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투자 잡담...(백수의 안좋은 점)
1.많은 사람들이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글쎄요.
2.내 생각에 백수라는 건 일단 좋지 않아요. 백수라는 것은 언제나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직업(?)이거든요. 어렸을 때야 그런 느낌이 덜하겠죠. 어릴 때는 자신의 잠재력을 믿는 시기라 죄책감보다는 불안함이 더 커요.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시기니까요.
하지만 30이 넘으면 이제 불안함이 아니라 죄책감이 시작되죠. 나의 오늘 하루가 또다시 나 자신에 의해 낭비되었다는 죄책감 말이죠. 뭔가 대단한 직업이 아니어도 뭐라도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3.그건 돈많은 백수도 그래요. 사실 사람들이 돈 많은 백수가 된다면 알게 될걸요. 생각보다 할 게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인스타그램에서 명언병 걸린 놈들이야 '나의 시간이 오롯이 나의 것이라는 자유를 추구합니다'를 지껄이지만 그건 헛소리예요. 행복한 것도 아니고요. 어른이잖아요?
어른이란 건 나의 시간이 내 것이 아닌 사람을 말하는 거니까요. 내 사람들이나, 나의 전문성을 찾는 사람들에게 늘 시간을 나눠줘야 하는 사람으로 사는 게 행복인거죠.
물론 입으로는 '힘들다. 때려치고 싶다.'라는 말을 지껄이겠지만 그건 그냥 늘 느끼면서 사는 양가감정일 뿐이고요. 그야 본인이 하는 일에 비해 페이가 너무 적다거나, 늘상 짜증나게 하는 인간이 있어서 들이받고 싶다거나 하는 실제적인 스트레스는 늘 있겠지만요.
4.휴.
5.한데 나이가 먹고 백수로 살면 매일매일 내 것을 훔치는 놈과 같이 있어야 한단 말이죠. 본인 자신...내 귀중한 시간을 매일 훔쳐가는 시간 도둑과 말이죠.
뭐 엄밀히 말하면 시간이란 건 아무것도 안 해도 사라지는 거니까 '시간 도둑'이란 건 약간 안맞는 표현이긴 해요. 하여간 매일매일 자신에게 주어지는 캔버스에 아무 그림도 안 그리고 패스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그건 자신의 가능성을 도둑맞는 거니까요. 자신의 가능성을 도둑질하는 '가능성 도둑'이 자기 자신이라면 누구나 자기혐오를 하게 되겠죠.
6.하여간 어릴 때는 괜찮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한턴 보내는 게, 더 큰 기회를 잡기 위한 기다림인 걸로 해도 되니까요. '아무거나'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백수로 오래 지내면 '아무거나'라도 되고 싶은 기분이 간절해진단 말이죠. 한데 '아무거나'하는 사람들을 비웃던 입장에서 한 발 내딛어 보면 알게 되죠. '아무거나'라고 여기던 직업도 졸라게 되기 힘들다는 걸 말이죠.
7.쓰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무언가를 쓰기 위해 서론을 쓰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7까지 와버려서 더 쓰기가 뭐해요. 대충 투자에 관한 걸 써보려 했는데...다음에 이어서 써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