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바낭] 어쨌든 저는 재밌었습니다. '고스트 킬러' 잡담

 - 2024년 영화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4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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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영화, 가난한 포스터! 덧붙여서 이 영혼 없는 제목이 원제가 맞다는 충격적인 사실!!!)



 - 오밤중에 어두침침한 어딘가에서 칙칙한 아저씨 넷이 1 vs 3으로 싸움을 벌이고 당연히 1 쪽이 승리를 거둡니다만. 이긴 쪽이 잠시 한 숨 돌리는 사이에 총성이 들리고, 떨어진 탄피 위로 죽은 자의 피가 흘러요. 그리고 그 탄피는 범죄 조직 시체 처리조의 발에 차여 구르고 구르고 또 굴러서 (정말로 계속 구릅니다... ㅋㅋ) 야외로 나가고, 어린이가 집었다가 엄마에게 혼나고 버리고 지나가던 아저씨의 발에 차이고 또 다른 아저씨가 우연히 차는 척 하는데 아닌 척 노리고 차는 게 웃기구요. 암튼 그렇게 구르고 구르다가 결국 계단을 오르다 자빠질 뻔한 인생 피곤 대학 4학년생 마츠오카 후미코씨의 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 짠!! 하고 후미코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당연히 방금 죽은 그 아저씨, 범죄 조직 소속 살인 청부업자 쿠도 히데오씨구요. 으앙앙아 이게 뭐야 귀신이 보여!! 라고 도망다니다가 결국 대화를 시작한 둘은 둘이 손을 잡으면 쿠도의 혼이 후미코의 몸에 들어가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덕택에 완전 쎈 프로 히트맨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후미코!! 보통의 경우라면 전혀 쓰잘데기 없는 일이지만 이건 액션 영화니까요!! 어떻게든 써먹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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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피곤하게 살던 대학 4학년 취업 준비생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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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서 뭐 하나 잘못 줍는 바람에 인생 꼬이는 이야기... 가 되겠습니다. 좋게 보면 고작 이틀에 거쳐 속성으로 성장하긴 하지만요. ㅋㅋ)



 - 배우 한 명 때문에 봤습니다. 이 게시판에서 저만 혼자 즐겁게 봤던 '베이비 어쌔신' 시리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타카이시 아카리가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을 맡았거든요. 여기에 이제 아무도 관심 없는 족보 하나가 대충 그려집니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신 양반은 '베이비 어쌔신' 1, 2, 3편과 티비 시리즈를 모두 직접 쓰고 연출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 타카이시 아카리는 주인공을 맡기기엔 연기가 서툴고 비주얼이 부족한 스턴트 출신 연기자를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했었죠. 연기와 비주얼이 필요한 부분은 자신이 가져가면서 액션 연기는 적당히 하고, 파트너는 자기 잘 하는 쪽으로 전념하는 식의 조합이었는데 그 조합이 이 영화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됩니다. 진짜로 액션이 되는 쪽은 귀신 쿠도를 맡은 배우님이시고 그래서 고난이도로 보이는 액션은 그 쪽이 다 합니다. 그리고 확인해 보니 쿠도 배우님은 이미 '베이비 어쌔신' 중 한 편에 직접 출연도 했어요. ㅋㅋ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감독님은 '베이비 어쌔신' 시리즈에서 액션 감독을 맡았구요. 이 영화들 모두 같은 사람이 스턴트 지휘를 맡았습니다. 


 그러니까 뭐랄까... 일본에서 근 몇 년간 '우리가 돈도 없고 인기도 없지만 근사한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어!' 라는 맘으로 열심히 살고 계신 분들이 우루루 뭉쳐서 이런저런 액션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이 또한 그 중 하나다. 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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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아저씨가 주인공 곁을 맴돌다가 필요할 때마다 빙의해서 액션! 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실제론 다 주인공이 싸운다는 것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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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배우님이 소화 가능한 액션은 최대한 본인이 하시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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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올라가거나, 이 아저씨의 드라마가 중요해질 때마다 이렇게 화면상으론 아저씨로 교체가 되는 시스템(?) 되겠습니다.)



 - 그래서 액션의 질은 [영화의 규모를 고려할 때] 괜찮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 영화의 액션, 스턴트 관계자들 필모그래피를 찾아 보니 헐리웃 쪽이랑도 일하며 '존윅' 같은 영화에도 출연했을 정도로 실력은 탄탄한 사람들 같더라구요. 왠지 이 영화들의 액션 장면들이 다 소소한 존윅 액션 같더라니. ㅋㅋㅋ 하지만 여전히 제작비는 많이 들일 수 없으니 스케일은 B급이겠죠. 뭐가 부서지고 터지는 장면도 거의 없고 모두 배우들이 몸빵으로 펼치는 액션, 스턴트들이에요. 뭐 전 그래서 오히려 즐겁게 보긴 했지만, 어쨌든 잘 만든 헐리웃 액션을 넘어서고 그런 건 전혀 없다는 걸 확실히 해둬야겠구요. 아주 훌륭하다기 보단, 그냥 괜찮습니다. 볼만 해요.


 다만 이야기 쪽은... 주인공 두 명이 모두 각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몸 주인 후미코의 경우엔 자신과 친구가 겪고 있는 데이트 폭력 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인간 승리 이야기가 있구요. 귀신 쿠도의 경우엔 나는 왜 죽었고 누가 죽였으며 그 복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이야기가 있죠. 이렇게 두 이야기가 엮여서 흘러가는 식이고 주인공이 둘이니 이야기도 둘, 분량도 반반! 이런 식입니다만. 함정이 좀 있습니다.


 뭐냐면 이게 의외로 후미코의 스토리는 꽤 괜찮아요. 무슨 깊이가 있고 그런 건 아니지만 대리 만족의 카타르시스 같은 게 있죠. 힘이 약해서 만만해 보이고 별 찐따 놈들에게 위협 당하고 두들겨 맞고... 이러면서 스스로의 자존감까지 깎아 먹으며 살던 젊은 여성이 어쩌다 득템한 파워로 그 나쁜 놈들 두들겨 패 주는 이야기니까요. 뻔하고 흔한 이야기지만 나쁜 놈들이 충분히 나쁘게 나오고 주인공은 또 충분히 시원하게 두들겨 패주기 때문에 좋습니다. 은근 할 말은 다 하는 걸로 웃기는 주인공의 캐릭터도 좋구요.


 문제는 쿠도의 이야기 쪽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딱 20년 쯤 전에 보던 일본 소년 만화 속 조폭들 이야기에요. 엄청나게 무게 잡고 똥폼 잡는 아저씨들 잔뜩 나오고 극상 전투력의 잔혹한 싸이코 킬러 나와서 킷사므아아아!!!! 하면서 아웅다웅 싸우는. 그리고 그 와중에 또 주인공과 동료의 목숨을 건 우정 같은 거 나오고... 이런 식으로 클리셰 그 자체인지라 즐길만한 구석도 별로 없고. 또 우중충 칙칙하고 그렇습니다. 이게 유머가 꽤 많은 영화인데 쿠도 쪽 스토리로만 넘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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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20대 여성 삶의 애환 및 위협을 소재로 삼아 가볍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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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한 깡패 아저씨들이 분량의 거의 절반을 잡아 먹는다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걍 액션 비중을 줄이고 여주인공 이야기로 만들었음 나았겠지만, 그런 이야긴 이 제작진들이 만들고 싶지가 않았겠죠. ㅋㅋㅋ)



 - 그러니까 아마도 후미코를 걍 원탑 주인공 삼고서 이 캐릭터의 일상 속에서 킬러 귀신이 가끔씩 활약하는. 이런 이야기로 시리즈를 만들었다면 훨씬 재밌었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릭터도 훨씬 재밌고 배우도 훨씬 배우답구요. 뭣보다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관심도 가니까요.

 하지만 만든 사람들의 의도를 상상해 본다면 당연히 쿠도가 펼치는 고난도 액션이 최우선일 것이고 후미코는 그걸 재밌게 꾸며주기 위한 포장 같은 거였겠죠. ㅋㅋㅋ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후미코가 주인공이 맞다는 식으로 엔딩을 맺어 줬고, 액션 장면들에서도 최대한 후미코를 보여주기 위해 애는 쓴 것 같으니 이 정도로 만족했구요. 

 역시나 저는 '베이비 어쌔신' 시리즈의 그 콤비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 그만큼 재밌게 보진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범작 정도는 충분히 되는 영화였어요. 그러니 이런 소재, 설정을 보고 관심이 가는 분은 한 번 챙겨 보셔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다만... OTT에 없구요, 지니 티비 영화 요금제로 봤어요. 그러니 당장 보시란 말은 절대 하지 않겠어요. 하하.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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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는 아니시겠지만 B급 전문의 길을 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 제 아무리 막강 최강 킬러였다지만 한참 작고 마른 여성의 몸 안에 들어가서 순식간에 적응해 실력 발휘하는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근력과 체중부터 판이하게 부족한데요. ㅋㅋ 심지어 이게 극중 시간으로 이틀만에 다 끝장을 보는 이야기이니 연습 숙달 핑계를 댈 수도 없구요. 뭐 귀신 들린 젊은 여자가 사람 패고 다니는 코믹 액션 영화이니 시작부터 이런 부분은 다 감안하고 보긴 했습니다만. 클라이막스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최종 결투를 보고 있노라니 어쩔 수 없이 좀 웃음이. 



 ++ 영화에선 대수롭지 않게 슬쩍 넘겨 버리는 부분입니다만. 마지막에 후미코가 자기 목숨까지 걸고 쿠도의 복수에 나서는 건 사실 되게 당연한 일일 겁니다. 안 그러면 일생 동안 저 칙칙한 귀신 아저씨가 나의 15미터 반경 안에 머물면서 다 보고 듣고 하다가 가끔은 몰래 손 잡고 빙의 놀이까지 해댈텐데 그걸 어떻게 견딜까요. ㅋㅋㅋ



 +++ 스포일러는 초간단! 결말만!!! 줄거리라고 해봐야 딱히 알아야할 만한 것도 거의 없기에!!!


 후미코와 후미코 절친의 교제 폭력 & 마약 성폭행 시도 건은 간단하게, 후미코에 빙의한 쿠도가 신나게 두들겨 패버리는 걸로 해결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움을 받다 보니 후미코도 쿠도의 소원을 들어줄 맘을 갖게 되구요.


 마지막엔 쿠도가 빙의한 후미코 & 쿠도의 조직 후배 2인조가 조직 본진에 쳐들어가서 다 죽여 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갈비뼈 몇 대는 부러지고 온몸이 멍과 피투성이가 된 후미코가 아프다고 엉엉 울며 쿠도에게 투덜거리며 걸어 나오는데... 별다른 작별 인사도 없이 쿠도는 시크하게 쓱 사라져요. 개인적으론 '이거 잘 되면 속편 내려는 엔딩'으로 보였습니다만, 아직도 안 나온 걸 보니 잘 되지를 못한 듯 하구요. ㅋㅋ


 이야기가 다 끝나면 에필로그로 후미코와 절친이 꽁냥꽁냥거리며 '이렇게 맨날 볼 거면 걍 둘이 한 집에 같이 살까?' 같은 얘길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깔끔하게 끝이에요. 이 작가님께서 어지간히 여성 콤비를 좋아하시는 듯!

    • 말씀처럼 후미코 비중이 좀 더 컸으면 훨씬 신났겠어요.
      • 흥행이 잘 됐으면 후속작이나 스핀 오프 같은 걸로 후미코 이야기를 더 기대할 수 있었겠는데 당연히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구요. ㅋㅋ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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