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BBC Sherlock 3, 7-1.



7-1. 전주곡 prelude



'훌륭해!' 내가 외쳤다.

'초보적인 거지.' 그가 대답했다.

-왓슨과 홈즈의 대화 (등이 굽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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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1 때부터 오로지 원전 독자의 입장에서, 원전 대조를 위해 쓰여진 이 리뷰에는 보편 감성과의 엄청난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게시판 재개장에 '아오, 씬나'를 외치며 개장 첫 리뷰를 차지하기 위해 다급하게 쓰여진 점 양해 바랍니다. 지난 시즌들의 리뷰처럼 총 7장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 작품 속의 호칭에 따라 셜록 홈즈 원전의 주인공들은 '홈즈' '왓슨'으로, BBC 셜록의 주인공들은 '셜록' '존'으로 표기합니다.




여기,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굽은 파이프를 입에 물고 사냥모를 쓰고 있는데, 날카롭지만 핸썸한 얼굴 한편에 차가운 미소를 띄운 채 추론에 실패한 왓슨에게 '그건 초보적인 거야, 왓슨.'이라 쏘아 붙이곤, 벙찐 의뢰인을 뒤로 한 채 바이올린 연주에 심취해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말끔한 신사복을 입고, 앙상한 얼굴 가득 즐겁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추론 과정에 대해 되묻는 왓슨에게 '바로 그거야, 왓슨!'이라 외친 뒤, 몸을 낮춰 마치 자신의 딸처럼 진심으로 연민하게 된 의뢰인 여성의 손목을 위로하듯 토닥이고 있습니다.

자, 누가 진짜 셜록 홈즈입니까.


BBC 셜록 시즌1을 리뷰하며 저는 이 작품이 원전 셜록 홈즈의 직계 자손임을 공언한, 나아가 스스로 증명한 작품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셜록 시즌2 때는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파스티슈로서의 정체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보았죠. 그렇다면 올해 새롭게 찾아온 셜록 시즌3의 특이점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번 시즌을 어떠한 관점에서 읽어야 좋을까요.

아시다시피, 전세계 홈지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시즌1 이후 시즌2에 대한 반응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반응이 뜨거웠는지 이 작품을 위해 원전을 파헤치는 팬들이 도처에 생겨났고, 딱히 할 일이 없어진 저는 그래도 하던 거니까-라는 심정으로 느지막이 심드렁한 리뷰를 더할 수밖에 없었으며, 제작진들조차 이 작품을 만드는 건 그냥 덕후로서의 취미 활동과 같은 것이었는데 찬사가 쏟아져 엄청나게 당황스러웠다고 고개를 저어댈 정도였죠. 코난 도일이 작품을 발표하던 당시 셜록 홈즈 팬덤 형성의 시초가 된 '보헤미안 스캔들', 셜록 홈즈의 죽음을 다룬 문제작 '마지막 문제', 그 뒤 대공백 이후 발표되어 셜록 홈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또한 지금껏 셜록 홈즈 최고의 작품으로 칭송받는 '바스커빌가의 개'까지- 가장 사랑받는 원전의 에피소드들을 한 데 끌어 모은 시즌2는 거의 애초에 보장된 것과 같았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9세기 당시에 그랬듯, 이 문제작들을 접한 21세기의 대중은 열광했고, 팬덤은 폭발했으며, 시즌3를 향한 기대 역시 뜨거웠죠. 그러하기에 시즌3가 공개되자, 거의 애초에 예기된 것과도 같은 실망의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2가 이미 공인된 원전 최고작들을 총공세로 퍼붓다시피 해서 그 다음이 비교적 시시하게 느껴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기도 했던 겁니다. '마지막 문제'와 '빈 집'의 모험을 겪은 직후 '노우드의 건축업자'에서 '런던은 고 모리아티 교수의 죽음 이후 유난히 재미없는 도시가 되고 말았어.'라고 한탄했듯, 홈즈가 살아서 BBC 셜록을 보았다해도 아마 '시즌3는 고 모리아티 교수의 죽음 이후 유난히 재미없는 시즌이 되고 말았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딱히 팬덤의 활동을 하지 않는 제 귀에도 시즌3를 향한 불평, 비난, 분노의 소리가 닿은 것을 보면, 이 '불가피한 시시함'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시청자들이 많기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리뷰를 위한 몇몇 자료를 구글링하다 보니 아주 오래된 화석 자료 밑에까지 BBC 셜록의 팬들이 최신 댓글을 달아놓은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는 '누가 제발 이번 시즌의 좋은 점을 내게 하나만 말해줘, 난 도저히 못 찾겠으니까.'하는 애절한 해외팬의 절규까지도 있었습니다. 사태가 이러하니 원전과 관련해서도 꽤나 즐거웠고 원전과 무관하게도 소소하니 사랑스러운 시즌이었다고 생각하는 저임에도, 이번 시즌을 싫어하는 분들의 의견에 반박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원전 대조를 위한 리뷰를 지속해온 1인으로서, 이번 시즌이 원전을 배신했고 원전을 파괴했다고 외치는 일부 의견들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 않을까싶습니다. 


저와 뜻이 다른 분들은 여기서 고개를 갸우뚱하실 겁니다. 시즌3의 첫 번째 에피소드 '빈 영구차'는 원전 '빈 집'을 장악하던 모런 대령의 비중은 시시할만큼 축소시키고, 셜록과 존의 재회를 극단적으로 강조하여 늘려 놓았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세 사람'은 원전 '네 개의 서명'의 범죄를 곁가지로 후다닥 처리해버리고 원전에서 다루지 않은 존 왓슨과 메리 모스턴의 결혼식을 중심에 배치했죠. 마지막 에피소드 '마지막 서약'은 원전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에서 협박범이 피해자 여성에게 살해당하고 사건이 종결되었던 결말의 타이밍을 에피소드 초반 3분의 1 지점에 일찌감치 배치해놓고 주인공들에 관한 딴 얘기를 늘어놓으며 이야기의 끝맺음을 한없이 미룹니다. 변명의 여지 없이, 이것은 분명 제가 '원전의 직계 자손'이라 명명한 시즌1이 거의 1대1 대조가 가능하도록 원전을 다루던 방식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럼에도 저는 시즌3가 원전을 배신하지도, 파괴하지도 않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참으로 미묘한 문제라서 조심스런 해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BBC 셜록 시즌1, 3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레잇 게임'은 유서 깊은 셜록 홈즈 팬덤 -소위 홈지언이라 불리우는, 런던을 거점으로 한 셜록 홈즈 소사이어티(sherlock holmes society)와, 소위 셜로키언이라 불리우는, 뉴욕을 거점으로 한 베이커 스트릿 비정규군 (baker street irregulars)을 위시한- 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셜로키언 게임, 혹은 홈지언 게임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게임의 규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이라고 믿는다.' 참 쉽죠. 셜록 홈즈가 살아있고, 우리가 원전에서 읽은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하는 겁니다. 쉬워보이는 이 믿음을 내재화하고 나면 웬걸,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대두됩니다. 하나는 원전이 모두 사실이라고 했을 때 미심쩍은, 때로는 양립할 수 없는 사실들이 종종 튀어나온다는 것. 다른 하나는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면, 원전에 드러나지 않은 그의 나머지 삶은 어떠했느냐는 것. 두 문제를 푸는 데에는 공통된 태도의 견지가 필요합니다. 피터 윔지 경의 창조자이자 위대한 홈지언인 도로시 세이어스 여사의 말을 빌리자면- "크리켓 게임을 하듯 진지해야 한다. 터무니없거나 우스꽝스러운 접근은 모든 걸 망친다." 

이쯤 되면 눈치 채셨을까요? 시즌3 1화에서 앤더슨이 창립한 '빈 영구차' 모임이 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일종의 '그레잇 게임'이었던 겁니다. (저는 줄곳 이것을 어릴 적 처음 접했던 용어인 '홈지언 게임'으로 불러왔지만, 여기선 BBC 셜록이 일찌기 제목으로 채택한 '그레잇 게임'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겠습니다.) 물론 '빈 영구차'의 회원들과 현실 홈지언들의 위치에는 차이가 있죠. '빈 영구차'의 회원들은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이란 걸 가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 복받은 덕후들은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인 세계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들의 '그레잇 게임'의 주제는 이러했습니다. '셜록 홈즈는 죽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살아난 것일까.' 그들의 답은 익히 보신 바와 같이, 몰리와 키스하고, 모리아티와... 같은 에피소드, 메리가 마그누센에게서 받은 의미 없어 보이는 문장들은 스킵 코드 암호로, 세 글자씩 건너 읽어 'save john, saint james less.'로 풀이되었죠. 메리가 받았던 애초의 문장들은 온건한 눈에는 얼핏 아무 뜻도 없어 보입니다만 덕후라면 피식 웃었을, 오랫동안 홈지언들을 괴롭혀온 (혹은, 즐겁게 해온?) '그레잇 게임'의 문제들이었습니다. 'james or john?'- 이 문장은 '주홍색 연구'와 '토르교 사건'에선 '존 왓슨'으로, '입술이 뒤틀린 남자'에선 '제임스'로 기록된 '왓슨 박사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하는 문제를 가리킵니다. 'saint or sinner' 역시 나름의 도덕관 하에서 거리낌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셜록 홈즈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논쟁을 암시하죠.


사실, 우린 전에도 이미 BBC 셜록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레잇 게임을 참관한 바 있습니다. 일명 '여행다니는 부상 부위 traveling war wound'라고도 불리우는 유명한 문제 '전쟁에서 총을 맞은 존 왓슨의 부상 부위는 어디인가'가 그것입니다. '주홍색 연구'에선 어깨를, '네 개의 서명'에선 다리를 다쳤다고 진술하는 원전의 모순 때문에 이는 수많은 이론을 낳았는데요, 보셨다시피 BBC 셜록이 채택한 해답은 '존이 총을 맞은 건 어깨, 다리는 심리적 문제로 저는 것'이었지요. '대충 써도 잘 팔리잖아?'라는, 사실이지만 재수없는 대답만 남긴 채 작품의 오류를 수정하지 않았던 코난 도일 경의 만행으로, 팬덤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그 밖에도 넘쳐납니다. 하숙집 주인은 터너인지 허드슨인지, 홈즈가 다닌 대학은 옥스포드인지 케임브릿지인지, 왓슨의 아내는 몇 명인지, 어떻게 다리를 부상당한 왓슨은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아무렇지 않게 뛰어다니는지, 시기적으로 '마지막 문제'에 우선하는 '공포의 계곡'에서 왓슨은 모리아티를 알고 있지만 왜 '마지막 문제'에선 처음 듣는다고 진술하는지, '마지막 문제'에서 홈즈와 모리아티 사이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리아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등등. 마지막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선 여러가지 학설이 있는데, 시즌2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다룬 '모리아티는 셜록 홈즈가 꾸며낸 가짜다.'는 그 중 하나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BBC 셜록에서 채택한 해답은 이 학설을 한 번 더 꼬아 놓은, '모리아티는 '모리아티가 셜록 홈즈가 꾸며낸 가짜다.'라고 가짜 사실을 퍼뜨렸다.'였던 거죠, 하하.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 시리즈에서 원전을 둘러싼 '그레잇 게임'을 다루지 않은 게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철저히 일대일 원전 대조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알았어요, 지나치듯만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시즌3에 와서 새삼스레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앞에서 셜록 홈즈 연구자들이(셜록 홈즈 팬덤과 셜록 홈즈 연구자는 동의어입니다. 뭐, 아무튼 거의.) '그레잇 게임'을 통해 다루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원전의 오류 바로잡기, 원전의 빈틈 메우기. 이 후자는 주로 셜록 홈즈의 개인사를 완성하는 작업이고요. 문제는, 원전에서 셜록 홈즈의 개인사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단 두 가지, 엄청나죠, 60편을 통틀어 단 두 가지 사실 뿐이라는 겁니다. '그리스인 통역사'에서 셜록 홈즈의 입을 통해 밝혀지는 이 두 가지 사실은, 1. '우리 조상은 시골 대지주였어.' 2.'우리 할머니는 프랑스 화가 베르네의 누이였지.'입니다. 자, 이제 전세계 홈지언들은 이 두 가지 사실을 지푸라기처럼 양손에 쥐고 원전의 구석구석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이제 여러분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셨을 겁니다. 그동안 BBC 셜록이 차용한 '그레잇 게임'이 주로 첫 번째 부류의 문제였다면, 시즌3는 본격적으로 두 번째 부류의 문제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원전을 파괴하는 일이 아닙니다. '크리켓 게임을 하듯 진지하게' 오로지 원전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결코 '터무니없거나 우스꽝스럽지 않게' 원전의 사실들을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그동안 셜록 홈즈 팬덤이 이러한 작업을 통해 낳은 무수한 이론 중에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원작 파괴의 흔적들이 없다고는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튀어나오는 그런 정도의 농담을 웃고 넘길 여유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겠습니까. 그 사람들도 다 웃자고 했던 일이었을 테니, 아무리 독실한 근본주의자라 해도 우린 앤더슨이 '빈 영구차' 회원에게 그렇게 했듯 죽자고 그러지는 맙시다.

자기 인용을 남발하는 것만큼 꼴사나운 일이 없지만, 그래도 필요에 의해 계속 언급하게 되는 점을 사과드립니다만, 지난 시즌2의 리뷰에서 제가 아이린 애들러와 셜록 홈즈의 러브 스토리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은 '그레잇 게임'을 통해 널리 퍼진 유명한 이론 중 하나이고, 네, 저는 그 이론을 지독히 싫어합니다. 거의 '아이린 애들러와 고드프리 노튼,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절규하고 싶은 기분이 된달까요. 그와 같이, 연구자들의 이론을 받아들이는 건 그냥 각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즌3를 싫어하는 분들께 반박할 의도가 없다고 말씀드렸고요. BBC 셜록이 재구성한, 정립한, 채택한 이론들을 받아들일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하고자 하는 건 '원작에 없는 걸 했으니 원작 파괴'라고 주장하는 온건한 시청자분들께,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비추어,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라고 시리즈를 옹호해보려는 것입니다. 아이린 애들러의 경우에서 보듯, 제가 그것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별개의 문제고요. 어쩌면 때로는 그와 같이 편협한 분노를 가감없이 내비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BBC 셜록이 벌인 게임 결과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는 저와 여러분과 개개인의 몫으로 남기고, 덕후에겐 덕후의 의무가 있다고 믿으며 리뷰를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1911년, '그레잇 게임'의 시초로 알려진, '주홍색 연구'의 제목을 차용한 '셜록 홈즈 문헌 연구'라는 논문의 저자 로널드 녹스 신부는 패기돋게 이 논문을 코난 도일 경에게도 한 부 보냈다지요. 그는 원전의 각기 다른 장편, 단편들에 기록된 사실들을 한 줄 한 줄 꺼내어, 그 기저에 있는 구조를 분석해내는 작업의 끝에 말합니다. 이와 같은 작업을 완수하는데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본인이 다시 착수하고 싶지만 그 때까지는 이 연구에 흥미를 느끼는 다른 분들께 이 논문이 기본적인 힌트와 아웃라인이 되어줄 것이라고요. 셜록 홈즈 독자(와 더불어 이젠 시청자)들의 세계에 이 엄청난 게임을 제안하며 녹스는 마지막으로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홈즈가 한 대사를 인용하며 논문을 마감합니다. '내 방식을 알잖나, 왓슨. 적용시켜 보게.' 

시즌3는 BBC 셜록을 제작하는 게 원전 팬으로서의 취미 활동이라 말하는 작가진들이 셜록 홈즈의, 그리고 그의 대사를 차용한 녹스의 제안에 응답한 결과입니다. 바야흐로, '그레잇 게임'의 시즌이 도래한 것입니다. 모두가 이러한 팬덤의 역사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레잇 게임'의 관점에서 이 시리즈의 태도를 이해할 의무도 없고요. 결국은 haters gonna hate이랄까요. 그러나 이 리뷰를 읽고 계신 여러분은 별 수 없이 시즌3가 '그레잇 게임'의 관점에서 원전을 인용하는 방식을 알게 되셨군요. '알게 됐으니 빨리 잊어버려야겠군.(주홍색 연구)' 적어도 이런 마음만 아니라면, 여러분도 제 방식을 알지 않습니까, 적용시켜 보십시오. 원하든 원치 않든- 게임은 시작되었습니다.





    • 시즌3을 보면서 많이 혼란 스러웠습니다. 특히 1편. 대체 어디까지가 있었던 일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혼란스러웠는데 그렇게된 바탕이 덕후들의 놀이에 있었다니 좀 이해가 가네요.
      4시즌 나올 때까지 고민해봐야겠네요. 잘 봤습니다.
    • 리뷰를 작성하면서 만일 바랐던 한 가지가 있다면, 시즌3를 보면서 '이거 뭐야' 하고 갸우뚱하던 시청자 중 단 한 분이라도 '이런 거군, 뭐, 그렇다면.'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는데. 바랐던 피드백을 벌써 받고 말았네요. 고맙습니다, 시작부터 여한이 없어졌어요.
    • 감히 longunman 님의 글에 뭔가 정보 비슷한 것을 덧붙이자니 민망합니다만, 혹 셜로키언들의 게임과 그 분위기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작년에 번역 출간된 마이클 더다의 『코난 도일을 읽는 밤』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제목이 가리키고 있듯 꼭 홈스 시리즈만을 다루는 책은 아닙니다만, 유서 깊은 홈스 덕질의 분위기를 잘 전해주는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석 달린 셜록 홈즈』도 있지만, 다 읽자면 비싸고/시간도 많이 걸리고/주석 내용이 그 책만의 특수성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특히 한국에서는 홈스 원전만 인기가 있고 2차 창작은 다소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셜록]이 그에 관해 좀 더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감히'라고 말씀하시다니, 제가 굽신거리는 걸 보고 싶으신 겁니까. BBC 셜록에서 인용하는 2차 창작물에 대해서는 미력하나마 변주곡 장 쯤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진심으로 듀게 열리자 마자 lonegunman 님 리뷰 언제 올라오나 하고 새로 고침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즐겁습니다.
    • BBC셜록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제작진의 원전에 대한 덕력에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되더군요, Unlocking Sherlock 2013에서 보여진 모팻과 개티스의 팬심은 어이쿠...
      저는 어쩌면 lonegunman님의 BBC 셜록 리뷰를 보고 싶어서 듀게가 돌아오기를 더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carnage / 혼자 떠들지 않게 해주셔서 외롭지 않네요.
      餘寒 / 언락킹은 '유행이 3년 지난 (셜록 홈즈 '빈 영구차' 中)' 거 아니었나요! 새버전이 나온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리뷰 마치면 찾아봐야겠어요. 역시 듀게가 있어야 돼.
    • 오 마이 고ㄷ. 론건맨님의 리뷰군요.
      한 자 한 자 보석처럼 받들며 읽겠습니다.
      저는 시즌 3가 좋았어요. 계속 가려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전은 작가들이 더 잘아니까 돌파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어떻게 팬보이노릇을 이렇게까지 돈벌며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 싶은 제작진들...새삼 경탄스럽더군요.
    • 뒷북 댓글이어서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론건맨님의 설명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아서 씁니다.
      '셜로키언/홈지언 게임'은 줄여서 흔히 그냥 '게임(The Game)'이라고 하고 영어에서 '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이라고 하면 19세기 말 영국과 러시아 간의 대립구도와 전략 싸움을 가리킵니다. 실제로 셜록 홈즈 파시티쉬 가운데 이것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그레이트 게임이란 표현을 제목에 쓰기도 하고 꼭 러시아-영국 간의 스파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음모와 대결 구도가 들어간 소설들은 그레이트 게임이란 표현을 흔히 인용합니다. BBC 셜록 시리즈 에피소드에서 '그레이트 게임'이란 제목을 썼다고 해서 '그레이트 게임'이란 표현이 '셜로키언 게임'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몬시뇨르 녹스는 목사가 아니라 로만 가톨릭입니다~_~
      • '그레이트 게임'이란 표현이 '셜로키언 게임'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 쓰입니다. 셜로키언들의 게임(the game)을 그들 스스로는 'the grand game' 혹은 'the great game'으로 격상해서 부르곤 하는데, BBC 셜록이 'the great game'을 제목으로 쓸 때는 19세기 영-러간의 대립구도보다는 셜로키언 게임을 의미했다고 생각하는 쪽이 합리적이겠지요. :)
        로널드 녹스는 신부라고 부르는 게 맞았군요, 저는 어디서 목사라고 번역한 걸 본 걸까요.
        • 그런가요? 셜로키언 연구서를 100권 가까이 읽어봤지만 제 기억에서는 어느 책에서도 '그레이트 게임'을 '셜로키언 게임'의 의미로 쓴 것을 본 적이 없는데요(긁적긁적)? 대신 말씀하신 대로 'grand game'이란 표현을 쓴 것은 본 적이 있습니다만.

          "at all these bodies, people play "the game," or more formally "the grand game"-that is, they speculate upon the historical gaps in the canon or attempt to harmonize its chronological confusions. - Michael Dirda, On Conan Doyle(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2), p. 141 (우리말 역서 제목은 '코난 도일을 읽는 밤')

          "
          In many of their activities, the members of the Holmesian societies are involved in what may be called "The Game", . . . - the Life and Times of Sherlock Holmes by Philip Weller and Christopher Roden(Crescent Books, 1992), p.39

          (참고로, BBC 셜록 시리즈가 the great game을 19세기 영-러간의 대립구도의 의미로 썼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 BBC 셜록 시리즈가 '그레이트 게임'의 원래 표현이 대중화하여 일반적인 대결구도를 지칭하는 의미로 썼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서 100권에 비하자면 저는 훨씬 협소한 관심사만 가지고 있으니, 그렇다면 heilner님께서 우연히 해당 용어만 비켜가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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