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감상

퍼피디아가 내 거기는 혁명을 위한 거라고 큰소리치고 혁명 선언을 당당하게 외치고 총쏘고 토니 몬타나같다고 외치고 은행 털다 같은 흑인 경비원을 쏘아 죽이고 산후우울증 걸려서도 여성의 자율 어쩌고 하는 걸 보니 큰 구호 속에 자신의 욕망을 숨기는 비겁한 사람이라 봐서 나중에 편지가 나와도 별로 믿음이 안 갔어요. 그 시대 흔히 분위기에 휩쓸린 인물같았어요. 룩조도 거창한 구호와 거대한 집단에 소속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퍼피디아와 비슷하고요.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에서 모여서 세인트 닉 만세 외치고 시작하는 거나 딸이 잡혀 간 퍼거슨에게 계속 암호 물어 보는 혁명가 집단 보면 스타일만 남고 알맹이는 사라진 게 퍼피디아같은 인물들이 머무르다 사라진 조직답고요. 토니 몬타나가 어떤 경위로 그런 최후를 맞이했는지는 생각 안 하고 총을 쥐고 있는 이미지에만 경도된 게 퍼피디아같았어요.
베니시오 델 토로도 한편으로는 타자화되고 이상화된 라틴 아메리카 인이란 생각이 들었죠.
저는 체스티디 이 배우도 사람들이 늘어놓는 것만큼의 대단한 인상은 못 받았습니다. 호화 배역진 사이에서 충실히 자기 역할은 한 것도 충분히 대단한 거지만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연기는 아니었어요.쓰신 대로 기능적으로 쓰여진 탓도 있겠죠.
개봉했을 때 이 영화 안 보고 가을야구 봤는데 그게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번 재개봉 때 정가 다 주고 본 게 아깝지는 않지만 기대보다는 별로였네요 채스티디 인피니티도 감독 지시 안에서 잘 움직엽다고 생각하는 정도.
한 사람이 외치는 구호나 속한 단체의 강령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게 본질임을 느끼게 해 주긴 했습니다. 원래 샬린이었는데 숨어 살며 받게 된 윌라란 이름이 의지 will에서 오는 거 볼 때 혁명의 의지는 대대로 이어진다는 거겠죠, 제옥처럼 끝없는 전쟁.
위장명이나 별명없는 두 인물이 퍼피디아와 디안드라인데 퍼피디아는 위에서 썼고 디안드라는 용감한.
강한이란 뜻이 있고 그 이름대로 행동해요.
아버지가 일당백하는 테이큰을 뒤집은 영화같기도 해요
그렇게도 보이네요.
윌라 폰을 알려주는 친구가 트젠인 것도 전복을 시도한 것 같았어요. 별나게 they 이러고 다니지만 퍼피디아같은 배신자라는 듯.
참 재밌을 것 같다... 라고 생각만 하면서 그냥 흘려 보냈던 작품인데 이런 후기 글들을 보면 좀 후회가 되기도 하구요. ㅋㅋ
이 감독님 영화들이 하나 같이 다 좀 강렬하게 밀어 붙이는, 보는 사람 힘 빠지게 만드는 그런 에너지 같은 게 있고 그랬는데 이번엔 아예 액션 비중을 키워가며 그런 체감을 더 강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역시나 극장에서 봤어야... 라는 때늦은 후회를 해 보구요.
언제나처럼 글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집구석에서라도 꼭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봐야겠다고 다짐을 해 보아요. 하하;
상영시간 2시간 41분에 약간 겁을 먹었는데 시간이 후루룩 지나가긴 합니다.
아카데미 시즌을 맞아 OTT에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