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아카데미의 날, '씨너스: 죄인들' 간단 잡담입니다
- 작년 영화죠. 런닝 타임은 2시간 17분. 스포일러는 안 적겠습니다. 이걸 적기 시작하는 현재 시각을 고려할 때 거기까지 가다간 심각한 수면 부족이 예상되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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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의 술집 그림이 참 상징적인 장면이죠. 얼마 전 '웰컴 투 데리'에서도 봤고 여기저기서 자주 변형, 인용되는 사건이더라구요.)
- 1930년대 미시시피입니다. 피투성이 몰골로 폼나는 차를 몰고 작은 교회 앞에 도착한 흑인 젊은이가 한 손엔 박살난 기타 조각을 들고 예배당으로 들어가요. 목사님은 젊은이를 보고 자기가 뭐랬냐며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회개하고 그 기타 쪼가리를 버리라고 외치구요. 부들부들 떨며 번뇌하면 청년은...
에서 하루 전으로 점프. 방금 그 젊은이는 새미. 타락한 자들의 음악 같은 거 하지 말라는 아빠와 갈등이 있어 보이지만 대체로 착한 아들이에요. 그날까지는요. 마을을 떠나서 오랫 동안 뭔가 수상한 일을 하다가 돌아와 라이브 술집(이라고 적으니 매우 한국적이네요 ㅋㅋ)을 차리겠다는 스모크-스택 형제가 나타나 새미를 데려가고. 함께 마을을 돌며 당장 그날 밤에 벌일 개장 파티 준비를 하네요.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섭외하고 또 어떤 사람들과는 과거의 인연 썰을 풀기도 하구요. 그러다 드디어 오픈한 꿈과 희망의 흑인 전용 라이브 바엔 몹시 수상한 백인 3인조가 찾아오고 그 이후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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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꽤 인상적인 장면이었는데... 이게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일 줄은 몰랐죠. ㅋㅋ 다시 보니 사람들 흰 옷이 눈에 띄네요.)
- 보긴 엊그제 봤습니다. 근데 '포커페이스'를 너무 재밌게 봐서 글 적는 순서를 바꿨더니 오늘이 오스카의 날이었네요. 전혀 몰랐지만 어쩌다 타이밍이 이렇게... ㅋㅋ
지난 수년간 호러 영화들 중 가장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흥행도 대박이 났다!!! 연기고 연출이고 음악이고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쩐다'더라!!! 등등의 소문을 듣고 여름 개봉 때 보려고 했습니다만. 개봉 첫 날부터 이 동네에선 격하게 띄엄띄엄 게릴라 상영을 시작해 버렸을 뿐이고... 그래서 포기하고 본 게 미션 임파서블이었죠. 그러고서 언제든 OTT 올라오겠지... 하면서 기다렸고 그게 지난 주였네요. 그래서 냉큼 봤습니다만. 이미 다른 글에 댓글로 달았듯이 전 뭐. 재밌었고. 좋았고. 훌륭한 작품이라 느꼈습니다만 제가 기대했던 방향의 영화는 아니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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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 주연상 수상 축하합니다 배우님들. 아니 배우님... ㅋㅋㅋ)
- '블랙 라이브스 매터' 계열 작품이라고 해도 되려나요. 이 사회 운동 자체는 10년이 넘었지만 제가 그걸 확실히 인지했던 건 역시 플로이드 사건 이후였구요. 이런 테마를 강력하게 다루면서 일련의 흐름을 만들어낸 작품... 이라고 하면 아마도 '겟 아웃'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후로 비슷한 테마의 흑인 호러 영화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몇 년 후엔 HBO의 '왓치맨'도 나왔고. (그냥 왓치맨의 드라마 버전이라고만 알고 보다가 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 그러고 연이어서 본 게 또 '러브크래프트 컨트리'였었구요. 그리고 뭐뭐... 하다가 지금까지 흘러와서 이 영화가 나오게 된 게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요.
그 중에서 제게 가장 좋은 교재(?)가 되어준 건 '왓치맨'이었습니다. 이게 흑인 수난의 역사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다루잖아요. '러브크래프트 컨트리'도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는 별로였지만 역시 흑인 수난사 교재로서는 괜찮은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암튼 이런 작품들을 매년 몇 편씩은 본의 아니게(?) 접하게 되면서 이것저것 주워들은 게 쌓였고.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서 열심히 검색도 해 보구요. 그래서 이젠 이런 소재, 주제를 다룬 작품들을 볼 때 그래도 좀 알아 들으면서(?) 보게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럽니다만.
결국 결론은, 아 역시 난 모르겠다. 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냥 대충 큰 틀로 이런 저런 느낌이다... 이 정도 이해야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근본적으로 무리이고. 그렇다 보니 아주 본격적으로 이런 테마를 다룬 이야길 보다 보면 오히려 좀 소외되는 느낌도 들고 그래요. 그래서 이젠 큰 욕심 없이 그냥 보편적인 부분, 기본적인 부분만 느끼며 보고 그럽니다. 그러니 이 글도 매우 수박 겉핥기식 잡담이 되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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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목소리가 쩔고 노래도 잘 하던 이 분은 본업이 가수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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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장면에선 제 표정이 저 표정이었습니다. ㅋㅋㅋㅋ)
- 그래서 각본상을 탔잖아요.
저도 보면서 가장 감탄했던 게 각본 부분이긴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고작 하룻 밤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에 대하 사극 드라마 느낌을 불어 넣는 센스가 대단했다고 느꼈어요.
그러니까 초반부, 주인공 셋이 마을을 쏘다니며 파티원 모집하는 장면 말이죠. 여길 보면 결국 다 오래 전부터 알아 온 사람들이고 많은 사연을 함께 만든 사람들이고 그렇습니다만. 그 '많은 사연'을 구체적으로 풀어 주는 부분은 거의 없어요. 마주쳤을 때 서로의 표정, 반응, 인삿말 몇 마디와 주고 받은 대화 속에서 오고 가는 눈빛 같은 것. 이런 부분들로 툭 툭 떡밥을 던져 주며 '의미 심장한 느낌'만 주거든요. 그러고서 디테일은 니들이 알아서 상상해라... 이런 식인데 이게 되게 잘 먹히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본 것보다 훨씬 많은 무언가가 머릿 속에서 생성이 되고 이런 것들이 다 엮이고 합쳐져서는 2시간 남짓 영화를 보고도 드라마 한 시즌을 본 듯한 기분이 들게 되는. 뭐 이런 게 아닌가 싶었구요. 또 후반부의 피칠갑 액션 전개 속에서도 이렇게 머릿 속에 생겨난 드라마들이 끊임 없이 발전되며 굴러가서 마무리 되도록 끝까지 새심하게 쓰여진 각본이더라구요. 그래서 분명 나는 '황혼부터 새벽까지'를 보고 있는데 다 보고 나니 왜 '대부'를 본 기분이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했구요.
또 이런 '의미심장'으로 승부하는 각본을 완벽하게 잘 살려준 게 배우들이겠죠. 얼핏 보면 두 사람인 줄 알 정도로 훌륭하게 1인 2역을 소화해 낸 마이클 B. 조던도 좋았고. 어느새 이렇게 다 커버렸단 말인가! 라고 생각하며 본 헤일리 스타인펠드도 좋았구요. 짠내 폭발하는 애니 역할의 운미 모사쿠님은 '그 남자의 집'에서 봤던 걸 뒤늦게 떠올리며 반갑게 봤고. 'x나 조쿤!?' 짤로 유명한 그 분을 이런 영화에서 만난 것도 반가웠구요... 근데 쌩뚱맞게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델타 슬림 역의 델로이 린도 아저씨였습니다. 이 분은 이미 90년대부터 이런저런 액션, 코믹 영화들에서 소소한 기능성 조역들로 얼굴이 익은 분이었는데요.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고 이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되니 요즘 진지한 역할들로 연기력을 뽐내고 계시죠. 다른 누구보다 배우 본인께서 참 살 맛 나시고 연기할 맛 나시겠다... 싶어서 괜히 흐뭇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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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의 x나 조쿤 배우님 참 반가웠구요. 한국에서 본인이 그렇게 인기 밈인 것도 알고 계신다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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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성비를 최대한 맞춰 보았습니다만 이야기 특성항 하얀 사람들을 함께 세워두기는 아무래도 좀...)
- 근데 솔직히 말이죠. '공포 영화들 중에 역대 최고의 비평 성과'와 같은 이야기는 좀... 그렇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
분명히 뱀파이어도 나오고 피칠갑 살육 장면도 나오고 뭐 그렇죠. 그런 장면들을 무성의하게 대충 찍은 것도 아니고 분량도 영화의 거의 절반이니 충분하구요.
하지만 '이것은 은유에요!' 라는 느낌이 지나칠 정도로 노골적인 가운데 진짜로 관객들 겁을 줄 생각은 아예 없는 듯 하고. 또 영화의 다른 부분들에 비해 호러 장면들의 퀄리티는 그냥 무난한 수준 아니었나... 싶어서요. 호러의 탈을 쓴 그 무언가인 영화라는 느낌만 들고 그래서 이게 호러 영화로서 극찬 받을 건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네 뭐 어차피 유명한, 걸작 취급 받는 호러 영화들 중에 그게 무언가의 은유가 아닌 작품 거의 없고 또 호러 전문 작가, 감독이 아니어도 훌륭한 호러들 많이 만든 건 잘 압니다만. 그래도 그러는 가운데 호러로서도 잘 만든 영화들이 많잖아요. 이 영화는 뭐... 전 그 쪽으로는 거의 아무 재미나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냥 블루스 음악을 테마로 해서 흑인 역사를 다루는 대하 사극 정도. 뱀파이어? 맞아 그런 게 나오는 얘기였지. 뭐 이런 기분으로다가... 하하;;
덧붙이자면 제가 좀비와 쌍벽으로 안 좋아하는 게 뱀파이어 이야기이기도 해요. 둘 다 그냥 오래 전에 질렸습니다. 얘들은 정말 뭘 해도 무섭지도 긴장되지도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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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나도 안 무섭고 안 위협적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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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노래를 잘 하는 백인 3인조였을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너무 잘 해서 웃겼던 장면이었어요.)
- 음악에 대해선 별로 할 얘기가 없습니다. 그냥 너어어어어어무 좋았구요.
음악 때문에라도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 는 평들을 많이 읽어서 주말 대낮에 암막 커튼 쳐놓고 볼륨 높이고선 우퍼까지 켜고 봤어요. 이 정도면 윗집 아랫집에서 분명히 투덜거리고 있겠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주말 낮이니 두 시간만 참아 주십셔 이웃님들... 이러고 봤는데 다행히도 현관을 두드리는 분은 없었습니다. ㅋㅋㅋ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웃님들. 하지만 덕택에 영화 속 음악 장면들 정말 즐겁게 봤구요. 당연히 극장 스피커에 비하면 하찮기 그지 없는 여건이었지만 좋았으니까 된 걸로.
근데 전 주인공들의 블루스 만큼이나 빌런님들의 아일랜드 곡들도 좋았어요. 애초에 빌런이 그렇게까지 빌런은 아닌 이야기이고 하니 그쪽 음악들도 참 아름답고 구슬프게 잘 만들어 들려주더라구요. 게다가 전 보면서 '이 정도 사연과 논리면 그냥 다 같이 뱀파이어 되어 버리는 게 해피 엔딩 아냐?' 라는 생각을 꽤 진지하게 했기 때문에 더더욱...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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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그맣고 귀엽던 헤일리 어린이가 어느새 이렇게... ㅠㅜ)
- 암튼 뭐 대충 마무리하겠습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참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각본, 연기, 음악, 연출, 미술 등등 모든 면에서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한 작품이었구요. 재미도 감동도 있었어요.
다만 '호러 영화 사상 뭐뭐뭐' 라는 평가들에 확 꽂혀 버린 채로 감상한 제게는 살짝 어라? 싶은 호러 파트의 무난함이 못내 아쉬웠구요. ㅋㅋ
그냥 흑인들 수난사를 다룬 대하 사극이자 블루스 만만세 음악 영화. 라고 생각하고 봤다면 훨씬 좋았겠다... 라고 생각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참고하시구요.
아카데미에서 주제가 상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받아도 음악상은 이 영화가 받겠네. 라고 생각했던 게 적중해서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ㅋㅋㅋ
그러합니다. 아마 영화를 다시 볼 일은 없겠지만 노래들은 종종 찾아 들을 것 같구요. 그렇게 대략 잘 보았습니다. 끝!
+ 라이언 쿠글러 + 마이클 B. 조던에 루드비히 고란손 조합이라면 '크리드' 시리즈가 있겠죠. 세 편을 연달아 달리고 싶은데 2편이 국내 그 어느 vod 서비스에도 없어서 수년 째 그냥 관망하고 있습니다. 요 '씨너스'의 개봉관 상태도 그랬고 역시 한국에선 흑인들 컨텐츠는 인기가 없습니다... orz
++ 동양인, 구체적으론 중국계 캐릭터들이 나오죠. 대접이 막 섭섭할 정도는 아닌데 딱히 좋다고 보기도 뭐하고. 뭔가 알리바이(?)스럽게 들어간 캐릭터들이 아닌가 하여 조금 기분이 찝찝했습니다만. 생각해 보면 애초에 이 영화 자체가 미국 흑인들이 미국 흑인들 역사 다룬다고 만든 이야기이니까요. 걍 역사적 디테일 느낌으로 겸사겸사 들어간 듯 했어요.
+++ 생각해 보면 거의 역대 최고의 기독교 디스 영화 같기도 하구요. 하하. 정말 짧고 굵게 가차 없이 한 마디로 보내 버리던.
호러 효과의 중요한 한 부분이 '잘 모르는 존재'에 대한 공포/ 거부감인데, 고전 뱀파이어 소재 자체가 그런 효과를 주기 정말 힘들죠. 평소 호러 장르를 안 보는 사람이라면 저 영화를 보고 제법 공포감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좀비도 마찬가지죠. 20세기 조지 로메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으어, 시체가 되살아나서 걸어다닌다고? 피부가 썩어서 너덜너덜해진 채 살아있는 사람을 뜯어먹는다고? 대체 어떤 미친X이 이런 상상을?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뭐..ㅋㅋ
'씨너스'는 애초에 호러 장르 자체의 생생한 공포 효과를 위해 고전적 뱀파이어 소재를 갖고온 건 아닌 듯 싶습니다.
시대극에 맞춰/ 죽지 않는 흑인 정신을 (블루스 등의 음악과 영생하는 뱀파이어로) 표현하려/ 호러 장르에서 소외되었던 흑인(문화)를 근본있는 소재에 접목하려/ 등등의 예술적 목적으로 차용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래도 후반부가 너무 안 무섭고, 긴장감도 없었어요. 뱀파이어로 변한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 두려움? 이런 것도 거의 안 느껴지고..
생각해보면, 그 뱀파이어로 변한 모습을 더 흉측하고 혐오스럽고 흉폭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는데, 그럼 작가의 의도에 벗어나니까요.
(스포 흰색) 그 아일랜드인도 소외받는 계층이고 새로운 연대체를 만드려는 사람인데, 그런 식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겠지요.
에필로그도 그렇고 애초에 무섭기 힘든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네요. 제가 좀비나 뱀파이어물을 안 좋아하는 이유를 되게 정확하게 설명해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미 장르가 되어 버린 크리쳐들 나오는 작품들보단 그냥 뭔지 모를 설정의 B급 호러들을 더 재밌게 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맞아요. 다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분명히 은유로서 뱀파이어를 끌고 왔고 그걸 또 적절하게 잘 활용한 건 맞지만 어쨌든 너무 안 무섭고. 위압감도 없고 또 갸들 주장이 너무 설득력 있다 보니 친구들이 변해 버려도 안타깝지도 않고... 저라도 일단 뱀파이어는 되기 싫겠지만 이 영화 빌런의 주장을 잘 들어 보면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단 말이죠. ㅋㅋㅋ
그 아일랜드인에 대해서도 영화 속 동양인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이게 콕 찝어 '흑인들' 이야기라는 건 부정할 수가 없는데, 그렇담 이렇게 다른 민족과 그 문화를 끌어다 이렇게 활용하는 게 맞나. 나름 존중의 시각을 계속 비춰주긴 하지만 그래도 사알짝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음...;
확실히 '대호평 받은 호러영화'라는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할 부분이 꽤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저는 애초에 쿠글러가 아리 애스터나 로버트 에거스처럼 그런 걸 했을리가 없다고 봤고 그냥 상상하지 못했던 신박한 장르짬뽕물을 이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 하면서 실실 웃음도 나오는 와중에 엄청 재밌게 봤습니다. 개봉당시부터 비교대상으로 많이 언급됐던 '황혼에서 새벽까지'도 있지만 솔직히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봤구요. ㅎㅎ
짐 크로우 시대의 미국 남부를 살아가던 흑인들의 애환을 담은 역사/블루스 음악영화로서 가장 좋은 건 역시 어쩔 수가 없겠고 음악감독 루드윅 고란손과 라이언 쿠글러는 어떻게 그렇게 둘이서 영화학교에서부터 쭉 이어졌는지 대단한 재능끼리의 만남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I Lied To You'는 정말 근래 본(위키드의 디파잉 그래비티도 포함해서) 가장 압도적인 뮤지컬 시퀀스가 아니었나 싶네요. 특히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흑인음악들을 표현하는 요소는 아이디어만 보면 오그라들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은데 극장에서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묘하게 소름 돋으면서도 엄청나게 신나는 그 아이리쉬 댄스 넘버도 대비되면서도 너무 좋았죠. 새미 역할 배우가 원래 밴드에서 노래하는 친구고 연기는 이번에 처음 해봤다는데 절묘한 캐스팅이었어요. 정말 처음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 저 마이클 B. 조던의 표정은 연기가 아닌 진짜 리액션 같은 ㅋㅋ
저는 뱀파이어가 나온다는 얘기만 듣고 당연히 당시 인종우월주의 백인 KKK가 악당 뱀파이어 포지션일줄 알았는데 그런 애들은 이제 비중을 줘서 다루는 것도 진부하다는 듯이 처리해버리고 아일랜드 출신 레믹을 뱀파이어들의 대장 포지션에 넣은 게 여러가지로 흥미롭더군요. 저 백인 3인조 빼면 애초에 나머지 뱀파이어들은 같이 놀던 흑인들로 나오고 저는 그냥 '가해자가 된 피해자' 정도로 이해했는데 나중에 좋은 리뷰들을 좀 읽어보니 이것 역시 쿠글러가 고민을 많이 해서 영리하게 잘 넣은 부분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첫번째(?) 쿠키영상에서 느껴지는 감흥도 대단했어요.
맞아요.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걍 이야기 틀을 설명하기 편해서 자꾸 소환되는 것이지 영화의 성격이 비슷한 건 전혀 아니죠. 이 정도면 빌려다 바꾼 것도 아니고 그냥 전혀 다른 이야기를 짜다가 어쩌다 살짝 비슷해진 정도라고 봤습니다. ㅋㅋ
그렇게 아마추어 시절부터 깊은 친분으로 이어져 계속해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좀 재밌죠. 현실 이기는 픽션 없다는 이야기가 적용되는 케이스 같기도 하구요. 세상의 '우리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자!'고 맹세했을 그 수많은 씨네필들 중에 그걸 실제로 이룬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하.
말씀하신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고 또 평론가들도 좋아할 것 같고 덧붙여서 이 영화에 쏟아진 엄청난 호평에 아주 큰 지분을 차지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전 역시 저 실제 리액션처럼 깜짝 놀라는 노래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왜냐면 저도 딱 그만큼 놀랐으니까요. 하하;
그렇죠. KKK는 아예 쩌리로 넘겨 버리는 게 맘에 들었습니다만. 결국 KKK로 인해 스포일러라서 말할 수 없는 그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건 그래서 살짝 맘에 안 들기도 했습니다. 쩌리들인데 왜... ㅠㅜ


이렇게 귀여웠던 둘이 참 멋지고 핫하게 잘~ 컸죠. ㅋㅋ 마이클 B. 조던씨 앞으로 평생 오스카 위너 타이틀 붙이게 되신 거 축하하고 헤일리 스타인펠드도 운미 모사쿠랑 같이 여우조연상 후보 정도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인상적인 연기였어요. 이번에 알았는데 작중 캐릭터 설정처럼 헤일리도 흑인 혈통이 살짝 섞여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90년대 조연으로 엄청 익숙한 델로이 린도가 너무 반가웠구요. 특히 같이 차 타고 오다가 과거 친구 얘기를 하던 장면 하나가 정말 압권이었죠.
씨너스 보신 김에 올해 아카데미 특집(?)으로 이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도 드디어 보셔야 하는 게 아닐지? ㅎㅎ
조던 씨는 어릴 땐 참 귀여운 얼굴이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지금도 폼 나고 좋긴 하지만 저 '더 와이어' 시절이 참 뽀송뽀송하고 좋아요.
아... 그 영화도 보고 싶긴 한데 아직은 엄두가 안 납니다. 전 이상하게 그 감독님 영화들은 매번 재밌게 보면서도 신작을 보려고 하면 부담스러워요. 왜 그런진 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이번 영화는 정말 이 감독님 치고 나름 대중적으로 재미도 있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본인 필모 최대 흥행수익을 기록하기도 했으니(제작비 대비로는 손해였지만...) 너무 부담 가지시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ㅋㅋ
저는 운미 모사쿠를 2014년 BBC 미니시리즈 '인더플레쉬' 2 시즌에서 처음 보고 영국에는 연기력 뛰어난 미인 배우가 왜 이리 많냐고 생각했는데, 10년 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걸 보면서 내 눈이 옳았다고 뿌듯해 하는 중입니다. 호러는 그리 즐기지 않고 역사물에 열광하는 제 취향에 딱 맞는 영화였고 큰 극장 체험한 보람이 있는 작품이었네요.
운미 모사쿠는 참 드문 비주얼을 가지셨잖아요. 처음엔 뭘까 아마추어 배우님이신가? 하며 보다가 그 연기력에 놀라고. 그렇게 익숙해지고 나면 그 강한 인상의 비주얼이 또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여서 놀라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
맞아요 호러물이기보단 역사물... 제겐 그게 좀 아쉽지만 다른 방향으로 아주 잘 만든 영화라는 건 인정을 하게 됩니다. 감독님 능력자셨어요. 그러니 크리드 시리즈 좀 몽땅 vod로 서비스 해달라고!! 2편 대체 어디갔냐고!! ㅠㅜ
스마트한 작품이긴 하죠. 저는 '호들갑' 대비 그저 그런 편이었습니다. 임팩트가 별로 없었어요. 집에서 봐서 그런가?
아무래도 저나 moviedick님의 선호 경향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작품이었으니까 그렇게 느끼셔도 이상할 건 없다고 봅니다. 다만 집에서 보시더라도 음악은 최대한 빵빵하게, 크게 들어야 하는 영화인 것 맞는 듯 하구요. 그렇다면 당연히 극장에서 보는 게 훨씬 강렬한 체험이었을 거란 생각도 맞겠죠.
칭찬을 하도 많이 하고 왠지 의식과 교양 갖춘 현대인이라면 필수로 봐줘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덜 재밌게 봤는지도요. 같은 맥락으로 원배틀어나더도 저에겐 그런 느낌이구요. 나중에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아 ㅋㅋㅋㅋ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그 느낌! ㅋㅋ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작을 꺼려하는 사람들'이라도 만들어 볼까요. 그런 영화들이 갖는 경향성 같은 게 이 영화에서도 조금 느껴지긴 했어요. 완성도와는 별개로요.
장르물의 틀 안에서 훨씬 깊고 여운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점은 훌륭한데
하필 제가 "그" 장르의 팬이다보니 적어도 후반부에서는 장르물의 재미도 좀 더 살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죠. (피칠갑! 선혈이 낭자하는 액션!)
사실 장르물 본연의 재미도 살리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깊게 다룬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인듯 싶긴 해서..
블루스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찐하게 하면서 그 와중에 뱀파이어 이야기를 섞어서 이정도만이라도 이야기에 녹여낸 게 박수받을 일이긴 한데요..
다만 "호러" "뱀파이어물" 장르에 대한 애정도가 높을수록 아쉬움이 좀 더 크지 않을까 싶네요. (속았다..!!)
음악 영화로서는 이보다 더 잘만들 수 없을 영화이긴 하고
곱씹어 볼 수 있는 텍스트로 읽기에도 풍부한 내용을 담고있는 영화죠.
엑스파일 시리즈에 대한 생각도 났는데요,
엑스파일 시리즈의 메인 플롯은 외계인 괴물 유령 뱀파이어 등등의 초자연 미스터리 그럴듯하게 만들기 장르물..이었던 반면에 어느 에피소드들은 메타포를 유난히 많이 섞은 우화적인 단편의 성격을 띤 이야기들이었는데
군데군데 섞인 그 우화 같은 이야기들이 꽤 높게 평가 받았던 반면에 열혈 장르팬의 입장에서는 메인 플롯에 비해 그닥 감흥이 없었던 기억이 났네요.. (하던 괴물 이야기나 마저 해!)
....라고 굳이(!) 뜬금없는 엑스파일 이야기하면서 덧붙이는 이유는 엑스파일 리부트를 라이언 쿠글러가 제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ㅎㅎ
Sinners는 나름 음악영화로서 재밌게 봤지만... 엑스파일 리부트는 제 취향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애초에 주인공들이 뱀파이어들과 싸우는 장면에 '카타르시스' 같은 걸 넣을 수 없게 만들어진 스토리였으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어쨌든 카타르시스가 없는 것도 사실이기는 해서... 하하;
뻘한 생각이지만 전 아예 작정한 뮤지컬 장면 같은 게 더 들어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블루스 vs 아일랜드 민요 배틀 같은 건 재밌었을 것 같은데. 그런 걸 넣었다면 영화가 지금보다 덜 우아(?)해지니 무리였을 것 같기도 하구요.
엥. 라이언 쿠글러의 엑스파일 리부트라니. 솔직히 기대가 안 됩니다. ㅋㅋㅋ 조던 필의 '트와일라이트 존'이 대체로 미적지근한 느낌이었어서 더 기대가 안 되기도 하구요. 그래도 시즌 2는 볼만했던 듯 한데 결국 거기에서 끝나 버렸죠.
잘 읽었습니다. '블루스 음악을 테마로 해서 흑인 역사를 다루는' 저도 이렇게 봤고 음악이 없었으면 과거의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생각이 들죠. 흑인들의 오랜 고통의 역사를 생각하면 이런 영화들은 더 많이 나와야 할 거같고, 다룰 얘기거리도 아직 엄청 많을 것같은데, 이 영화는 에너지와 사이즈와 재미까지 충분해서 화제가 되었네요.
극장에서 봐야 정수에 닿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환경 조성을 잘 하셔서 보셔갖고 즐겁게 보신 것같네요.ㅎ 요즘 아카데미 특집으로 재상영하던데 비교도 하실 겸 나들이해 보셔요. 아마 호러 좋아하시는데 기대가 없어져서 굳이 나들이를 안 하시겠죠... 저도 어지간하면(?) 집을 안 나가는 편이지만 이거랑 원배틀은 집에서 봤으면 느낌이 많이 달랐을 거같아요.
팝 음악 많이 듣던 시절에 블루스 음악도 꽤 즐겨 듣던 편이었는데 그땐 역사니 이런 건 크게 신경 안 쓰고 그저 '와 역시 흑인들 감성 끝내주네!' 이러면서 듣고 그랬죠. 그랬던 그 시절에 제게 보여주면 좋을 것 같은 영화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헐리웃에선 드물게라도 이렇게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내는 수작들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데, 그게 지구 대표 꿈의 공장의 저력인 것 같기도 하구요. 한국 영화도 좀 살아나서 저처럼 게으른 사람들을 극장까지 이끄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매우 뻘생각을 해 봅니다. 가능할는지... ㅋㅋ
황혼에서 새벽까지 는 안봤지만 좀비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에, 로이배티님이 기대하신 그런 호러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저도 꽤 재미있게 봤었고 아이맥스촬영영화라 용산 아이맥스에서 봐야 특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들어오라고 한 다음 빗장이 열리면서 화면비도 확대되는 경험도 재미있었어요. 예전 퍼스트맨의 달착륙 시퀀스 느낌... 그런데 한국에서는 약간 피칠갑 영화나 좀비영화처럼 홍보된 게 아쉽긴 했어요. 그래도 Rocky road to dublin같은 노래, 엔딩크레딧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봐야 쿠키도 보고 더 좋았던 것... 중국인 가족은 아무래도 당시 상황을 반영한 측면도 있었겠죠. 남편은 다인종이 출입하는 상점을 운영하고 아내는 건너편에서 백인 상대하는 상점을 열고 딸은 그 사이를 왔다갔다 심부름... 마지막 연주자가 된 토미는 실제 뮤지션이라고 하더군요.
씨너스는 로큰롤의 시초이기도 한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흑인 뮤지션이 앨리바마의 어느 교차로에서 악마와 거래하여 그 음악을 손에 넣었다는.. 20세기 소년에도 쓰인적 있었죠.
뱀파이어 영화겠지요. ㅋㅋ 그러고 보면 저는 이 소재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안 좋아해서 극장 가서 본 뱀파이어물이 별로 없습니다. 이제는 공포보단 차라리 액션물에 어울리는 소재가 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구요.
자신들이 사랑하는 그 음악에 대한 애정을 아주 극한까지 표현하려 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미래 현재 교차되는 그 장면도 그렇고. 에필로그도 참 숙연하면서도 멋이란 것이 폭발하고 그랬죠.
잘 읽었습니다. 다시 보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DAIN_
전 아마 다시 보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ㅋㅋ 한 번 보고 이것저것 찾아 본 후에 재감상을 하면 이해의 폭도 넓어지면서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솔직히 평소 기본 지식으로 깊게 이해하기란 무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