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포르투갈산 독재 풍자 개그 무비, '캡틴 팔콘' 잡담입니다

 - 2015년작이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4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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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주인공!! 이라기엔 그림체부터가 좀... ㅋㅋㅋㅋ)



 - '실화'라고 주장하며 시작합니다. 때는 1958년의 포르투갈. 이 나라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는데 그건 다 살라자르라는 성군의 덕택이었다네요. '지금까지 40년간 포르투갈의 지도자이다' 라는 대목에서 웃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만. 그래서 나라를 지키고 부흥 시킨 이 위대한 지도자에게도 보호가 필요했으니 그 일을 맡은 자가 바로 국가적 영웅! 우리의 캡틴 팔콘!!!! 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엄연한 실화로서...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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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우리의 주인공! 포르투갈의 평화와 성군 살라자르 각하의 평온을 위해!!!)



 - 일단 히어로물입니다. 업무 수행 중은 물론 집에 가서 가족과 휴식하는 시간에도 마스크를 쓰고 빳빳하게 굴지만, 뇌가 텅텅 비어 아무 생각이 없고 '공산주의자'라는 말엔 자동 반사로 폭력부터 튀어 나가는 정권의 허수아비지만 어쨌든 우리 캡틴 팔콘은 전투력이 상당하구요. 뭣보다 늘 히어로 코스츔을 입고 돌아다니니까요. 심지어 이 인간에겐 사이드킥까지 있습니다. '파트리지 키드' 라는 이름의 동양인 부하인데 전투력은 팔콘을 가볍게 능가하면서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그 어떤 사람으로도 순식간에 변장(사실은 변장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냥 배우를 바꿔 버립니다. ㅋㅋ)할 수 있는 초능력자에 가까운 녀석이에요. 하지만 역시 별 생각은 없고. 늘 팔콘이 시키는대로만 움직이죠. 이 둘이 함께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60~70년대 배트맨 티비 시리즈를 레퍼런스 삼아 캐릭터를 만들고 영화를 연출했다고 감독님께서 직접 밝히셨군요. 


 그래서 영화의 때깔이나 장면 연출도 거의 다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유치하단 느낌의 알록달록 색감과 그 시절 티비 시리즈스런 허술한 세트와 특수 효과. 일부러 노린 배경 합성 장면들도 그렇고 뭣보다 주인공들의 적인 공산주의자와 페미니스트(ㅋㅋㅋ)들이 모두 옛날 히어로물의 졸개 빌런들마냥 다 비슷한 옷차림에 생김새를 하고 우글우글 달려들어요. 그러니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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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대물 느낌나는 부분들도 있구요. 그리고 이 양반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을 자세히 보면 또 다른 장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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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슨 바로 홍콩 무술 영화!!!)



 - 당연히 풍자극이고 그래서 살라자르도 바보, 캡틴 팔코와 부하도 바보, 주변 정치인들도 바보인데 여기에 덧붙여 주인공과 살라자르를 노리는 적들도 모두 주인공들보다 아슬아슬하게 덜 바보일 뿐 옛날 코믹북 악당들처럼 황당무계한 일들을 계속 벌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풍자의 대상은 주인공들 편이니 이 쪽이 압도적으로 멍청한 짓을 하고 나쁜 짓을 하다가 곤경에 처하고 자멸하고 그래요. 그런데... 이 영화가 애매해지는 부분이 바로 요깁니다. 


 분명 실존 인물, 실제 포르투갈의 독재자를 모델로 등장 시키는데 이 인간은 그냥 바보 멍청이일 뿐 딱히 뭘 하질 않습니다. 대신 캡틴 팔콘이 이리저리 활약을 빙자한 행패를 부리고 다니는 게 중심이 되는데요. 자막이 뭐라고 주장하든 얘는 실존 인물이 아니잖아요? 극중에서 벌이지는 일들도 현실 포르투갈에서 벌어졌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일 법한 건 하나도 없구요. 당시 나라 상황에 대한 반영 같은 것도 없어요. 그래서 결국 이야기가 좋게 말해 보편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풍자의 힘이 많이 약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야기가 뒤로 갈 수록 풍자극의 느낌보단 '총알 탄 사나이' 같은 류의 개그 영화를 보는 느낌이 강해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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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 암약하던 공산주의자들의 무시무시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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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라 캡틴 팔콘!!!!!)



 - 그래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일단 저 옛날 옛적 미국 히어로물 느낌나는 연출이나 비주얼은 꽤 그럴싸했구요. 터무니 없을 정도로 멍청하고 우악스러운 주인공들의 행각으로 경악하며 웃게 만드는 유머 감각도 무난하게 괜찮았구요. 다만 이게 보다 보면 뭐가 본체이고 뭐가 덤인지 고민하게 되는데, 다 보고난 후의 제 결론은 옛날 옛적 배트맨 드라마를 재현하는 아이디어를 짜내다가 '아, 그 당시에 우리 나란 독재자가 지배하고 있었지?' 라는 생각이 나서 그걸 토핑으로 올린 게 아닌가... 하는 거였습니다. 이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밸런스가 안 맞는 느낌에 아쉽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진지한 영화, 얻을 게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굳이 안 보셔도 될 것 같구요. 옛날 미국의 레트로 히어로물을 패러디하는 포르투갈산 개그 영화... 가 궁금하다면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저는 결국 괜찮게 잘 봤습니다. 끝.




 + 생각해 보니 주인공의 사이드킥이 쌩뚱 맞게 동양인이었던 건 이소룡 때문이었겠군요. 60년대 '그린 호넷' 시리즈에 사이드킥 역할로 출연하셨다죠.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의 사이드킥 캐릭터도 실제로 배우가 무술을 꽤 하는 사람을 섭외했더라구요. 그래서 그 캐릭터가 활약하는 액션 장면들은 참으로 의외로 퀄리티가 나쁘지 않습니다. ㅋㅋ 난이도 있는 동작들을 해당 배우가 직접 하는 것도 확실히 티가 나구요. 덧붙여서 이와 같은 이유로 옛날 홍콩 무술 영화 좋아하셨던 분들도 심심풀이로 한 번 틀어보실만 합니다. 우리가 언제 포르투갈 배우들이 그 시절 홍콩 무술 액션 흉내내는 영화를 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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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이 시리즈를 본 적은 없지만 얼마 전에 이소룡 영화들 몰아 보다가 알게 되었지요.)



 ++ 살라자르. 살라자르... 왠지 익숙하다 했더니 작년에 본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배경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었어요.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데 덕택에 기억이 되살아났네요. ㅋㅋ 말년이 정말 독특한 인간이었고. 내친 김에 좀 더 찾아 보니 애초에 캐릭터가 상당히 튀는 독재자였네요. 보통의 다른 유명 독재자들과 추구하는 바도 달랐고 스타일도 전혀 달랐던. 그래 봐야 결국엔 독재자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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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무능한 개그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게 너무 격해서 작품의 풍자가 약해질 정도로다가... ㅋㅋㅋ)



 +++ 스포일러는 지인짜로 간단하게 적습니다. 스토리가 그렇게 중요한 영화가 아니어서요. 


 그래서 우리의 영웅 팔콘과 사이드킥 키드는 매일 매일 공산주의자들의 난동을 제압하고 다니는데요. 이들이 뭔가 큰 계획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고 그걸 캐다가 그만 예상치 못했던 강적들(팔콘이 자기가 캡틴이 되려고 비겁하게 기습해서 제압했던 동료 군인들입니다)의 협공을 받고 패배합니다. 거기에다가 우리 사악한 공산주의자들이 개발한 공산당빔(...)을 맞고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던 공산주의자가 되어 버려요. 그래서 나쁜 짓을 하다가 감옥에 가게 되구요. 


 근데 그 동안에 그 빌런놈들이 민족의 령도자 살라자르 각하를 납치했다는 뉴스가 전해집니다. 이 뉴스를 보고 괴로워하던 팔콘은 꿈에서 만난 조상님에게 꾸지람을 듣고는 스스로 세뇌를 풀고 각성, 다시 캡틴 팔콘으로 돌아와 그동안 중식당에서 일하며 제법 행복하게 살던 키드를 다시 질질 끌고 나가선 살라자르 구출에 나서구요. 그래서 자길 이기고 세뇌 시켰던 빌런(?)들을 모두 무찌르고 각하를 구합니다만.


 그 순간에 들이닥친 것이 예전에 전사한 줄 알았던 팔콘의 스승, 뭐뭐 장군님입니다. 알고 보니 이 양반이 살라자르를 처단하고 포르투갈에 민주주의란 걸 들여 놓으려는 저엉말 나쁜 놈이었지 뭡니까. 그리고 등장하자마자 비겁하게 총을 쏴서 키드를 죽였어요. 키드는 죽기 직전에 팔콘에게 '사실... 난 니가 언제나 싫었다 이 파시스트 돼지야!!!' 라는 고백을 털어 놓고 떠나구요. '얘가 총을 맞아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야!!' 라며 스승과 1vs1 결투를 벌인 팔콘은 천신만고 끝에 승리. 구해낸 각하와 함께 해맑게 웃으며 포르투갈의 희망찬 미래를 외칩니다. 이걸로 엔딩이에요.

    •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보는 Btv+에는 없는 영화라서 좀 아쉽네요. 나중에라도 기회되면 챙겨봐야 겠습니다 :DAIN_

      • 굳이 추가금(?)을 들여가며 감상해야 할만한 작품인가... 라고 묻는다면 좀 난감합니다만. ㅋㅋ 그래도 왓챠 덕에 편하게 잘 봤습니다. Btv+에도 조만간 들어가길 기원해 봅니다!

    • 왓챠 찜 목록 지우기에 집중 하시고 계신가봐요ㅋㅋㅋㅋ 이번 겨울 방학은 왓챠와 함께!!!
      • 아시다시피 그래 봐야 증식 속도가 더 빠른 데다가... 그동안 듀게 회원님들께서 추천해주신 시리즈물 같은 게 다 디즈니 아니면 애플 티비라서 왓챠의 비중은 그리 커지지 못할 것 같습니다. ㅋㅋ 뉴스를 보니 왓챠는 이제 자체 유지는 포기하고 매각 쪽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던데. 제발 누가 좀 줍줍해줬으면 하네요. ㅠㅜ

    • 포르투갈에도 독재자가 있었군요. 말씀처럼 독특해봐야 독재자긴 한데 궁금하니 찾아보겠습니다. 아니 무시무시한 공산자들 복장 뭔가요. 딱이라면 딱이라서 러시아 사람들 보면 벌떡 일어나겠어요. 오늘도 덕분에 재미난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했던 데다가 산업화를 거부하고 기존의 농경 사회를 유지하려고 했다든가, 폭력적인 수단을 상대적으로 자제했다든가... 하는 부분도 있지만 말년이 진짜로 특이합니다. 병이 나서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그때 치매인지 다른 정신적 문제인지가 발생해서 자기가 계속 지도자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가짜 신문 만들고 가짜 보고서 올려가며 심기 경호를 해줘서 결국 끝까지 자기가 지도자인 줄 알고 집구석에 처박혀 살다 죽었다고... 하하;

    •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MCU의 팔콘이 생각났습니다.(하필 캐릭터도 캡틴이 된...)

      • 덕택에 영문으로 검색해도 계속 그 팔콘과 섞여 나옵니다. ㅋㅋㅋ

    • ㅋ 공산주의자들을 공장에서 찍어냈나...수염은 마르크스 코스프레인가요. 또 하나의 듣도 보도 못한 영화를 찾아 보셨네요.


      덕분에 살라자르를 찾아서 조금 읽었어요.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이네요. 산업화와 근대화에 부정적이었다는데, 기후 위기로 망하는 건 시간 문제인 지금 생각해 보면 다시 볼 여지가 있네요. 이 사람이 기후 위기땜에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요.  

      • 말씀대로 그런 의미도 있는 듯 하구요. 워낙 안 유명한 영화라 사진을 못 찾았지만 '공산주의자' 말고 '페미니스트'들도 나옵니다. 하하;;


        오래 전 사람이고 남의 나라 일이라 편하게 하는 얘기지만 정말 독특한 독재자였죠. 국민들 도덕성에 좋지 않다고 산업화를 거부했다니 참. ㅋㅋㅋ 말년도 정말 드라마틱하구요. 어째서 이 사람 일생 갖고 영화 같은 게 안 만들어지는지 신기합니다. 뭐 이미 나왔는데 제가 모를 가능성이 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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