰면 욕같아요오): 음 칭찬이 고맙기는 고마워요. 근데 동시에 막 쑥쓰럽기도 한 이 이중적인 심리?
    • 이거슨 자랑22

      미국에서 정말 옷을 잘 입는 애가 하나 있었는데, 말 붙이고 싶어서 끙끙 앓다가 옷 이쁘다! 했더니
      웃으면서 고맙다, h&m에서 18불 밖에 안한다! 라고 대답해줘서 고마웠어요. 뭔가 너도 가서 입어봐~ 분위기였달까.

      옷 칭찬 받으면 진짜 기분 좋아서 뭐라 말하는지도 모를 정도. ㅎㅎ

      한번은 h&m에서 산 스커트를 입고 구두 고르고 있었는데 생판 모르는 여자가 다가오더니
      That dress is so beautiful! 이래서 고맙다, h&m에서 샀다, 했더니 You are kidding! I must go get it. 이랬네요.

      결론은, 무지하게 비싼 옷만 아니면 가격이나 브랜드를 밝히는게 꼭 나쁜건 아니라는거? 'ㅅ'

      (h&m 광고글인가;)
    • ㄴ 아 그런 류의 실용적인 대화는 좋아해요. 그러고보니 저도 싸구려 h&m 원피스(하지만 그렇게 안보인다고 믿는!) 입고 나갔다가 비슷한 대화 한 적 있는데! 문제는 "어디어디서 싸게 샀슈..."하면 가끔 싸--한 분위기가 될 때가 있다는 거요.

      + h&m 좋아해요, 라고 쓰려다 보니 소니아 리키엘 콜래보레이션 아이템좀 사볼까 하고 h&m매장을 어슬렁거린 슬픈 기억이.. h&m 미워욧.
    • 가격이 궁금할 때 예쁘다고 하면 되는 거군요!
    • 전에 듀게에서도 관련 내용을 본 듯 해요.
      칭찬을 받았을 때 가장 좋은 대답은 웃으면서 고맙습니다.당신도 멋져요. 하는 건데
      저도 습관적으로 굳이 사족을 마구 달죠. 이거 사실 싸구려라고 별로 좋은 건 아니라든지,자기비하를 마구 하면서요.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요. 칭찬에 인색해서 그런가..
      저도 누군가에게 갑자기 칭찬하는 멘트를 던지려면 마구 손발이 오그라들거든요;
    • ㄴ비틀: 저는 근데 훌륭한 인간성을 칭찬하는데는 인색하지만 남의 예쁜 옷 칭찬은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서) 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거참 이율배반?
      ㄴsnpo: 누구나 가슴에 하나씩 있다는 그?
    • loving_rabbit/ 저도요. 이쁜 옷 입고오는 애들보면 칭찬이 술술. 이쁘니까요. ㅎㅎ
      반면 성격 좋다, 뭐 이런 말은 해본적이 없는 듯....
    • 저도 누군가가 옷이나 악세사리 칭찬해주면 기분 좋으면서도 어쩔 줄 몰라해요
      그냥 감사합니다 나 고맙습니다 한마디면 될 걸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자주는 아니지만 저도 가끔 '이거 싼건데' 라는 말을 해서 분위기 어색하게 만든 적 있죠
    • 저도저도요 이거 싼 거에요 잘 그러는데
      친구들끼린 '이거 어디서 얼마 주고 산 거야, 너도 사'이렇게 훈훈한 분위기
      근데 미국사람들은 확실히 그런 칭찬 더 서슴치 않고 잘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선 예쁘다고 생각하면서 서로 눈치만 봤는데
      미국에선 쇼핑하다가도 어찌나 서로 참견들을 하고 골라달라고 하는지
      전 익숙치 않아서 좀 도망 다닐 정도에요 ㅋㅋ
    • 루이스: 분위기 어색>>진땀 삐질..이걸 최근 자주 겪다보니 비루한 리액션을 자중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세틀러: 확실히 긍정적인 참견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부정적인 커멘트는 안해도요.
      그러고보니 저는 지지난주에 랄라랄라 자켓입어보는데 지나가던 아줌마가 "학생 그거 좀 작네" 하고 커멘트하고 지나가서 깜짝 놀랐어요. 아니 뉴욕에서;
    • 고치는데 시간 좀 걸려요. 그래도 이젠 빈도수 10% 정도로 낮아졌어요=_=;;
      힘든세월이었어..
    • 악 저도 그래요. 근데 비싼 거면 딱히 브랜드나 가격 얘기 안 하고 그냥 고맙다고 뿌듯뿌듯 이 정도에서 그치지만 이상하게 싼 거 샀을 때 가격 자랑?하고 싶어지는 게 있는듯...
    • 사람한테만 안 그러시면 돼요.
      "어제보니 남자친구가 정말 멋지던데요?"
      "아유, 나이트에서 막 고른건데요 뭘"
    • 호레이쇼/ ㅋㅋㅋ 빵
    • 비싼거 칭찬해줄땐 그냥 고마워하고 싼건 자랑하고 싶은건, 칭찬을 받는 상황에서도 겸손해야만 하는 분위기도 관련있는거 같아요.
      비싼 것도 가격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얘기했다간 욕먹을테니까 자체 필터링되고,
      싼 것의 경우 가격을 얘기함으로서 사실 별로 품 안들였다 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대방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 칭찬을 어느정도 기분좋게 받는 것도 매너래요.
      사실 저도, 누가 제 물건 좋다고 말해주면, 이거 싼거야!!라고 대꾸하는 사람이에요.
      바꾸려구요;;
    • 옷이나 신발 칭찬은 그 물건이 이쁘다는거지 내가 이쁘단건 아니니까 내 칭찬은 아닌거잖아요.
      좋은 물건을 싸게 샀다는 건 "난 이런 물건을 싸게 살 줄 아는 훌륭한 인간이야!" 하는 거니까
      그냥 그 물건을 소유했다는 것보다 더 자랑할만하죠. 별로 겸손이나 변명은 아닌것같아요.
      전 이쁘다고 말하기도 전에 얼마나 싸게 샀나 떠벌리고 다니는 스타일이라서..(..)..
      비싼 물건 비싸게 산게 왜 자랑인지 모르겠어요.
    • 보통 관계인 사람들한테는 "아유 뭘요..^^;;"그러는데..
      완전 친한 놈들끼리는 "천한 주제에 보는눈은 있구만. 계속 부러워해라 낄낄낄" 그럽니다.
    • /ID
      유한계급론은 진리ㅋ
      쓸모가 없고 비싼 물건 샀다면 더 우월한거죠~~
    • 쵸파형 인간이로군요!! 반갑습니다. 동지;
    • 싸게 샀는데 잘 어울리는 거 자랑 아닌가요. 옷'만' 예쁘다고 하는 경우 거의 없으니까요. 비루하거나 촌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누가 칭찬하면 늘 가격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그치! 이거 5천원 주고 샀(지만 내가 입으니까 5만원처럼 보인)다!!'
      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하거든요.

      호레이쇼/ 아ㅋㅋㅋㅋㅋ
    • 으하하,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칭찬 듣는 아이템들이 특별히 저가일 때가 많아요. '500원이야.', '6천원이에요.', '비밀인데, 5천원이에요.' 이런 식으로 귓속말로라도 꼭 하는 버릇이 있어요. 네, 칭찬 들으면 옷이든 뭐든 어쩔 줄 몰라함. 세련되게 자신있게 들을 줄 알면 좋겠군요. 가족 하나가 이 버릇 버리라고 진지하게 충고했습죠. 제가 50만원짜릴 입고 있어도 5천원짜리로 본다고. 스텔라님에 따르면 힘든 세월 좀 보내야겠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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