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추억의 안 명화 - 웨스 크레이븐의 <Chiller> (1985) (스포/스압)

옛날 옛날 한 옛날에~ 테레비가 브라운관이던 시절에~ 한 영화를 봤는데~
(갑자기 브라운관 이름은 왜 브라운관일까 멸종했는데 궁금해져서 검색했더니 브라운 씨가 개발해서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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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 갑자기 웨스 크레이븐 영화라고 떠서 들어가 봤더니 tv에서 본 영화였어요. 


저 냉동탱크를 보니 단번에 기억이 나더라고요. 오프닝은 시원하게 <The Thing> 카피하며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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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존 시설에서 갑자기 한 대가 저절로 해동이 되면서 사건이 시작되는데 아시다시피 냉동보존술(cryonics)이란


제목 없음냉동

아니 혈액 대신 부동액을 넣는다고요? 어떻게 부활할 수 있다는 건지;; 
하여간 남자 주인공은 젊은 재벌 2세(이름 마일스) 쯤 되나 본데 장례식까지 치르고는 어머니가 몰래 아들을 냉동 보존했습니다. 
신부역이 폴 소르비노였네요. 그 중 네임드. 남주인공과 어머니역은 모르는 배우인데 어머니가 영화 내내 혼자 장중하게 메소드 연기를 펼치셔서 검색했더니
<네트워크>에 5분 출연하고 오스카 조연상을 수상한 Beatrice Straight라고 합니다. <폴터가이스트>에도 출연했네요.
소생 시술을 할 때 은박 포장지?를 벗기는데 손가락 하나 하나를 정성스레 감싼 것이 괜히 좀 웃겼어요. 허술함을 만회하려는 가성비 정성 같아서-

제목 없음sil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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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징끼도 꼼꼼하게 바르고

시술 후에 심장만 뛰고 의식이 안 돌아와서 마사지를 해주니 진짜로 살아납니다. 어머니와 의료진들은 기뻐하지만 한 젊은 여자-스테이시만이 '쎄함'을 감지하는데... 
자막이 없어서 누군지 모르겠는데 수양딸이나 먼 친척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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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쎄함'을 발산하는 장면에서 마일스가 없는 동안 회사를 잘 꾸려온 나이 많은 임원이 인사하러 왔는데 마일스는 드러누워서 쳐다보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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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르장머리 레전드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냉혈 인간"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차례대로 쓰자면
(6월에 난방 틀면서) 1. 기부 중단 2. 임원 해고 3. 여성 임원 폭행 4. 스테이시 방 벽에 구멍 뚫고 훔쳐 보기 -_-
마일스의 실체를 감지하고 계속 짖어 대던 애견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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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나? 이랬던 것 같다? 하며 기억을 더듬으며 보고 있는데 오프닝과 엔딩의 냉동 탱크 장면 외에 바로 떠오른 부분은 
이 노인 임원을 계단으로 유인해서 심장 마비를 일으키게한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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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이게 그렇게 인상적이어서 "세상에 갑자기 심하게 몸을 쓰면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완전히 각인돼서
운동을 정말 멀리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하여간 한 어린이에게 어이없는 신념을 심어주고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갑니다. 이제 과학이 신에게 도전하는데요,
심지어 성당에 내던 헌금도 중단해서 신부가 어머니를 찾아가서 하소연하자 마일스가 신부 앞에 나타나서 내세에 다녀온 얘기를 해줍니다. 

Nothing, absolutely nothing. You die and simply darkness. No streets of gold, no harps, no halos, no angels--

악- 님, 스포 자제요! 
마일스의 대사를 듣고 저 세상에 가면 어둠 속에서 영원히 있다고 상상하니 좀 무서워졌어요. 
그래서 무서움을 떨쳐내려고 거듭 생각해봤는데, 내세와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면 어차피 확정된 근거, 증거가 전혀 없는데 왜 하필 '암흑설'을 믿습니까?
내세와 영혼에 대해 여러 가지를 각양각색으로 제공하는 기존 종교들이 수두룩한데 맘에 드는 걸 고르면 됩니다.
그런 걸 안 믿는다? 그럼 눈 감는 순간 정말 끝일거에요. 그냥 잠들어서 다시 깨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어둠 속에서든 빛 속에서든 계속 눈을 뜨고 의식이 살아있어야 할 상황이란 건 없겠죠, 당연히. 
마일스는 가장 고전적인 악마의 계략, 즉 의심을 심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성직자-신성에게 모욕적인 공격을 가하는 마일스는 영혼 없는 악의 존재임이 드러납니다. 
신부가 순간 흔들렸다가 난 영혼을 믿는다, 내가 믿는게 진실이야!하고 반격하니까 곧장 차로 치어버립니다.
강골인 폴 소르비노가 바로 죽지 않고 마일스의 어머니에게 당신 아들은 몸만 돌아 왔다, "No soul"이라고 일러 바칩니다. 
어머니가 서둘러서 집에 돌아오니 마일스는 스테이시를 건드리려고 하다가 들켜서 광폭하게 날뛰다가 어머니의 총에 죽게 됩니다. 

어머니--! 날 낳으시고 얼리시고 죽이시고 바지 적삼 다 적시셨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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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그 냉동시설에서 여전히 가동되고 있던 탱크들이 동시다발로 해동이 되는데...!
-끝-

휴- 그러니 당신의 영혼이 존재함을 증명하려면 소액이라도 기부하십시오. 아, 이게 고대적부터 종교의 제일 큰 폐해였죠?
그럼 각자의 방식으로 찾으세요.

    • 이게 월욜에 학교 가니 애들이 그거 봤어? 그거 봤어? 하던 영화 중 하나였지요. 3번 정도 해준 것 같은데 묘하게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친구들도 사실 무섭다, 어쩐다 말만 할뿐 정확하게 뭔지를 잘 이야기 못하더라고요. 

      • 그 표현이 딱 맞습니다. '그거 봤어? 그거 봤어?' 영화요ㅋㅋㅋ 그런 영화 중 또 유명한 작품이 있잖습니까,


        <아내의 유혹>과 설정이 비슷했던 레전설 미니 시리즈 <에덴으로 돌아오다> (made in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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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도 전 회가 유투브에 다 올라와 있네요. 어? 여주인공 변신 전과 후에 다른 배우를 쓴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동일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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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저 여주는 악어에게서 구출된 뒤 열심히 에어로빅 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외국 미니시리즈가 넘쳐 나던 80년대가 아련하게 느껴지네요 지금처럼 정보가 많았다면 오히려 흥미/재미가 훨씬 덜 했을 것 같습니다.

    • 냉동인간이 방송 제목이었을텐데, 이것하고 비슷한 시기에 이집트 미이라 소재 호러 영화도 하나 방송했었죠. :DAIN_

      • 저는 미이라 영화는 본 기억이 잘 안 나는데 '80년대 미이라 tv영화'로 검색해보니 이런 작품도 있네요.


        찰튼 헤스턴 주연에 스테파니 짐발리스트도 나와서 당시 방송국에서 틀기 딱 좋았을 것 같아요.


        • 어 이 영화 국내 TV에서 튼 게 맞는 것 같은데요. 예고편 마지막에서 카노프스 항아리가 숨겨진 비밀방에 감춰진 부비트랩이 움직여서 사람이 죽는 시퀀스라던가 코브라 조각상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라던가는 TV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하게 나거든요. 지금 보니 묘하게 오멘~스러운 영화기도 하네요. 좋은 검색 결과와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DAIN_

    • 운동을 멀리하는 어른이 되셨다는 사연이 너무 웃겨요. ㅋㅋㅋ 근데 정말로 이런 식으로 영화나 만화 속 사소한 장면 몇 개가 제게도 인생에 영향을 미친 것들이 조금 있어서 더 웃깁니다. 하하.




      영화는 제목만 봐선 뭐지? 싶었는데 줄거리 소개를 보니 아는 이야기네요. 저도 어렸을 때 티비로 본 것 같아요. 영혼이 없는 존재로 돌아온다니 무셔워!! 했었는데, 요즘 이런 설정을 보면 정말 하나도 안 무서울 거라 슬프군요. 흑.

      • 운동은 회피하지만 공포를 극복하려고 앉아서 (눈 가리고) 잔머리를 열심히 굴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B급 영화가 하나는 뺏었고 하나는 줬으니 나름 균형은 맞춰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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