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제대로 한 번 보고 싶어서, '48시간' 잡담입니다
- 1982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6분. 스포일러랄 게 없는 영화라 대충 본문에 아무 얘기 다 하며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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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잡는 말투로 구구절절 길게 설명하는 카피도 정겹고, 제목의 잔상 처리도 웃음 나올 정도로 귀엽고 그렇습니다만, 두 주인공 사진은 함께 찍기는 한 걸까요?)
- 요즘 기준으론 뭐 이렇게 보안이 대충이야? 싶어 보이는 교도소 노역 현장에서 죄수 하나가 동료의 도움을 받아 간수 두 명을 죽이고 탈주합니다. 얼른 잡고픈 경찰이지만 오히려 경찰 두 명이 추가로 살해 당하구요. 이 과정에서 악당들에게 본인의 총을 빼앗긴 성질 더러운 형사 잭은 어떻게든 뭘 해서든 얼른 잡아 넣지 않으면 지옥이다! 라는 생각에 탈주범들과 함께 일 했던 경력의 현직 수감자 레지를 가석방으로 풀어서 정보원 삼아 추적에 나섭니다. 레지를 반납(?)해야 하는 시간은 48시간 후! 당연히 이 둘은 임무를 완수하겠지만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분위기로 해결할지가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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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의 비밀 아닌 비밀이라면... 실수로 2편의 짤을 올려 버린 건데요. 둘의 옷차림이 1편과 거의 완벽하게 똑같아서 스스로를 용서하고 그냥 대충 넘어가기로. ㅋㅋㅋ)
- 가만히 생각해 보면 월터 힐은 좀 애매한 감독입니다. 왜 그렇게 유명했지? 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죠. 이 분의 경력을 살펴 보면 호평 받은 작품들은 많지만 그 중에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는 별로 없어요. 흥행 성적으로 보면 요 '48시간'이 거의 최고인 것 같고.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는 흥행도 못 했을 뿐더러 한국에선 거의 컬트 취급 아니었나 싶고. '워리어스'는 뭐 말 할 것도 없겠죠. ㅋㅋ 이후에 나온 '레드 히트', '자니 핸섬'이나 '라스트맨 스탠딩' 모두 큰 반응은 없었구요. 심지어 '48시간'도 한국에선 그렇게 인기 있는 영화는 아니었거든요. 흠. 어쨌거나 제가 분명히 48시간 시리즈를 두 편 다 보긴 했는데 너무 옛날에 티비 방영으로 봤거든요. 그래서 제 기준으론 심각하게 볼 것이 없는 파라마운트+ 가입 뽕을 뽑기 위해 다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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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범상한 액션 영화 스토리입니다만. 둘이 티격대는 장면들 중엔 웃음기 없이 살벌한 것들이 많아서 묘한 사실성이 부여됩니다.)
- 전형적인 흑백 버디 무비입니다. 성질 더럽고 촌스러운 백인 쓰레기 형사와 수다쟁이 빼빼 마른 양아치 흑인이 원치 않았던 콤비가 되어 강제로 밀착해서 다니면서 서로 으르렁대다 결국 친구가 되고 사건도 해결하고 뭐 그런 얘기죠. 세기말에 우리가 질리도록 봐 왔던 그 공식 그대로라 참 뻔할 뻔자다... 싶지만 생각해 보면 이게 원조란 말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평가가 휙 반전이 됩니다. 이후로 20여년을 살아 남을 막강 흥행 공식을 처음부터 거의 완전판에 가까운 형태로 구현한 이야기라는 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게 은근히 후배들보다도 우월한 구석이 있습니다. 뭐냐면 이 둘의 으르렁댐이 가벼운 개그 요소로 소비되고 끝나질 않아요. 의외로 둘이 서로 쏘아대는 대사나 행동들엔 현실성이 충분히 배어 있고 그래서 살벌하게 진심을 담아 싸우는 느낌을 줍니다. 또 이들이 겪는 에피소드들에도 꾸준히 흑인 차별 풍자 요소들이 들어가구요. 이렇다 보니 메인 스토리만 놓고 보면 그냥 평범 무난한 범죄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뭔가 더 진지하고 알멩이 있는 이야기를 보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두 주인공을 연기하는 게 닉 놀테와 에디 머피 아닙니까. ㅋㅋㅋ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도 영화의 '있어 보임'에 매우 큰 공헌을 합니다. 다만 에디 머피가 많이 웃기길 기대하진 마세요. '비버리 힐스 캅'과는 근본적으로 성향이 다른 영화였거든요. 코미디 영화라기 보단 말빨 좋게 웃기는 캐릭터가 나오는 범죄물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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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러 들어간 술집이 하필 레드넥 전용(?) 술집이었다든가...)
- 그 외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촬영이었습니다. 처음엔 좀 놀랐죠. 화면의 질감이나 구도 같은 부분들에서 뭐랄까... 그 시절 '아메리칸 씨네마' 느낌이 낭낭하거든요. 편집이 조금 더 화려하고 음악을 더 강하게 쓴다면 거의 마틴 스콜세지급이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또 살짝 투박한 느낌의 이 영화 비주얼도 충분히 본인 개성을 뽐내면서 보기 좋게 잘 뽑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역시나, 별 특징 없는 평범한 범죄물 같은 이야기에 버프를 넣어줬구요.
평범 무난하다고 계속 강조하는 메인 스토리도 괜찮습니다. 적당히 현실적인 디테일로 그려지는 형사들, 범죄자들이 저 영상미와 어우러져서 스토리를 강화해 주고요. 화려한 연출 같은 건 전혀 없다시피한 액션씬들도 탕! 콰당!! 하는 '타격감'이랄까, 그런 게 충분히 들어가 있어서 오히려 심플함의 매력을 풍기는 쪽이었어요. 클라이막스의 대결 장면 같은 건 요즘 영화들 기준으로 보면 각본을 쓰다 말았나 싶을 정도로 심플한데요. 그게 그냥 멋으로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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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런 멋진 질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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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여주는 짤이 거의 없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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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이 로맨틱하게 핑크핑크한 짤은. ㅋㅋㅋㅋㅋ)
- 단점을 꼽자면 둘이 화해하고 의기투합을 하게 되는 전개가 좀 많이 대충입니다. ㅋㅋㅋ 아니 쟤가 갑자기 왜??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만 두 배우의 훌륭한 연기 덕에 대충 눈 감고 넘어가 줄 수는 있었구요.
앞서 적은 대로 인종 문제에 대해선 의외로 살짝은 시대를 앞서간 수준으로 잘 다루면서도... 여성 캐릭터들 대접이 하찮음을 넘어 좀 불쾌한 수준에 근접합니다. 요즘 말로 '여성혐오적' 시선이 느껴지는 이야기였어요. 다행히도(?) 애초에 여자들의 비중이 거의 없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요즘 영상물들이 정립한 기준에 익숙해진 현대 관객들이 볼 땐 좀 껄쩍지근하단 느낌을 안 받기 어렵겠다 싶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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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나이들 영화에 여자 따위!! 좀 이런 느낌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44년 전 헐리웃 상황을 감안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뭐 그렇겠습니다.)
- 암튼 저런 단점들을 대충 실눈으로 넘겨줄 수 있다면 요즘 봐도 떨어지지 않을 잘 만든 범죄물이고 흑백 버디물이었습니다. 뭐 이젠 이런 컨셉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져 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것이 시대가 바뀌는 모습을 상징했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본다면 또 탑골적 감흥 같은 게 충분히 있겠구요.
지나치게 매끈하고 앳되어서 어색할 지경인 두 주연 배우의 좋은 연기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그 시절의 월터 힐이 뽑아낸 수려한 영상미도 좋구요, 요즘 범죄물/액션 영화들에선 접하기 힘든 투박할 정도로 단순, 소박한 이야기나 액션 연출도 그 시절 취향으로 단단하게 잘 뽑혀 있어서 전반적으로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부분들이 땡기신다면 한 번 부담 없이 보셔도 좋겠으나, 역시나 장벽은 파라마운트+ 서비스겠죠. 솔직히 '포커페이스' 하나 때문에 한 달만 쓰겠다고 가입한 서비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쪽으론 볼 게 정말 없습니다... ㅋㅋ 하지만 영화는 죄가 없어서, 즐겁게 잘 봤습니다. 끝.
+ 인디언, 미국 원주민 캐릭터 하나가 아주 흉악한 빌런으로 나오는데요. 아니 무슨 흑백 버디물에서 인종 차별이냐! 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사실은 월터 힐 본인이 원주민 혈통이라죠. '워리어스'에서도 그랬고 자신의 혈통, 정체성을 자기 작품에 반영하고 싶었는데 좋은 쪽으로 넣기 어려우니 이렇게라도 넣었나 싶어서 숙연해졌습니다(...)
++ 반갑고 익숙한 분이 한 분 나오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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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후에 '비버리힐스 캅'으로 에디 머피와 또 만나게 되는 우리 코주부 아저씨... ㅋㅋㅋ
재밌는 우연으로 그때랑은 역할이 반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선 아저씨가 형사에요.
80년대초 우리나라 티비에 틀어줬던 , '야망의 계절' (Rich man, Poor man)에서 사고 뭉치 동생 톰 죠다쉬 역으로 닉 놀테를 처음 봤는데, 그 때도 투박한 남성미가 잘 느껴졌었습니다.
당시 여주인공에 대한 묘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청순하고 눈부신 백인 여성'이 참 좋았죠. 루디 죠다쉬, 피터 슈트라우스도 가끔 활동하시네요. ^^
당시 외국 드라마 한국 제목에 '~계절'로 짓는게 유행이었죠.
'48시간'도 극장에서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죠다쉬라니.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듣는 이름인가... 하지만 전 그 드라마는 못 봤고 청바지 얘기였습니다. ㅋㅋ 근데 검색해 보니 아직도 장사를 하고 있군요!! 허허 놀랍습니다.
레드 히트는 당시 수입가가 아주 높았다는 기사가 기억나는데 전적으로 아놀드 형님 덕분이고, 감독 이름은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48시간 2편은 그래도 조선 일보에서 최신 개봉작으로 소개해줬던 걸로 기억
그나마 그 영화가 망해서 더더욱 알려지지 못했겠죠. ㅋㅋ 48시간 속편은 이제 보니 텀을 엄청 길게 두고 나왔더라구요. 아마도 월터 힐이 흥행 감독 재기를 위해 찬스로 삼지 않았을까 싶은데 평가가 워낙 안 좋아서(...)
수많은 버디캅 형사류 작품들, 특히 흑백 콤비의 원조라는 건 익히 들어서 그 명성만 알고 있고 실제로 본 적은 없는 작품이네요. 저는 닉 놀테를 완전히 영감님 되신 이후의 연기만 봐서 상대적으로 조금(?) 젊을 때가 궁금하기도 하고 글을 읽은 김에 도전해볼까 싶은데 쿠플 플러스 파라마운트플이라니 난이도가 너무 높군요. ㅠㅠ
사실 저는 이 감독님 작품들 중에서 언급하신 그 'The Warriors'가 가장 관심이 가는데 이건 아예 국내에서 볼 방법이 없는 것 같고...
정말 지금 시점에 봐도 꽤 괜찮고 흥미로운 부분도 많은 작품인데 허들이... ㅋㅋㅋ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가끔 '어쩌다 이런 걸 다' 싶은 영화를 올려주면 잽싸게 봐야 합니다. 오리지널 컨텐츠가 아닌 작품들은근히 빨리 내려가거든요. 전 운 좋게 워리어스가 올라왔을 때 바로 발견하곤 신나게 봤었죠. ㅋㅋ 근데 영화 정말 근사해요. 아마도 감독님 커리어 최고작이지 않을까 싶구요.
잘 읽었습니다. 분명히 비디오 시절에 본 영화고 KBS등에서 방송도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작 디테일은 잘 기억나지 않게 되었네요. 스스로의 게으름과 기억력이 약해져가는 것이 안타깝네요. T_T :DAIN_
세월도 많이 많이 흘렀고, 그 동안에 보고 들은 것들은 또 엄청나게 많았고... 그러니 이건 기억력이 '약해지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네. 근거는 없고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