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역대급 '내가 뭘 본 거지' 영화. '솔벤트' 잡담입니다

 - 2024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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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름도 그렇고 배경도 그렇고 여러모로 독일, 오스트리아 영화 같지만 미국 영화입니다.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영어를 써요.)



 - 대략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시골 마을. 10년 전에 아흔 넘은 주인장이 실종된 후 아무도 돌보지 않아 폐가가 된 전원 주택에 한 무리의 조사, 탐사팀이 도착합니다. 목적은 매우 간단해요. 그 실종된 주인장이 2차 대전 때 유태인 수용소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나치였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못 밝혀낸 유태인 매장지를 찾든 비밀의 네오 나치 조직들과 관련된 정보를 찾든 그냥 수용소 재직 당시 일기나 공문서를 찾든 뭐라도 찾으면 대박! 인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는 팀이지만 무려 2014년까지 안 들키고 버텨낸 나치 할배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방치했을 리가 없겠죠.

 그리하여 대충 포기하려는 찰나에 쌩뚱맞은 옆집 오지라퍼 아저씨가 찾아와 '저 길 건너 창고도 할배 건데?' 라는 고오급 정보를 주고요. 그 창고를 열고 지하실로 들어간 탐사팀은 매우 수상한 느낌으로 땅에서 튀어 나와 있는 파이프 하나를 발견해요. 그리고 팀원 중 하나가 거기에 손을 대는 순간 갑자기 엄청나게 맛이 가서 폭주하고, 팀원 하나가 죽습니다. 

 이 비극적 사건으로 인해 탐사는 취소되고 탐사팀의 리더였던 주인공도 소송 등 위기에 처합니다만. '대체 그게 뭐였길래??'라는 호기심에 강력하게 사로 잡혀 버린 주인공은 홀로 그 마을로 돌아가 창고 지하실의 비밀을 캐내기 시작합니다. 오. 이렇게 적으니 멀쩡한 스토리가 있는 정상적인 영화 같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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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푸티지! 오! 제작비 완전 아낄 수 있겠다!! 의 현장이구요. 다행히도 이 장르 영화 치곤 어지럼증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다른 방향으로...)



 - 파운드 푸티지 호러... 로 시작을 하는 영홥니다. 주인공이 일하면서 들고 다니는 카메라의 시점으로 진행이 돼요. 하지만 조금만 봐도 어색함이 느껴져요. 왜 이 상황에 이런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지? 왜 저 사람은 주인공이 바로 옆에서 찍고 있는데 저런 비밀스런 얘길 하지... 라는 식으로 연출 티가 많이 납니다만. 뭐 괜찮습니다. 실제라고 생각하기에 어색한 장면들이 이야기를 잘 이어 붙여 줘서 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흐르게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색할 걸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거죠.

 그리고 초반 전개가 꽤 흥미롭게, 심심할만한 순간엔 적당한 유머까지 넣어 주면서 잘 흘러가요. 아주 재밌다까진 아니지만 꽤 볼만 하네? 정도. 그렇게 대충 만족하며 보다가 이제 주인공이 '그 파이프'에 손을 대면서부터... 영화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문제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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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파이프가 보이십니까. 만악의 근원 치곤 하찮은 분위기지만 꽤 그럴싸한 묘사로 호러 소품 느낌은 확실히 냅니다.)



 - 그러니까 뭐 계속해서 '주인공의 시점'을 유지하는 건 맞습니다만. 주인공이 찍은 걸 보여주는 형식은 그 순간부터 파기가 됩니다. 주인공이 본 걸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인공의 생각, 그리고 접촉을 통해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는 나치 광인 할배의 생각과 느낌과 기억... 등등이 마구 뒤섞이거든요. 간단히 말해 주인공이 본 것 + 주인공의 내면. 이렇게 전개가 되는데 이게 굉장히 정신 사납고 혼란스럽습니다. 좋게 말해서, 클라이막스 근처까지 가면 주인공이 빠진 광기에 상당히 실감나게 빠져들게 된달까요. 이 정도 정신 사나운 상황이라면 이만큼 정신 사나운 게 당연하지! 라는 느낌으로 대략 정신이 아득해지는 체험을 한참 하게 됩니다.


 고로 계속해서 쏟아지는 이미지들 속에서 길을 잃기 쉽고, 또 쉬지 않고 깔리는 주인공의 독백 & 파이프 주인(?)의 독백을 다 이해하며 따라가기도 힘들어요. 물론 이게 감독의 의도임은 분명하구요. 다만 지치고 질리기 쉽다는 건 또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었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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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차대전 당시 나치 or 유태인 기록 영상, 사진들 이미지가 좌라라락 펼쳐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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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주인공이 보고 있는 걸 보여주다가... 하는 식으로 아주 어지럽게 교차하는 영상 때문에 꽤 많이 피곤하면서, 좀 어지럽습니다.)



 - 더불어 상당히 강도가 높은 바디 호러입니다. 막판까지 가면 으악 으악을 연발하게 되는 장면이 계속 나와요.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냥한 국내 배급사가 심한 장면들엔 싹 다 강력한 블러를 덮어 놓았기에 한국의 시청자들은 감독이 의도한 수준의 끔찍함은 느낄 수가 없어요. 심지어 몇몇 장면들은 이게 뭔지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덮어놨지만 화가 나진 않았습니다. 정황을 볼 때 제가 일부러 보고 싶어할만한 장면들은 아님이 확실했거든요. 화나지만 고맙다!! ㅋㅋㅋ


 그리고 그 바디 호러가 그냥 자극적인 소재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작품의 주제랑 연결이 됩니다. 대충 말해 '나치는 이 정도로 단단히 미친 놈들이었습니다!!' 라는 걸 강조하고, 또 주인공이 빠진 광기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끔찍하고 더럽고 불쾌하지만 동시에 하찮고 웃기기도 하구요. 그러니 수위 높은 악취미 개그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클라이막스의 대환장 바디 호러 장면들을 보며 즐기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 전에 말씀 드렸듯이 다 블러입니다. ㅋㅋ 안타까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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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끔찍 해괴망측한 장면들 짤을 올릴 순 없으니 이런 뭔지 모를 하찮은 짤 하나라도...)



 - 전반적으로 능력자들이 솜씨 좋게 뽑아냈다... 라는 느낌은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최소한 기술적으론 분명히 그랬구요.

 대충 제작비 모자라니까, 혹은 이런 게 한참 유행이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파운드 푸티지 호러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다 보고 나서 어지러운 머리통을 진정 시키며 정리를 해 보면 주제 의식도 좋고 그걸 표현한 방식도 괜찮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어요. 그렇긴 한데,

 일단 그렇게 확 재밌지는 않습니다. ㅋㅋ 중반엔 좀 늘어지는 느낌도 들었고, 주인공의 행동 동기를 납득하기 쉽지 않은 전개들도 있었구요. 결정적으로 클라이막스는 대체 이 영화가 나에게 뭘 보여주는 건지를 파악하기도 만만치 않아서 많이 과하단 생각도 들고 그랬어요.

 그래서 일단은 전반적으로 비추천입니다만. 못 만든 작품이나 대충 제작비 아껴서 돈이나 벌자고 만든 영화는 분명히 아니었구요. 근래에 멀쩡하게 잘 만든 영화들만 너무 연달아 많이 봐서 정말 오랜만에 많이 괴상한 영화 하나 보고 싶다... 는 분이라면 한 번 보실만 할 겁니다. ㅋㅋ 전 재밌게 봤지만 아주 재밌진 않았다. 라는 정도로 그럭저럭 잘 봤습니다. 끝이에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이렇게 정리해 놓으면 멀쩡한 이야기로 보인다는 것에 주의하세요. 그런 영화 아닙니다. ㅋㅋㅋ


 그래서 먼저 파이프에 손을 댔던 여성 대원이 미쳐 날뛰다가 다른 대원을 사고로 죽게 만들었고. 맛이 갔던 여성 대원을 챙기던 주인공이 그 분과 연인이 되었구요. 그 대원은 지금도 살짝 맛이 간 상태로 홀로 주인공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라는 정도의 상황이구요.


 홀로 그 장소로 돌아가 그토록 하지 말라던 파이프에 손 대기, 거기 고인 액체 맛보기를 모두 시전해 버린 주인공은 영문을 알 수 없게 실종된 할배에게 빙의된 것 같은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정신 차려지구요. 정신 차리기 전까지 온갖 괴상한 행동을 다 해버리는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때려 치우고 집에나 갈까... 싶으면서도 그 빙의(?)의 시간 동안 할배의 기억과 지식이 자신에게 흘러들어온다는 걸 느낀 주인공은 이 망할 나치 놈을 엿먹이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빙의를 유도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파이프 속 깊숙한 곳의 물을 마셔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아마도 실종된 노친네가 모아뒀던 오줌인 듯 하단 말이죠. ㅋㅋㅋ 그래서 참으로 더럽고 보기 불편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구요.


 점점 미쳐가던 주인공은 자신의 팔뚝을 핀으로 찔러 나치 문양 문신을 새기기도 하고. 할배의 기억을 통해 좌파 사회 운동가처럼 행세하던 집주인 손자의 더러운 이면을 드러내기도 하고. 나중엔 본인 소변을 모아 마시고 그걸로 목욕을 하기도 하구요(...) 그러면서 점점 할배 그 자체가 되어가는데요. 그러다 할배 실종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이 할배는 인체 액화 기술(ㅋㅋㅋㅋ)을 연구 중이었고 그걸 위해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고, 결국 기술을 완성하면서 액체가 되어 사라졌어요. 겉보기엔 그렇고, 사람들 눈에 안 띄는 지하 깊은 곳에 도사리고는 자길 건드리는 자들을 조종해서 자신의 먹이로 만들고.... 대충 이런 거였네요.


 결말은 주인공의 선택으로 맺어집니다. 위에 적은 사실들을 알아냈을 때 즈음엔 이미 자신의 몸이 거의 망가져버렸고, 또 이 망할 나치 놈이 갖고 있던 네오 나치 놈들 자료도 갖고 싶었던 주인공은 일부러 빙의를 계속 유발해서는 자신의 몸에 머물던 영감탱이의 기억을 획득합니다. 그래서 숨겨진 유태인 매장지의 좌표, 현대 네오 나치 조직 리더들의 이름과 주소 등등... 을 알아내고선 그걸 싹 다 폭로하는 이메일을 보내구요. 이제 기력이 다 해서 죽어가는 주인공 앞에 타이밍 좋게 연인이 나타나고. 짧은 작별 인사를 건넨 후 액체가 되어 땅 속으로 사라지는 주인공입니다. 뒤에 에필로그가 조금 있긴 하지만 대략 이게 끝이에요. 끄읕.

    • 포스터부터 범상치 않네요. 본문 내용도 흥미진진해서 스포일러까지 봤어요ㅋㅋㅋㅋ 우아 역시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그 차원이 달라!!! 바닥에 박힌 파이프가 혹시 숨구멍일까.했는데 빨대엿ㅋㅋㅋㅋㅋ(앗 이것도 스포일러 처리했어야 했을까요…)

      전에 한달 정도 보니까 티빙의 블러가 좀 과한 느낌이긴 했는데, 이 영화에선 그게 다행이었군요ㅋㅋㅋ

      글로 적으니 멀쩡하다 못해 약간은 재밌어 보이니 정말로 글의 힘은 대단하다라는 뜬금없는 마무리를 해봅니다ㅋㅋㅋㅋㅋㅋ
      •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영화라 스포일러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ㅋㅋㅋ 너무 난감해서 차마 스포일러에 적지 않고 생략한 장면들도 많아요. 정말 막나감으로는 '서브스턴스'도 쨉이 안 될 무시무시한 바디 호러입니다만. 상냥한 블러 덕에 별 부담 없이 봤어요. 하하.




        근데 저도 적으면서 놀랐습니다. 이렇게 멀쩡한 이야기였나? 아니었는데... 하고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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