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모수, 와인유튜버)


 1.파인다이닝을 자주 가진 않아요. 하지만 그런 레스토랑을 간다고 치고, 그곳에서 서비스가 미흡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셋 중 하나예요. 같은 서비스를 다시 요청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돈으로 환불받거나, 아니면 그냥 손해본 셈 치는 거죠.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일을 인터넷에 올린다'는 선택지는 없어요. 도대체 왜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레스토랑에서 내가 겪은 일에 대해 말해야 하죠? 그렇게 해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2.한데 어쨌든 세상에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어떤 일을 겪으면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죠. 물론 그들은 이런저런 그럴듯한 이유를 대긴 해요. 이러이러해서 인터넷에 올리게 됐다거나 공익을 위해 올린 거라고 말이죠. 이 말을 번역하자면 이거예요.


 '성재야 너 요즘 잘나가더라? 그건 널 물어뜯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5천만명정도 있다는 뜻이지. 난 네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을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 올려야겠어. 내일부터 5천만명에 의한 멍석말이가 시작되겠지만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 하! 하! 하!'



 3.옛날에는 식당에서 안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 주위 몇 명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어요. 친구들이랑 밥먹으면서 '거기 좋다고 가봤는데 영 별로던디?'라고 투덜거렸겠죠. 한데 아무리 비싼 레스토랑에서 기분나쁜 일이 있었어도 그게 2주일 이상 가진 않아요. 2주일 넘게 그 소리를 하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짜증내면서 '그 얘기 언제까지 할 셈이야?'라고 제지하니까요.


 그러니까 식당에서 안 좋은 서비스를 받는 건 딱 그정도 일이예요. 기껏해야 1~2주일 가량 심통을 내고 잊어버리면 되는 일이라고요. 본인이 그 식당을 앞으로 안가거나, 주위 몇몇 사람 정도에게 그 식당에 가지 말라고 말리거나 하는 정도인거죠.



 4.휴.



 5.한데 요즘은 5천만명을 상대로 투덜거릴 수 있단 말이죠. 물론 겉으론 멀끔한 척 하면서 '저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다들 알잖아요? 그건 안성재를 멍석에 말아서 시간 빌게이츠들에게 던져주는 일이라는 걸요. 그리고 그건 안성재가 너덜너덜해지거나 위신에 아주 큰 손상을 입힐 때까지 끝나지 않죠. 



 6.그것이 5천원짜리 식당이든 50만원짜리 식당이든, 심지어는 초고급 와인이 곁들여진 5천만원짜리 식당이든 실수가 발생하면 발생한거예요. 5천원짜리 식당에서도 약 1%확률로 찐빠가 나고 5천만원짜리 식당에서도 1%정도의 찐빠는 난단 말이죠. 


 한데 사람이 하는 실수를 가져다가 이해관계도 없는 아주 많은 사람이, 아주 오랫동안 멍석말이를 하는 건 안 돼요. 그리고 유튜브 소재로 쓰려고 아주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면서 꼴값을 떠는 것도 웃기고요.


 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그 돈 내고 자기 권리도 못찾아먹냐고 말이죠. 하지만 내가 보기에 클레임을 거는 것과, 클레임을 거는 걸 컨텐츠로 삼고 쇼로 만드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예요. 1억원짜리 와인 시켜도 어쩔수 없는 실수는 있는 거예요. 아주 작은 확률로 발생하는 실수에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면서 개지랄을 떠는 건 짜증나요. '고작'와인일 뿐인데 말이죠. 



 7.고작 와인 따위를 가지고 계속 그지랄하고 쇼를 할 거면, 나같으면 처음부터 그 와인을 안 시켜요. 늘 1%의 실수는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 와인을 망쳐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가격의 와인을 먹고 말죠.



 8.내가 가끔 쓰지만 요즘 인간들의 문제는 이거예요. 1만큼 잘못한 사람은 1만큼만 욕먹으면 되고 10만큼 잘못한 사람은 10만큼만 욕먹으면 되거든요. 100만큼 잘못한 사람은 100만큼만 욕먹으면 되고요. 


 그런데 요즘은 1만큼 잘못한 사람이 유명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100만큼 욕을 먹어요. 그리고 100만큼 욕을 먹는 게 하루이틀 가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길게 이어지곤 하죠.


 내가 전에 썼듯이 진짜 나는 매일매일 '늦게 태어난 것'에 감사하거든요. 한데 요즘에는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누리는 기술들을 가지고 못된 짓만 해대는 놈들이 많아서 참 문제예요.








    • '서비스가 미흡했다'보다 '나를 속였다'는 느낌이 들면 화나서 인터넷에 글쓸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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