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당신은 언제 처음 사랑에 빠졌나요? '브라운 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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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와 시드니는 힙합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공유하며 함께 자란 소꿉친구입니다. 서로에게 우정 이상의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사랑까지 발전하진 못한 채로 어른이 됐죠.


현재 드레는 메이저 힙합 레이블에서 음반 제작자로서의 꿈을 향해 가고있고 시드니는 유명 힙합음악 잡지 편집장으로 여전히 누구보다 가까운 절친사이를 유지하고 있던 어느날 드레가 최근에 만난 변호사 애인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을 보자 시드니가 오랫동안 모른체 해왔던 마음 속 진심이 마구 요동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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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et this girl when I was ten years old. And what I loved most, she had so much soul ."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곡인 Common의 I Used to Love H.E.R. 中



- 제가 2000년대 초반에 일명 외국힙합 매니아였는데요. 당시 국내 커뮤니티에서 힙합을 소재로 한 영화 중 추천작으로 손꼽히던 게 나란히 2002년에 나온 에미넴의 '8 마일'과 바로 이 '브라운 슈가' 였습니다. 당연히 그 때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볼 경로가 없었는데 철도 없던 시절이라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던 파일을 받아서 능력자 회원이 제작한 한글자막으로 감상했었죠.


8 마일이 현실은 시궁창 디트로이트에서 한 백인랩퍼 하류인생의 성장기를 다뤘다면 브라운 슈가는 뉴욕에서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두 흑인남녀의 비유하자면 힙합 버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가 영화도 OST도 대박이 나고 훨씬 더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지만 이 영화 역시 힙합 and 로맨스 영화의 숨겨진 명작으로 간간히 언급되고 있죠. 더 은은하고 깊게 오래가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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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화합(?)을 상징하는 힙합 달마시안 듀오 '렌 앤 텐'. 얘네가 작중 어떤 유명 히트곡을 리메이크하는데 아주 배꼽 빠집니다.



- 작중 시드니가 힙합 아티스트들을 인터뷰 할 때 항상 하는 첫 질문이 바로 "당신은 언제 처음 힙합과 사랑에 빠졌나요?" 입니다. 오프닝 씬에서 실제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이 본인으로 출연하여 대답을 들려주기도 하는데 결국 길거리 하위문화로 시작된 힙합이 주류와 결합되면서 어떻게 변하였는가? 그럼에도 왜 나는 아직도 그(힙합)를 사랑하는가? 등을 다루면서 결국 두 주인공과 힙합과의 애증관계가 바로 시드니, 드레 서로와의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의 관계로 겹쳐서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힙합이라는 주요소재에 관한 메시지를 로맨스물의 공식 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풀어낸 것이 힙합음악 매니아들은 물론 그냥 로맨스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까지 전부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입니다. 당시 주류힙합이나 역사에 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중간 중간 유명 뮤지션들과 곡들이 언급되는 대사에서 약간 소외감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영화 대부분을 즐기는 데는 별 지장이 없구요. 오히려 감상 후에 관심이 생겨서 좋은 곡들로 채워진 이 작품 OST나 언급되는 다른 아티스트, 음악들을 찾아보시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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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감상을 해볼수록 참 맘에 든다고 생각되는 부분들 중 하나가 바로 두 주인공이 각자 만나게 되는 상대들인데요. 이 장르 공식에서는 결국 주인공 남녀가 사랑을 이루는 것에 일종의 장애물 같은 존재에 불과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상당히 신경써서 애정을 담아 만들어진 캐릭터들이라는 부분입니다. 특히 초반부터 이미 드레와 연인인 상태로 등장하는 리스가 정말 주인공들 못지않게 복잡한 다차원적 캐릭터로 잘 쓰여졌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건 이 두 조연배우는 이 작품을 촬영하던 도중 눈이 맞아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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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힙합 뮤지션 겸 배우인 모스 뎁이 드레가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이 좋아했던 진정한 힙합 앨범을 만들기 위해 계약하려는 랩퍼로, 퀸 라티파가 시드니의 사촌 역할로 비중있게 출연해주시고 있습니다.



- 2000년대 초반 힙합음악 좋아하셨던 분들(은 이미 아실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좋은 음악과 로맨스가 어우러진 숨겨진 수작을 찾으시는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하겠습니다. 저는 참 애정하는 추억의 영화에요. 디즈니 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글 제목부터 너무나 말랑말랑 한 것!!!! 레이디 버드님이 외국힙합 매니아셨다니 뭔가 새롭습니다ㅎㅎㅎ

      지금 막 본 드라마가 너무 무거웠어서 기분 전환할 게 필요한데 감사해요. 디즈니에 있다니 바로 봐야겠습니다.
      • 힙합플레야, 리드머 같은 추억의 사이트에서 죽치고 살았었습니다. 하하하! 편하게 기분 좋게 보기에 딱인 영화라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 난생 첨 들어보는 제목인데!! 하면서 검색을 해 보니 나오는 저 짤 속 배우들의 나이든 모습들이 다짜고짜 저를 아련하게 하네요. ㅋㅋㅋ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제가 지금 유일하게 안 구독 중인 OTT인 디즈니 플러스로군요. 기억해 뒀다가 언젠가 계정 살리면 (대체 언제 ㅋㅋ) 시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애플tv보단 디즈니 쪽이 볼 게 훨씬 많은 듯 한데요. 공짜로 생긴 3개월 체험 중 2개월을 디즈니 플러스 1개월로 교환하고 싶어요... 하하;

      • 현지에서도 엄청 인지도가 높은 작품은 아니고 국내에서는 뭐 정식개봉도 안했으니 전혀 모르셨던 게 당연합니다. 저처럼 영화 좋아하면서 2000년대 초반 국내 힙합 커뮤니티 상주하던 소수의 사이에서만 그나마 알려져있을듯한 ㅋ




        스트리밍 파편화의 가장 큰 단점은 어쩔 수가 없죠. 그냥 이렇게 된 거 넷플릭스가 다 먹어버리면 편하겠죠?는 사실 안되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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