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엔딩 본 게임.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간단 잡담입니다

1. 바이오 하자드. 요즘엔 영화 시리즈의 영향으로 '레지던트 이블'이 더 익숙한 제목이 되었지만 암튼 8편입니다. 2021년 게임이고 PC엑박플스스위치 다 되고 심지어 아이폰에서도 가능해요. 저는 며칠 전에 게임패스에 올라온 걸 보고 플레이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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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에 정작 주인공의 모습은 안 나와 있어서 웃깁니다. ㅋㅋ 1인칭 시점이고 주인공 얼굴을 거의 안 보여주는 게임이거든요.)



 - 바이오 하자드. 혹은 레지던트 이블. 참 유명한 게임이죠. 사실 지금만큼의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건 완성도와는 별개로 쭉 쭉 흥행해 버린 영화 버전 시리즈의 영향이 절대적이겠습니다만. 암튼 유명합니다. 인기도 많구요. 이 게임도 천만 장이 넘게 팔렸다고 하니까요.

 근데 이 시리즈의 역사적인 1편이 발매 되었던 게... 1996년입니다. 30년 됐어요. ㅋㅋㅋ 이 '빌리지'가 8편이지만 그건 정식 넘버링의 이야기이고 그동안 와장창 쏟아져 나온 외전들까지 하면 스무 편은 훌쩍 넘길 거에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좀 실험적으로 나온 소수의 예외들을 제외하면 거의 일관되게 첫 게임의 기본 시스템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좋게 보면 팬들에게 정겨움을, 나쁘게 보면 요즘 게이머들에겐 참 낡은 느낌을 주는 게임이란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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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바이오 하자드(=레지던트 이블)라고!!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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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놀랄만한 변화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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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건 그냥 스킨 교체랄까. 이런 느낌이었구요.)



 - 나름 7편에서 '이대론 안 되겠다!' 하고 큰 변화를 주긴 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웠고, 아니메 스타일에서 실사 미국 드라마 스타일로 시각적인 변화도 줬고. 뭣보다 시리즈 내내 유지되었던 3인칭을 버리고 1인칭 시점으로 갈아 탔죠. 그리고 이런 변화가 먹혀서 7편은 참으로 오랜만에 호평 받고 그랬는데... 문제는 말입니다.


 그 '혁신적'이었다던 7편이 말이죠. 정작 게임을 붙들고 해 보면 정말 전통적인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형식 거의 그대로였어요. 무력한 주인공이 공포스런 적들에게 쫓기며 간신히 간신히 살아 남는다... 라는 전개는 오프닝, 그러니까 초반 한 두 시간 용이었고 거길 넘기면 다시 평소의 그 맛이었죠. 부족한 짐칸에 어떻게든 아이템들 욱여 넣고 다니며 모자란 총알 때문에 괴물들 보면 도망다니다가 어느 순간부턴 넉넉한 짐칸에 고화력 무기들 잔뜩 들고 다니며 팡팡 터뜨리고. 종국엔 거대화된 촉수 괴물에게 로켓 런처를 슝슝 날리는 액션 게임.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든 좁아 터졌지만 길은 왕창 복잡하게 꼬여 있는 맵 속을 돌아다니며 열쇠 찾으러 다니는 피곤한 퍼즐 게임. 그랬구요. 이게 이번 8편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러니까... 결국엔 20여년 전에 나온 선배 게임들의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갖고 가는 신작이란 얘기죠. 7편과 마찬가지로 달라 보이는 건 그냥 겉모습 정도구요. 붙들고 하다 보면 옛날 옛적 그 게임들 그 맛 그대로입니다. 무릎까지 밖에 안 오는 울타리도 못 넘고 다 쓰러져가는 폐가의 너덜한 나무 문짝도 자물쇠가 잠겨 있으면 열쇠 찾을 때 까지 못 지나가는 낡은 게임적 허용(?)도 그대로이고. 모양새는 좀 바뀌었지만 헤드뱅잉을 하며 어기적 다가오는 움직임은 그대로인 짜증나는 괴물들을 헤드샷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즐거움(??)도 그대로이고. 일본 만화풍으로 허세 쩌는 빌런들이 막 거대화 되어 설치고 다니면 죽어라 피하다가 짬짬이 한 방씩 날리는 식의 보스전도. 뭐 뭐 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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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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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그 바하가 맞습니다. ㅋㅋㅋ 본격 액션 방탈출 게임이요. 열쇠를 찾아라!!! 또 찾아라! 하나 더 찾아라!! 계속 찾아라!!!!)



 - 나름 새롭게 시도한 게 있긴 해요. 어차피 과학적인 건 처음부터 겉치장으로만 두르고서 환타지로 달리던 이야기에서 과학적인 걸 정말 99% 배 째버리고서 중세풍 다크 환타지로 가 버린 배경, 디자인, 스토리가 그렇습니다. 배경도 딱 '드라큘라' 같은 영화에 나올 법한 동네에다가 빌런들도 늑대 인간에 마녀에 가고일 느낌 나는 비행 괴물에다가 뭐뭐... 그렇거든요. 얼핏 보면 너무 멀리 가 버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히 충격적인 변화였는데요.


 문제는... 그게 결국 그냥 스킨에 그칠 뿐이라는 거겠죠. 좀비가 늑대 인간이 되고, 첨단 연구실이 옛날 호러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공간이 되고... 뭐 이런 식으로 달라지긴 했는데 결국 플레이 감각은 전작들과 거의 완벽하게 같습니다. 나름 이것저것 변형, 개선을 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고인 물,  썩은 물 게이머들이나 느낄 부분이고 전반적인 큰 틀은 옛날 옛적 그 게임이 맞아요. 정말로 크게 변한 게 없구요. 게이머들에게 호평 받는 스토리나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부분도 뭐. 개인적으론 '역시 게이머들은 스토리 부분에 대해선 참 관대하단 말이지' 라고 느꼈습니다. ㅋㅋㅋ 이렇게 무성의한 이야기에 몰입도 하고 감동도 받았다니 참 부러운 성격이구나... 라고 생각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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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해야할 일 다 표시해주는 친절한 시스템은 좋은 변화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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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 중에는 나름 개성있게 잘 뽑은 녀석들도 아예 없진 않습니다. 게임 속에서 그닥 잘 살려낸 것 같진 않지만요.)



 - 고로 뭐.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와 이번 편 잘 뽑았네! 라며 반길 수 있는 작품임이 분명합니다만. 아 식상하고 이젠 좀 질렸네... 라는 생각을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 저 같은 게이머에겐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의 작품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번 마블 신작은 꽤 잘 뽑았다던데!' 라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하면서 재미는 있고 어떤 면에서 칭찬 받는지도 알겠지만 그냥 이것의 존재 자체가 저에겐 식상해서 시큰둥해지는 거죠. 차라리 전에 글 올렸던 '네온 화이트'를 몇 배는 더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그러니 이 시리즈 좀 해 보셨고, 아직 요건 안 해보신 분이라면 게임패스 한 달 돈으로 플레이 해 볼만한 작품은 되겠습니다만. 굳이 남에게 추천하고 싶진 않군요. 그래도 플레이타임이 짧아서 딱 이틀 만에 엔딩을 봤으니 불만은 없었다는 거. ㅋㅋㅋ 그러합니다. 아마 이번 달에 나올 새 작품도 그냥 관망하다가 나중에 게임패스 나오면 하고 아님 말고... 이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끄읕.




 + 참고로 난이도는 살짝 낮은 편입니다. 저 원래 이 시리즈 잘 못하는데 정말로 별로 안 죽고 금방 엔딩 봤어요. 플레이타임이 12시간 나오긴 했지만 이 중 최소 3시간은 늙어서 어두워진 게임 속 길눈에도 불구하고 공략 안 보고 플레이하다가 삽질로 보낸 시간이었구요. 덧붙여서 다회차 요소를 꽤 충실하게 만들어 놓아서 깨고 또 깨며 파고들기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겐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 오래오래 잘 쓰던 엑박 컨트롤러가 아들과 딸의 혹사로 맛이 가서 시험 삼아 구입해 본 요즘 대세 컨트롤러 8bitdo 얼티밋2... 로 플레이 했는데요. 처음 딱 써봤을 땐 세간의 평가대로 오 이 정도면 엑박 컨트롤러 충분히 대체 되겠는데? 했었지만 쭉 붙들고 사용 해 보니 음. 역시 엑박 컨트롤러가 좋긴 좋아요. ㅋㅋㅋ 이것도 충분히 좋긴 한데 조작감이나 그립감 같은 부분이 애매하게 조금씩 떨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워낙 싼 값(직구 가격이 대략 4만 6천원!) 덕분에 이 가격대에선 압도적으로 좋아서 잘 팔리는 건 이해가 되구요.



 +++ 사실 요즘 게이머들이 '스토리가 좋다!'라는 게임들을 보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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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or 자식 구출하거나 보호하는 중년 아저씨들이 주인공인 작품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ㅋㅋ

 콘솔 게이머들 성별 분포가 애초에 확실히 남초이기도 하고. 또 어려서 콘솔 게임 취미를 갖게 된 사람들의 요즘 연령대가 대략 그 근방이기도 하고 그렇죠.



 ++++ 아. 트레일러를 안 올렸군요. 아무도 안 보시겠지만!!!



 진짜 플레이 장면은 거의 없이 컷씬들만 편집해서 영화 예고편처럼 만든 버전입니다. 

 게임 관심 없는 분들이라면 요즘 게임들 그래픽이나 연출이 이렇구나... 하고 한 번 틀어보시는 것도? ㅋㅋ

    • 골드에디션은 3인칭 tps도 지원합니다. 저는 무조건 3인칭 선호에다 제일 처음 접한 게 4편이라, 3인칭으로 했지요.


      4편 생각하면서, 추억의 맛이라 즐겁게 했습니다.




      혁신적인 건 인디 게임으로 만족하는데, 또 결국 익숙한 거 하게 되긴 합니다. 게임할 시간도 없지만..ㅋㅋ

      • 게임패스엔 일반 버전만 올라와서 말이죠. ㅋㅋ 3인칭으로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저도 투덜투덜 적어 놓았지만 하는 동안은 즐거웠어요. 익숙한 맛이란 게 참 무섭죠. 사실 그렇다고 아예 확 바꿔 버리면 '이게 바하야?'라는 생각이 들 것도 뻔하구요. 그러니 참으로 의미 없는 투덜거림이었던 것... ㅋㅋㅋ




        그래도 바이오 하자드니까 식상 어쩌고 하면서도 플레이하고 엔딩도 봤습니다. 어크 시리즈 같은 건 이제 건드릴 맘도 안 들어서 이번에 게임패스에 와장창창 다 들어왔는데도 설치도 안 하고 있어요. ㅋㅋ 다만 요즘엔 확실히 인디 게임들을 더 많이 하게 됐네요. 이게 정말로 요즘 AAA 게임들이 문제인 건지, 아님 그냥 제가 변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흠...

    • 저는 '보글 보글' 마지막판까지, 돈으로 때우면서 격파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 ㅋㅋ   어떤 부분을 어쩌다 등한시 하다보면, 그 분야가 모르는 사이, 너무 발전하여, 아예 다시 발 들이기가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어쩌다보니, 게임을(게임 콘텐츠를) 영화로만 접하게 되었죠.. 

      • 돈으로 때우면서라도 격파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오락실 죽돌이였던 그 시절에도 몇 번 보지 못한 풍경이었네요. 물론 저 말고 다른 사람이... 하하.


        요즘 게임들이 옛날 옛적 그 게임들이랑은 정말 많이 다르게 발전하긴 했는데, 여전히 한 쪽에서는 그 추억의 '전자 오락'스런 게임들도 많이 만들어내고 있고 그럽니다. 전 요즘엔 그 쪽에 좀 더 꽂혔구요. ㅋㅋㅋ

    • 이 시리즈 최신작 영상을 봤는데 이 시리즈 최고인기 캐릭터가 나와서 뒤돌려차기로 좀비 머리를 으깨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결국 이 시리즈의 본질이란건 그런거고 류가 파동권 쓰는걸 몇년마다 한번씩 꼬박꼬박 보여주는게 프랜차이즈의 본령인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익숙한 플레이 감각을 주는 것'이 게임의 정의일지도 모르겠어요.

      • 시리즈라는 게 원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맞고 그런 측면에서 요 게임도 충분히 본분(?)을 지키며 잘 뽑혀 나온 게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제 제가 변한 거겠죠... ㅋㅋㅋ 이 시리즈 특유의 '긴장과 공포를 유발하기 위한 불편한 플레이 감각'을 이제 잘 못견디겠더라구요. 피로가 밀려옵니다. 그냥 팡팡 쏴대고 싶어요. 어차피 나중엔 그렇게 플레이하도록 유도할 거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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