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미지근한 망작만큼 구린 것도 없어요. '데스 워터: 그것은 물에서 왔다' 잡담

 - 2022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5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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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코믹 영화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며 웃을 장면은 아마 한 번 이하일 겁니다.)



 - 연도가 연도이니만큼 당연히 코시국이죠. 졸업을 앞둔 바르샤바의 고딩들이 나오고 그 중에서도 엄마와의 사별과 아빠 & 새엄마와의 갈등 때문에 가슴 속에 3천원을 지닌 채 살아가는 금수저 고딩 카밀이 주인공입니다. 사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걍 허세로 자기 아빠 소유의 성에서 거대한 규모의 막놀자 파티 개최를 인스타로 외치고 그걸 실행에 옮기기 위해 절친들과 성으로 달려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파티용 마약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영 수상한 마약을 잔뜩 훔쳐다 들고 가구요. 또 그 성 인근 바다가 산업 폐기물 무단 방류로 몹시 위험해졌다는 정보도 전해지지만 우리 허세 금수저 카밀에게 그런 얘긴 들리지도 않겠죠. 그래서 이야기는 대략 뻔하게 흘러가는 듯 한데,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근데 결국엔 그래요. 하지만 제대로 그러지를 못해서... 허허 이게 뭔 소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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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는 금수저 찐따남의 성장담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성장을 안 하구요. 오로지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존재하는 좌파 학생은 정말로 메시지만 외치다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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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너무 안 웃기다 보니 나중에 나오는 이런 작정하고 웃으라는 장면 같은 걸 보면 당황하게 됩니다. 어라? 이거 코미디였어?)



 - 왓챠를 비롯해서 제가 쓰는 OTT들에는 다 수년 간 차곡차곡 모아 둔 '99% 망작이겠지만 어쩌면 재밌을지도 몰라' 리스트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매우 망작을 봐도 즐거울 것 같은 기분일 때 하나씩 꺼내 보고 뭐 그러는데요. 그래서 이번에 그 리스트의 영화들 중 하나를 개봉 해 본 거였지요. ㅋㅋ 그런데...


 일단 시작 부분에서 기대가 많이 깨졌습니다. 왜냐면 이게 기술적으로 멀쩡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러니까 화면 때깔도 깔끔하구요. 연출이나 편집도 보통 이상은 되고. 배우들은 생김새든 연기든 다 평균 이상은 해 줘요. 아주 멀쩡합니다 영화가.

 물론 그렇다면 그냥 영화가 재밌어 버리면 그대로 만족하게 될 모두의 해피엔딩이었을 텐데... 문제는 스토리였어요.


 일단 환경 보호 테마를 아주 강하게 깔고 있습니다. 거기에 디테일로 '후대가 살 세상을 다 망쳐 놓고는 젊은이들 탓만 하는 기성 세대'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으로 들어가구요. 그러면서 주요 등장 인물들 여럿에게 배경 스토리든 캐릭터 성격이든 다양한 설정을 부여하면서 각각의 개인사, 감정, 갈등을 펼쳐요. 그렇게 많은 떡밥을 저글링 하듯 굴려가다가 클라이막스에선 우왕! 하고 이 영화만의 변종 좀비가 출동하는... 그런 식의 이야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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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좀비 그대로 행동하지만 절대로 좀비가 아닌 그 무언가... 라는 식의 설정도 이제 너무 흔해서 식상할 지경이죠. 이게 다 '28' 시리즈 때문입니다. ㅋㅋ)



 - 그냥 다 구립니다. 복잡하게 설명할만한 의욕이 안 생길 정도로 그냥 구려요.


 그렇게 열심히 각자의 배경을 설명하며 런닝 타임의 2/3 이상을 잡아 먹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팀의 대부분이 매력은 커녕 노골적 재수탱이들이라 정이 전혀 안 가구요. 또 그 다양한 떡밥들 중 거의 대부분이 맥락 없이 한 번 튀어 나온 후 이후의 전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냥 잊혀집니다. 또 그렇게 중심 사건과 관련이 없는 떡밥들을 열심히 늘어 놓다 보니 전개는 느리고 영화는 지루해지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그 안 흥미로운 비호감 전개를 버티고 클라이막스의 좀비 서바이벌 액션을 보면... 어떻겠습니까. ㅋㅋ 네. 당연히 아무 아이디어가 없어서 보는 재미도 없습니다. 아, 중요한 걸 하나 까먹을 뻔 했네요. 이게 사실 코믹 호러에요. 근데 안 웃깁니다. 되게 다양한 종류의 안 웃긴 개그씬들이 존재하는데 뭐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센스가 없어요. 취향 차이도 뭣도 아니고 농담들이 되게 유치하구요. 또 되게 진지 심각한 상황에 개그를 넣어서 위악적 유머를 시도한 것 같은데, 그게 결국 웃기지가 않으니 그냥 보기 불쾌한 장면이 되어 넘어갑니다. 덧붙여 가끔씩 폼 나지? 센스 있지? 라는 느낌으로 강조하며 들이 대는 장면들은 거의 촌스러워요. 기술적인 게 아니라 그게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 발상이 참으로 센스 없고 촌스러워서 보기 민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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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 기성세대가 영화의 진짜 풍자 대상이거든요. 근데 대사 두 줄 정도로만 직설적으로 외치고 끝. 이야기에 녹여서 보여주진 않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제작진들이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일부러 재미 없는 영화를 만들어서 누군가를 엿 먹이려고 했던 것도 아닐 테니 더 이상 열내지 않고 이 정도 선에서 대충 마무리 합니다. 그냥 보지 마세요. '그래도 나오는 여배우들은 예쁘더라'는 것 정도가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었구요. 그 외엔 뭐... 환경 드라마도 아니고 성장담도 아니고 공포스럽지도 않으면서 웃기지도 않는 난감한 영상물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폴란드 문화를 워낙 몰라서 수많은 재미 포인트를 놓치며 본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음. 그렇진 않을 거에요. 그러니까 보지 마세요. 끝입니다!




 + 바로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쓸 데 없이 등장 인물이 많아서 구구절절 적다간 너무 길어질 테니 정말 거칠게 요약합니다.


 주인공 카밀이 아버지에게서 훔쳐 나온 돈뭉치로 파티용 마약을 구입하려는데, 딱히 구할 데가 없어서 친구들 중 누나가 조폭인 녀석이 누날 찾아가 마약 팔라고 하는데요. 이 누나는 너희 같은 애들한테 팔 거 없다며 거절을 해요. 그래서 동생 놈은 거기 있던 마약 보관 가방을 훔쳐 들고 나와 파티 장소가 될 성으로 튀구요. 하지만 누나네 무리들이 멀쩡히 마약이 있는데도 그걸 팔지 않았던 이유는 그걸 복용한 놈들이 갑자기 온몸을 배배 꼬며 난리를 치다 사람을 습격도 하고... 뭐 이런 증상을 겪었기 때문이었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됐어 안 팔아!' 라고 해 버린 누나도 나쁘고 그걸 또 굳이 훔쳐 간 동생 놈도 나쁘고...


 근데 배경 설정은 저 마약으로 끝이 아니구요. 주인공의 아빠가 운영하는 대규모 폐기물 처리 시설이 인근에 위치한 주인공들의 바닷가도 문제였습니다. 해안선 가까이까지 녹조가 밀려와 있는데 이 녹조가 또 거기 접촉한 사람들을 좀비처럼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던 게죠. 


 여기에서 가장 난감한 부분이 발생하는데요. 좀비가 만들어지는 루트가 두 가지이고 그게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영화가 계속해서 들이 미는 환경 이슈를 생각하면 오염된 바다에서 좀비가 만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여기에 의문의 좀비화 마약이 튀어나와 충돌해 버려요.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좀비들은 바다랑 아무 관계 없이 싹 다 마약으로 만들어진 좀비들이어서 한층 더 난감하구요. 왜 둘 중 하나만 하지 않았을까. 라는 평범한 궁금증이 생기지만 뭐 아무 생각 없었을 겁니다. 이야기 꼴을 보면 그래요.


 암튼 그래서 어찌저찌 하다가 바닷가에서 놀던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나란히 녹조에 오염되어 오들오들 떨며 좀비화가 진행되는데... 친구들 중 한 너드 캐릭터가 유사시를 위해 준비해 온 항 히스타민제 주사로 둘을 살려냅니다. 항 히스타민 짱!!! ㅋㅋㅋ 


 근데 그런 일을 겪고도 병원도 안 가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파티를 진행하는 주인공들이구요. 멀리서 찾아온 수백 명의 손님들로 북적대는 성에서 사랑의 짝대기가 휭휭 날아 다니고 조폭이 찾아와 패싸움도 하고 환경에 대한 대화, 각 인물들의 힘든 현생에 대한 대화, 이런 게 아무 맥락 없이 쓸 데 없이 많이 등장해서 보는 사람 지루하게 만들다가 갑자기! 신이 난 주인공이 친구가 훔쳐 온 마약을 파티장에 화끈하게 뿌리고, 주인공 팀원들을 제외한 모두가 좀비가 되어 날뛰면서 클라이막스의 액션이 시작돼요. 하지만 역시 이미 수차례 이야기했듯이 참 아무 아이디어 없는 액션으로 일관하며 주인공들이 꺅꺅 비명만 지르니 재미가 있을 리가 없겠죠.


 결국 그러다 대충 친구들 중 몇 놈은 죽고 대부분은 살아서 성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고. 서로 얼싸안고 부둥켜 안으며 해피해피 엔딩... 이려던 순간 저 멀리서 쿵쿵 소리가 들려오고. 자세히 보니 수백의 좀비가 바닷가를 힘차게 달리며 주인공들을 노리네요. 하지만 이제 엔딩 시점인지라 해피 엔딩과 젊은이들의 자신감, 패기를 보여줘야 하는 관계로 갑자기 300 전사들에 빙의한 주인공들이 좀비 하나도 잡기 힘들어 보이는 하찮은 무기들을 챙겨 들고선 다 함께 씨익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엔딩입니다...


 결론은 다시 한 번, 항 히스타민제 짱!!! 이었겠죠. 네. 그런 영화입니다!

    • 중간 좀비짤, 맥컬리 컬킨인줄....

      • 하하. 맥컬리 컬킨 요즘도 열심히 활동 중이어서 최근에도 드라마에서 한 번 봤네요. 그 분은 어릴 때 얼굴이 너무 안 변해서(?) 문제인 듯 했는데 그래도 잘 지내시는 듯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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