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이렇게까지 뻔뻔하다니! '레저렉션' 짧은 잡담입니다

 - 인류 멸망의 해 1999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4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사실 이 포스터가 익숙한데 영화는 안 봤던 게 생각나서 그냥 틀었습니다... ㅋㅋ)



 - 존 프루덤이라는 이름의 중년 형사 아저씨가 주인공입니다. 수년 전에 금지옥엽 어린 아들래미를 사고로 잃고 그 슬픔과 죄책감으로 사람이 많이 망가졌어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걸로 고통을 달래 보려는 모양이고 자기 일에는 아주 뛰어난 사람이지만 성격이 격하게 까칠하고 괴퍅해져서 주변에 친구가 없네요. 그나마 그 성질머리를 감당해주는 무한 긍정맨 파트너 덕에 그럭저럭 일은 하며 살아가는데... 엽기적인 방식으로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전시하며 거기에 변태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 천재 살인마(...)가 나타나겠죠. 그리고 그 이후의 전개는 대략...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램버트 아저씨 비주얼을 좋아해서 간만에 출연작 하나 보고 싶었기도 한데, 살짝 후덕하게 나오셔서 특유의 그 매섭고 차가운 느낌이 많이 죽었더군요.)



 - '세븐'의 카피입니다. 이 한 마디로 이 영화의 90% 정도는 설명이 되구요. 거기에다가 매우 헐리웃스런 클라이막스와 엔딩을 추가했다... 라고 한 마디 덧붙이면 100%가 완성됩니다. 아니 정말 이걸로 글을 끝내도 별 문제가 없을 그런 영화인데요. 그래도 굳이 글을 적는 김에 조금 설명을 덧붙여 보자면 이런 식이에요.


 우리의 주인공 프루덤은 대략 세븐의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의 캐릭터를 대충 아무렇게나 뭉뚱그려 합친 것 같은 인물입니다. 염세적이고 시니컬하지만 또 성질은 불 같고 어떻게든 정의 구현을 하려고 길길이 뛰는 거죠. 그의 동료 캐릭터는 그냥 전형적인 까칠 천재 형사의 사람 좋은 파트너 캐릭터를 그대로 갖다 붙여 놓았구요. 범인은 종교적 상징에 집착하는 싸이코이고 그 시체들을 발견하는 장면들이 어두컴컴 지저분한 아파트라든가, 비가 좔좔 내리는 밤의 어딘가라든가 뭐 그럴 거라는 건 당연하겠고. 범인이 주인공에게 집착하며 아내를 위협하는 전개 당연히 나오구요.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고 체포해 버리는데 이미 범인이 준비한 무언가 때문에 반전이 일어나는 장면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븐'을 조금씩 비틀면서 런닝 타임의 대부분을 채운 후에, 세븐의 엔딩이 나와야 할 단계에서 추가된 이야기가 들어가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정말 하품 나올 정도로 전형적인 그 시절 양산형 살인마 스릴러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가구요. 엔딩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화사하고 희망적인 해피 엔딩이에요. 정말 보는 사람 민망할 정도로... ㅋ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종교 코드 깔고)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엽기적 시체들 등장에)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꼭 한 번은 비 맞고 다니고... 까지야 그 시절 유행이었다 쳐도 이걸 넘어서는 대놓고 세븐 카피 장면, 설정들이 너무 많습니다. ㅋㅋ)



 - 러셀 멀케이 역시 데이빗 핀처와 비슷하게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흥한 사람이었죠. 라고 적으니 그 시절, 뮤직 비디오라는 형식이 새로운 무언가로 각광 받고 인정 받던 시절의 분위기가 떠오르며 그리워지는데요. 아무튼 장편 영화로 인정을 받거나 팬들을 형성하거나 했던 건 사실 '하이랜더' 시리즈 말곤 특별한 게 없었던 분이기도 해요. 그 외엔 '리얼 맥코이'니 '섀도우'니 하는 평도 흥행도 안 좋았던 작품 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영화를 보니 응 그럴만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비주얼은 좋습니다. Mtv 시절 뮤직비디오 연출 스타답게 색감이든 구도든 카메라 움직임이든 충분히 세련되고 폼나게 잘 찍기는 해요. 근데 그게 색감만 다른 컨셉으로 패치한 '세븐' 흉내로 밖에 안 보인다는 게 문제구요. 거기에 각본의 퀄리티가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습니다. 베꼈어도 자기 아이디어를 좀 넣어가며 잘 베꼈으면 재밌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전혀 안 그렇습니다. 개연성 개판에 가뜩이나 이입도 안 되는 주인공의 감정은 수시로 널뛰기를 하구요. 악당도 순수한 악의 그 자체라는 느낌이었던 세븐의 악당 대비 참 허세 쩔고 유치하며 능력도 부족한데 괴상할 정도로 운만 좋네... 라는 느낌. 거기에다 게으르기 그지 없는 헐리웃 패치로 이루어진 엔딩은 민망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니 결국 때깔만 좋은 짝퉁 영화라고 밖엔 평해 줄 구석이 없네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명배우 크로넨버그씨도 나오십니다만. 각본은 좀 골라 가며 출연하시지... ㅋㅋㅋㅋ)



 - 그래서... 더 할 말이 없습니다. ㅋㅋㅋㅋ 사실 제가 보고팠던 건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다이앤 레인과 함께 나온 '나이트 무브'였는데 그게 없길래 본 거였구요. 그래서 램버트의 그 잘 생겼지만 참 괴상하고 인간 같지 않은 얼굴을 충분히 봤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이 너무나도 뻔뻔한 카피여서 진지하게 평을 해 주기가 민망해요. 뭐 덕택에 '아니 이렇게까지 베끼나!! ㅋㅋㅋ' 하고 몇 번 웃긴 했습니다만, 당연히 이게 칭찬은 아니니까요.

 그러니 헐리웃도 뻔뻔하게 자기네 동네 히트작들을 고대로 베껴 재생산하던 그 시절 분위기를 간만에 다시 느껴 보고 싶으신 분. '세븐'이 너무 좋아서 그 카피라도 기꺼이 볼 수 있는 분. 저처럼 램버트 아저씨 비교적 젊을 때 모습 오랜만에 한 번 보고픈 분들... 이 아니면 그냥 안 보시면 됩니다. ㅋㅋ 근데 정말 생각할 수록 파렴치하네요. 거의 옛날 옛적 홍콩 영화판 수준이었고, 이에 비하면 '카피캣'은 참으로 독창적으로 잘 만든 이야기라 할 수 있을 정도? 였습니다. 끝이에요...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이지만 정말 간단히요. 요즘 일부러 좀 일찍 자는데도 언제나 졸립네요.


 시체 몇 구를 발견한 후 깨닫게된 범인의 컨셉은 몇 주 앞으로 다가온 부활절에 맞춰서 사람 여섯을 죽이면서 머리, 양 팔, 양 다리, 몸통을 잘라내 모아서 하나로 합체시킨 후 부활 시키겠다... 는 말도 안 되는 거였구요. 굳이 이름과 직업이 예수의 제자들과 대략 맞아 떨어지는 사람들만 찾아내서 그 짓을 하고 다녀요. 인터넷으로 검색도 어렵던 시절에 어떻게 그런 적절한 후보들을 한 도시에서 줄줄이 찾아낼 수 있었는지는 설명이 없으니 그냥 포기하구요. 매번 목격자가 하나도 없었고 현장에 증거 하나 안 남겼다는 것도 별다른 설명 없이 '그랬더라. 참 대단한 녀석이고 머리도 좋은 것 같아!' 라는 대사로 정당화하고 넘깁니다.


 암튼 그러다 드디어 패턴을 눈치 채고 다음 희생자를 알아낸 주인공이 파트너와 함께 우다다 달려가서 희생자를 구하려고 했지만 간발의 차로 실패. 아직 현장을 떠나지 못했던 범인을 잡기 위해 추격전을 벌이지만 그러다 범인에게 역습을 당하고 (자세한 상황은 생략하고) 파트너가 다리를 잃어요. 실패한 희생자 대신이긴 한데 이것도 넘나 우연의 일치인 것을 범인 능력처럼 포장을 해대는 통에 또 민망했구요.


 그래서 더욱 분노에 타오르며 난리를 치던 주인공은 드디어 그동안 쌩뚱 맞게 경찰서로 자길 계속 찾아오던 FBI 요원이 사실은 그 신분을 사칭하고 주인공을 캐고 다니는 살인마라는 걸 알아내고 곧바로 체포에도 성공합니다만. 전혀 정의롭지 못한 판사님이 '이건 FBI 사칭 건이지 연쇄 살인 쪽으론 아무 증거가 없네요?' 라며 보석으로 풀어줘 버리고. 그렇게 풀려난 범인은 대놓고 찰싹 달라 붙어 있던 경찰들을 다 따돌리고 탈주에 성공하는데... 그 과정에서 니 아내를 죽이겠다는 이죽거림을 듣은 주인공이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가 보니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놀러왔던 처제만 시체로 발견됩니다. 


 다 포기하고 때려 치우려는 찰나 조연 캐릭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로 범인이 뭘 노리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눈치 챈 주인공은 동료들과 함께 '마리아'라는 이름의 여자가 남자 애를 출산한 기록을 찾고 그 병원으로 우다다 달려가 폼 안 나게 갓난 아가를 방패 삼아 진상을 부리는 나쁜 놈을 해치우고 아기를 구합니다.


 마지막엔 아까 그 다리 잃은 동료와 주인공이 어찌저찌 즐겁게 헤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해피해피하게 끝이에요. 그렇습니다.

    • 요즘 어릴 때 봤던 영화나, 놓치고 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찾아 보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작품성과는 별개로 뭔가 아련하고 아날로그적인 순박함이 참 좋네요. 그시절 배우들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것 같고요.


      사람의 온기로 쉴드 다 치긴 어려운 영화들도 물론 있겠지만요. 간만에 램버트 아저씨 얼굴 로이배티님 글에서 뵙는 걸로 만족하겠슴돠. ㅎㅎㅎ

      • '어릴 때 봤던 영화나, 놓치고 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찾아 보는 재미' -> 맞아요. 저도 그런 재미에 이 시절 영화들 많이 보고 그럽니다. 포스터나 비디오 케이스 이미지로는 자주 봤는데 정작 본편은 못 본 영화들 말이죠. 다 보고 나면 영화가 재미 없어도 아련아련하면서 동시에 뿌듯해지니까요. ㅋㅋ

    • '세븐'의 엔딩을 보고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한 선한 의도로 만든 그런 건 당연히 아니겠죠. 하하하! 하여간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명배우' 크로넨버그 영감님은 설마 비중이 주연급이라서 포스터에 이름을 올린 건 아니겠죠? ㅋ 그러고보니 최근에 출연하신 '레디 오아 낫' 속편은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더군요.







      43658_5493526_henry_updates.jpg


      이 감독, 배우님의 조합이면 언급도 하셨지만 당연히 '하이랜더'가 떠오르는데 최근 헨리 카빌 주연 채드 스타헬스키 연출을 맡은 리메이크를 촬영중이더군요.










      '레저렉션'이라는 제목 때문에 생각났는데 레베카 홀, 팀 로스 주연의 원제는 똑같은 2022년작 국내제목 '부활'이라는 작품도 있었죠. 아주 강렬하고 인상적인 소품이었고 배티님도 재밌게 보실만한 스타일인데 찾아보니 지금 쿠팡에서 개별구매 말고는 다른 경로가 없네요.



      • 크 감독님의 분량은 당연히 우정 출연 수준입니다. 곧바로 알아 보질 못해서 처음엔 '익숙한 얼굴인데 범인인가?' 했다가 잠시 후 아... 하고. ㅋㅋㅋ




        아 그걸 또 리메이크를 하는군요? 근데 이건 리메이크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해요. 원작에 가득한 B급 정서나 그 시절 분위기는 싹 사라지겠지만 궁서체로 진지하게 폼나는 액션 영화 버전도 재미는 있을 것 같아서요. 감독과 주연 배우도 어울리고 좋네요.




        마지막에 적어 주신 영화는 말씀대로 제 취향으로 보이긴 하지만... 훗날을 기약해 봅니다. ㅋㅋ 

    • '그레이스토크 타잔'(1984)과 '서브웨이'(1985)로 나타났을 때만 해도 크리스토퍼 램버트/크리스토프 랑베르가 엄청 뜰 줄 알았는데 '하이랜더'시리즈가 대표작인 애매한 액션 배우로 남고 말았네요. 다이안 레인과 나온 '나이트 무브'를 저는 무려 극장에서 봤었어요. 그때만 해도 둘이 근사한 헐리우드 커플이었는데 그것도 옛날 이야기네요.

      • 글 적을 때 잠시 '랑베르'를 고민했지만 걍 익숙한대로 적지 뭐! 하고 램버트를 선택했네요. ㅋㅋ




        '서브웨이'에서 참 어울리고 좋았죠. 이후엔 정말 크게 잘 된 건 '하이랜더' 뿐이었고... 조금 부끄럽지만(?) '모탈 컴뱃' 게임의 영화 버전에서 맡은 역할로도 한동안 잘 어울린다고 칭찬 받고 그랬습니다. 영화는 참 허접한데 그래도 램버트는 괜찮았어요. ㅋㅋㅋ




        가끔 그 시절 헐리웃 커플들 (지금은 99%가 다 깨지고 따로 사는 ㅋㅋ) 사진 찾아보며 추억 잔치를 하곤 하는데 램버트 & 레인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뭐 말씀대로 모두 옛날 이야기...

    • 레저렉션이란 제목이 너무 많아서 헷갈려요. 표기도 리저렉션, 레저렉션 제각각에 이런저런 수식어 붙은 레저렉션....


      성냥팔이 소녀의 리저렉션 https://st.cdjapan.co.jp/pictures/l/00/20/OPSD-S264.jpg 까지....

      • 그게 너무 많다 보니 수입사에서 철자를 다르게 해보려고 노력한 결과 레저렉션 레저럭션 리저렉션 리저럭션... 오히려 헷갈리게만 되어 버렸죠. ㅋㅋㅋㅋ 나름 선의로 한 일이겠지만 오히려 불편하다고!! ㅠㅜ

메인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개편과 관련된 몇몇 정보들. 9 300 05-11
622 [왓챠바낭] 제목대로의 이야기일 리는 없다고 알고 봤지만. '슈퍼 해피 포에버' 잡담입니다 24 00:25
621 블루투스 헤드셋 목에 걸어도 음악 재생 되나요? 2 78 05-22
620 마이클 잭슨&믹 재거 ㅡ the state of shock 41 05-22
619 26년간 저의 큰 영화 스승님이셨던 임재철 영화평론가님 추모 행사가 필름포럼에서 5월 22일, 23일에 진행… 129 05-22
618 [쿠팡플레이] 옛날엔 이렇게 재밌지 않았는데? '도망자' 잡담입니다 8 202 05-21
617 (*스포) [마이클] 보고 왔습니다 4 142 05-21
616 [애니비추] 햄릿을 낫토에 비비고 와사비에 찍어서 드셔보세요 '끝이 없는 스칼렛' 3 116 05-21
615 "나 프린스랑 사이 안 좋아" 2 171 05-21
614 [왓챠 영화 4탄] ‘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에쿠우스‘ 11 174 05-20
613 the Jacksons의 Can you feel it 4 85 05-20
612 [쿠팡플레이+파라마운트] 이게 왜 재밌죠. '총알 탄 사나이(2025)' 초간단 잡담입니다 8 277 05-20
611 [디플] 감질맛나는 '더 퍼니셔: 원 라스트 킬' 6 211 05-19
610 (쿠플) 하우스 메이드 ........... 제법 괜찮네요. 4 241 05-19
609 [게임바낭] 게임인 듯 게임 아닌 듯, '믹스테이프' 간단 소감입니다 6 181 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