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투자 잡담. 진짜 예언자들의 시간
1.어떤 마을에 예언자 행세를 하는 놈이 있다고 쳐요.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기 전, 자칭 예언자에게 오늘은 어디로 가야 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물어보러 오죠. 그는 한참동안 고민하더니 근엄한 얼굴로 오늘은 북쪽에 가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대답해요.
예언자의 말대로 어부들이 북쪽으로 배를 몰고 가자, 물고기가 잔뜩 있었고 어부들은 예언자를 칭송해요. 이게 바로 2025년까지 진행된 주식 전문가들의 행태인 거죠.
그 예언자는 진짜로 물고기가 잡힐 곳을 잘 알고 그렇게 말한 걸까? 아니예요. 2025년까지는 북쪽으로 가든 동쪽으로 가든...동서남북 어디에나 물고기가 잔뜩 있었던 거거든요. 아주 조금만 판세를 볼 줄 알아도 틀리기가 힘든 장이었으니까요.
2.그건 나도 비슷해요. 사람들이 내게 유튜브를 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하지만, 동서남북 어디에나 물고기가 있을 때 유튜버를 했으면 누구든 어느정도의 팔로워-또는 신도-는 모았을걸요. 그런 좋은 시절에 유튜브를 안한 게 후회되긴 하지만 뭐 어쨌든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어떨까? 2026년부터는 가짜 예언자들은 발붙일 곳이 없는, 진짜들만이 살아남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이제는 오를 만한 종목들은 다 올랐고, 지수마저도 올라버렸기 때문에 오를 종목을 맞추는 게 어려워진 상황이죠.
3.2026년에도 나의 셀렉션은 지금까지와 같아요. 1-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일 것. 2-중국을 상대로 경쟁할 필요가 없는 기업일 것. 3-그 중에서 아직 상승이 끝나지 않은 종목일 것. 이렇게죠.
이렇게만 쓰고 보면 추려내기가 매우 간단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지금까지처럼 대충 오를 것 같은 걸 찍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상승하지 않은' 종목을 골라내는 건 쉽지만 '상승이 끝나지 않은' 종목을 골라내는 건 매우 어려워요.
4.휴.
5.어쨌든 이번에 단톡방을 하나 만들었어요. 투자하는 사람들끼리 이런저런 뷰를 공유해 볼까 하고요.
사실 이건 좋은 결정이 아닐수도 있겠죠. 그 좋은 세월을 다 냅두고 이제와서? 진작에 만들었으면 다같이 하하호호 하며 즐겁게 투자를 할 수 있었겠죠. 그런데 이제와서 남에게 이런저런 설교를 하는데 맞추질 못하면 욕만 먹을 뿐이니까요.
6.하지만 뭐...내가 칭찬을 받고 안 받고, 욕을 먹고 안 먹고가 중요한 사항은 아니니까요. 어쨌든 올해같은 힘든 분수령에는 내 썰이 조금이나마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니까 만들어 봤어요.
7.사실 올해는 '어디에 투자하냐'가 문제가 아니라 '투자를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가 화두여야 해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듬뿍 유입되고 있는 중이고 그게 임계점에 다다르면 세력들이 그걸 잘 받아먹고 게임오버를 시킬 거니까요.
내가 2025년 초에 멀티버스 글에서도 썼듯이, 투자는 2025년까지만 하고 2026년부터는 돈을 몽땅 뺀 다음에 금융위기를 기다릴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같이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니 이번 판의 문이 닫히기 전까지 조금은 더 있다가 퇴장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