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죽은 다음
바쁘고 정신없는 현재 상황의 해독제로 맞는 책인 것 같아서, 먼저 산 책의 산더미를 무시하고 이거부터 읽었습니다.
결론은 아주 훌륭합니다. 장례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서 장례지도사 지망생인척 하면서 직접 배운 르포르타주로도, 장례 관련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서 엮은 인터뷰로도 흥미롭지만, 미래에 장례식 주인공이 될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죽음을 대비하는 사람의 이야기로도 좋습니다.
이분이 기존 장례 문화의 자본주의적 상업성이나 가부장적 형식성에 명확한 거부감을 가지고 대안을 찾는 분이라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실제로 장례를 진행해 본 적은 없지만, 옆에서 본 눈치로도 장례식의 모든 것이 가격표 항목 결정으로만 진행된다고 느낀 바 있어서, 제가 죽으면 내 장례는 이렇게(일일장/삼일장 아니라 추도식만, 부고는 직계가족만, 수의는 입던 옷으로, 화장해서 임야 수목장으로 등등) 해 달라고 명확하게 남겨놓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제 유족들은 제 의사를 존중해 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요.
당연히 사별자들의 다양한 사연들도 많은데 입관한 자매의 옷섭에 오만원권을 넣으면서 “꿈에 나 만나러 올 때 택시 타고 와”라는 자매들 이야기가 아주 와닿네요. 자매만 있는 독신이라 제가 떠나게 되면 자매들이 가장 아쉬워하게 될 거라서 그런가봐요.
이 책 추천글은 봤어요. 시사인 연말특집에 동네책방 여러 곳에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장례'는 필수적인 중요한 일 중에 무관심의 영역으로 두는 분야 중 하나 같아요. 요양 병원도 비슷하고요. 절차, 방법, 비용 등을 모르면서 그냥 일이 닥치면 편의를 따르게 됩니다. 내가 죽고 나서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말씀처럼 미리 생각해 두고 정해 두면 좋을 성싶네요. 그러기 위해 이 책이 참고가 많이 되겠습니다. 중요한 실용서 같습니다. 책 소개 감사드리고...자매들이 있으시다니 부러워요!
누구나 맞게 될 운명인데 '죽은 다음'이라 그런지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고 있기도 하지요. 죽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장례는 내 뜻대로 하고 싶은데 말이죠. '사전 장례 의향서'라고 공식 서류도 있는데, 이걸 작성해 놓아도 따를지 말지는 유족 맘이라는 문제가 있답니다;;; 귀신이 무섭지도 않나;;;;
제목은 다크한데 내용은 그러한 것이었군요.
장례식이란 게 참 결혼식 못지 않게 '이게 맞나?' 싶은 부분들이 많죠. 저도 언제 한 번 시간 내서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어요. 어떻게 죽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 당연히 뜻대로 되진 않겠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휘리릭 가는 것보단 나을 수 있겠죠... 하하;
결혼식 해 본 분들이 자기 뜻대로 결정해서 진행하기 어렵다고 한탄하는 건 많이 봤어요. 장례식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긴 한데,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그래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미리 생각해보는 건 좋은 접근인 것 같아요. 염습이나 수의도 나름 의미가 있는 제도지만, 그런 걸 쓸데없다고 보는 저같은 사람도 있을 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