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퍼 인프라맨 Super Inframan (1975)

슈퍼 인프라맨  中國超人


홍콩, 1975.     ☆☆☆★


A Shaw Brothers Production. 화면비 2.35:1, 1시간 31분. 


Director: Hua Shan 華山  Screenplay: Ni Kuang 倪匡 Cinematography: Nishimoto Tadashi 西本正 (Ho Lan-Shan 賀蘭山) Martial Arts Director: Tong Kai 唐佳 Art Director: Johnson Tsao 曺莊生 Editor: Chiang Hsing-Lung 姜興隆 Makeup: Wu Hsu-Ching 吳潴淸 


CAST: Danny Lee Sau-Yin 李修賢 (레이마), Wang Hsieh 王侠 (리우 박사), Yuan Man-Tzu 袁曼姿 (메이메이), Terry Lau Wai-Yue 劉慧茹 (빙하마주), Dana 丹娜 (전안마녀), Lin Wen-Wei 林文偉 (주밍), Bruce Le 呂小龍 (시아오롱). 


INFRAMAN ORIGINAL POSTER

연미국 燕美局: 아니 왜 뜬금없이 이름에 한자 표기를…? 

닥터큐 Q博士: 별다른 이유는 없고요, 중국어로 번역해서 읽는 분이 계셔서, 최소한 우리 이름 정도는 고유 한자를 부여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연: 아주 “별다른 이유” 인데요? 

큐: 에이 그냥 넘어가시고요. 요번에 리뷰할 작품은 [슈퍼 인프라맨] (원래 홍콩에서 제작되었을 당시의 제목은 그냥 [인프라맨] 이었는데 미국으로 수입될 당시에 “슈퍼” 가 추가되었습니다. 본문에서는 그냥 [인프라맨] 으로 언급하겠습니다) 입니다. 고전기 홍콩영화 및 중화권 작품들의 리뷰도 상당히 밀려있는 상황인데요. 원래는 성룡이나 왕우의 70년대 주연작들부터 시작하려고 했는데, 결국 [인프라맨] 이 낙점되었네요. 언제나처럼 미국이의 기탄없는 코멘트부터 시작하죠. 


연: 기탄없는 코멘트가 뭔데요? 아무튼,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비교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평가가 다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한편인데, [울트라맨 타로오] 나 [레오] 등의 비슷한 시기의 울트라 시리즈 작품들이나 [가면 라이더] 시리즈에 비교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성취라고 여겨지고요. 무술(무협) 영화 팬들이나 좀 더 내용있는 (“하드” 가 아니더라도) SF의 팬들에게는 그냥 괴작이나 무용지물로 느껴지지 않을까요. 

큐: 어, 그럼 나와 의견이 거의 완전히 일치하는구먼요. 

연: 닥터큐와 제가 의견이 갈릴 만한 부위가 있을까요? 


큐: 그럼 더 자세하게 썰을 풀어보죠. 먼저 위의 미국의 주장에 백퍼센트 동의하는 부분이, 확실히 누가 보더라도 [울트라맨]과 [가면 라이더] 시리즈의 영향권내에서 제작된 한편이긴 한데, 70-80년대에 제작된 [울트라맨] 극장판이나 [가면 라이더] 오리지널 등에 비교하면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높다는 점이죠. 전혀 못 만든 한편이 아니에요. 영화로서의 “꼴” 을 제대로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긴박한 시퀜스에서의 편집, 액션 연출, 광선기 (光線技) 를 나타내는 특수효과의 배치와 표현 방식 등의 측면에서 본가를 능가하는 공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연: 유치찬란하고 희한뽕짝한 병맛적 요소와 이런 만듦새의 스킬이란 전혀 상호모순되는 요소가 아니니까요. 

큐: 나는 원래 노털인지라, 로저 이버트 등이 [인프라맨] 을 리뷰하면서, 인프라맨이 점프할 때마다 똑같은 점프를 서너번 연달아 보여주는 스타일을 보고 박장대소하곤 했던 기억이 나는데, 사실 이 “같은 장면 서너번 연달아 보여주기” 는 [가면 라이더] 등의 일본 특촬물에서는 이 당시에는 하나의 컨벤션으로 굳어진 묘사였죠. 딱히 홍콩영화라서 이런 식으로 한 것은 전혀 아니거든요. 필름 거꾸로 돌리기를 이용해서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는 액션을 찍는 다던지, 그런 류의 기법들도 이미 일본의 특촬물에서 자주 쓰이던 것들이고, [인프라맨] 은 그런 테크닉들을 아주 충실하게, 어떤 면에서는 더욱 유능한 방식으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 이것은 일본측 스탭이 전면적으로 참가하고 있어서 퀄리티 컨트럴이 된 측면도 있겠죠? 


큐: 그게 일면적으로 “일본의 더 뛰어난 기술의 전수” 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는 것이, 촬영감독 니시모토 타다시가 맡은 이 한편의 “쇼스코프” 촬영이 아주 수려한데, 이분은 홍콩에서는 195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하란산 (賀蘭山)” 명의로 50편이 넘는 쇼 브라더스 작품들을 작업하셨더군요. (만주 출생이고 아마도 중국어 사용이 가능했을 가능성이 농후) 그러니까 일본 기사가 찍은 것이지만 [인프라맨] 의 비주얼은 완연히 쇼 브라더스의 것이에요. 일본 특촬영화나 TV와는 다른 질감이 느껴집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캐릭터들이 몸싸움중 높은 모래 또는 흙언덕에서 굴러 떨어지는 시퀜스도 [가면 라이더] 등의 스턴트 액션의 컨벤션 중의 하나인데, 엄청 가파르고 높아 보이는 언덕에서 굴러 떨어지는, 한층 업데이트된 스케일의 액션을 이 쇼스코프로 찍어내니 박진감이 배가되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연: 그러게요. 저는 솔직히 그냥 잘 만든 70년대 특촬물이라는 인상이고, 무언가 이미 존재하는 장르의 과격하게 병맛적인 패러디로 보는 시각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네요. 액션 장면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팔과 팔이 맞닥뜨리는 가-반격 (加-反擊)의 합 (合)을 중시하는 무협-쿵푸영화적인 특질도 잘 보여주고 있고요. 


큐: 그렇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좀 진드기나 빈대같은 인상의 거미 괴인과의 격투도 마치 [소림사 18동인] 에 등장하는 구리 갑옷을 두른 시험관들을 방불케하고요. 그런데 이 거미 괴인의 무지막지한 최후 (본편의 하일라이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극장에서 감상할 때는 대폭소와 함께 집단적 “허걱” 반응을 반드시 불러일으키는 장면 중 하나죠) 처럼 본가에서는 아마도 도저히 넣지 못했을 개소도 있기는 있습니다. 

연: [가면 라이더] 나 다른 쇼오와기 특촬 시리즈들이 여성 캐릭터들을 꽁꽁 묶어서 십자가에 매달아놓는 다던지 그러한 은근히 게슴츠레한 에로티시즘을 깔고 있던 것에 비하면, 이런 병맛적 폭력묘사를 고려하더라도 [인프라맨] 이 훨씬 더 “건강적” 으로 느껴지는 것은 저 만은 아니겠죠? 그리고 이 영화의 “빙하마귀” 들이 여러가지 색깔의 독액을 뿜기는 하는데 일본 특촬 시리즈에서는 이런 액체들은 항상 “용해액” 이라서 사람들을 마구 녹여버립니다만, [인프라맨] 에서는 불이 붙거나 폭발합니다. 디테일에 있어서 이런 종류의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큐: 고전기의 특촬 전문가들 중에는 폭발 매니아들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한편에서도 진짜 많이 뭐가 폭발합니다. 모두의 화재 장면의 액션 스턴트도 장난이 아니고요. 


연: 적측의 괴물들과 인프라맨, 그리고 메인 빌런인 빙하마주의 아지트와 “과학연구소” (아무런 고유 명사도 없이 그냥 과학연구소라고 나옵니다) 의 프로덕션 디자인 등은 평균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겠군요. 

큐: 듣자하니 쇼오와판 [가메라] 의 괴수 디자인등을 담당했던 미카미 미치오가 이 한편에 기용되었다고 하던데, 그런 약간 조잡하고 빙구스러운 (?)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듯 합니다. [울트라맨] 원본이나 [가면 라이더] 오리지널의 괴수-괴인들은 훨씬 괴기스럽고 스마트한 모습을 하고 있었죠. 그러나 인프라맨과 적측 괴인들과의 전투 시퀜스들은 대체적으로 잘 만들었어요. 

연: 갖은 폼 (“카마에” 라고 하죠) 을 다 재면서 실제로 몸이 부딪히는 격투 장면은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본가 [가면 라이더] (이 시리즈에서 가면 라이더의 필살기 “라이더 킥” 이 항상 괴인을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찍힌다는 것은 많은 오타쿠들이 지적한 바 있고요) 에 비하면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요. 빙하마주의 아지트는 뭔가 염가판 제임스 본드 빌런의 기지 같은 구석도 있고요. 


큐: 주인공 대니 리 (이수현) 가 본가 특촬 시리즈의 주인공처럼 기름기가 빠진 호청년 인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연기진들은 딱히 기억에 남지 않고요. 미국 수입판 영어대사에는 “프린세스 드래곤 맘” 이라는 괴랄한 명칭으로 바뀐 “빙하마주 (氷河魔主)” 역의 테리 라우는 그냥 연기를 못하고요. 일본 특촬 TV 의 기라성같은 여간부, 여두목 캐릭터들에 비하면 임팩트는 크지 않습니다. 짝퉁 이소룡 연기자들 중 하나였던 여소룡 (“브루스 러”) 이 역할명도 “소룡” 이라는 조역으로 등장하지만 딱히 볼만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연: 일본 특촬 장르에 대해서 잘 아시거나,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일반 관객들보다 훨씬 더 즐길 요소가 많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큐: 뭔가 특히 책을 잡을 만한 거리가 있다면 말씀하시죠. 

연: 딱히 없어요. 인프라맨의 설계도가 만화 오타쿠 중딩이 그린 수준으로 보인다던가, 서성거리는 마귀들을 미션에 파견하기 위해 지하동굴 (?) 에서 불러낼 때 하나씩 [스타 트렉] 식의 트랜스포터 (?) 로 불러낸다던가 (인프라맨이 적의 기지를 때려부술 시점에서는 당연히 벽면 스크린 [?] 을 와장창 깨부시고 동굴로 직접 난입합니다), 그런 벙찐 개소들은 오히려 차밍하게 느껴지니까요. 이런 것들로 일일히 시비를 거시는 분들께서는 처음부터 본편이 속한 장르에 아예 관심이 없으시겠죠? 


큐: 예 그러면, [독립투사 자카셈붕] 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결론짓겠습니다. 

연: 아니 왜 하필이면 그 영화랑… 암튼 좋아요. 불만 없습니다. 


큐: 블루 레이 버전에 대해 얘기를 조금만 더 하죠. 이 한편은 북미에서는 의외로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타이틀이었는데, 영국 88 Films 의 아시안 시네마 라인 (이라고 쓰고 홍콩영화 라인이라고 읽음) 에서 출시된 블루 레이를 2018년에 구매한 이후로 계속 이 판본을 보고 있었습니다만, 금년 (2025년) 에 애로우 비데오가 자사의 베스트 셀러중 하나인 쇼 브라더스 클래식 컬렉션 제 4집의 헤드라이너로 새롭게 스캔된 블루 레이를 내놓았습니다. 나는 어차피 Celestial Pictures 에서 스캔된 버전을 원용했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으리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 돌려보니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애로우의 판본은 해설에 의하면 여러가지 이유로 잘려나간 프레임을 하나씩 복원하고 35mm네거티브에서 이탈리아의 L’Immagine Ritrovata 의 소관으로 새로 2K 스캔을 뜬 복원본이라고 합니다. 


88 Films 의 판본에 비해서 애로우쪽이 더 심도있고 “영화스러운”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어요. 색감도 약간 놀랄 정도로 의미있는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인프라맨의 신체가 애로우 버전에서는 강렬한 진홍색으로 보이는 반면에, 88 Films 의 경우 일반적인 “비데오 영상 빨간색” 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런닝 타임도 88 Films 는 1시간 28분으로 리스트가 되어있는데,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실제로는 애로우 판본이 거의 3분이 더 깁니다. 영국 블루 레이는 그냥 영어 대사와 북경어 대사를 바꿔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 애로우 버전에는 상기 괴랄한 캐릭터 명칭들을 쓰고, 싸구려 호러 영화 사운드트랙같은 스코어가 붙은, 새로 만든 메인 타이틀이 달린 영어 더빙 수입본이 특전영상의 일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연: 아 제가 좀 끼어들께요. 이건 영어 더빙판이 아닌 중국어판에 붙은 영어 자막 얘긴데요. 88 Films 의 영어 자막도 아주는 아니지만 조금 괴랄한데요. 인프라맨이 쓰는 광선기 중의 하나가 손등인지 손목인지에서 발사되는 붉은 광선 같은 건데, “타이양자아~!” 라고 울부짖으면서 쏘거든요. 이걸 이 블루 레이의 자막에서는 Sun Ja 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거 뭐여? 라는 반응이 나오지요. 애로우 버전에서는 Solar Armor 라고 나옵니다. 

큐: 제 조교님의 대사 해석에 의하면 “태양갑 (太陽甲)” 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연: 아 그러면 솔라 아머가 정확한 해석이군요! 

큐: 예 그 외에도 애로우 버전의 영어 자막이 Activate the Power! 라고 번역하는 (88 Films 는 그냥 Power!) 중국어 대사가 “능력발휘 (能力発揮)!” 더군요. 아니 이런 걸 가지고 뭐 새삼스럽게 구호를 외치고 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이 대사도 애로우 버전의 번역이 더 있어 보입니다. 


큐: 애로우 버전의 특전영상과 기타 서플멘트에 대해서 더 쓰고 싶은 얘기가 있기는 한데, 일단 여기까지 써 놓고요. 시간 나면 다시 와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이, 와줘서 고마워요. 

연: 뭘요. 2026년이 지나기 전에 또 불러주세요.

회원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10 [영화] 국제첩보국 The Ipcress File (1965) 107 04-29
809 [영화] 2025 년 최고의 블루레이와 4K UHD 블루레이 스무편 1 224 04-10
808 [영화] 츠바키 산주로오 Sanjuro (1962) (4K UHD Blu Ray) 290 01-14
807 [영화] 킬 미 (2009) : Kill me too, I'm depressed 247 01-13
806 [영화] 위 리브 인 퍼블릭 (We Live in Public, 2009) : 인터넷은 프라이버시를 모른다 117 01-13
805 [드라마] 여름향기 2 117 01-01
열람 [영화] 슈퍼 인프라맨 Super Inframan (1975) 151 12-22
803 [영화]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2025-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판) 320 11-13
802 [영화] 데인저러스 애니멀스 Dangerous Animals (2025) <부천영화제> 304 08-16
801 [영화] 엘스 Else (2024), V/H/S 비욘드 V/H/S Beyond (2024) <부천영화제> 232 07-21
800 [영화] 작전명 좀비 Operation Undead (2024)- 어글리 시스터 The Ugly Stepsi… 288 07-10
799 [영화] F1 더 무비 - 이빨 빠지고 발톱 빠진 늙은 사자의 공허한 포효 268 07-07
798 [영화] 더 슈라우즈 The Shrouds (2024) 1 267 06-06
797 [영화] (에밀리 드켄 추모) 엠마누엘 무레의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2020… 245 04-14
796 [영화] 2024년 최고의 블루 레이/4K UHD 블루 레이 스물한편 4 583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