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25 년 최고의 블루레이와 4K UHD 블루레이 스무편

금년에는 예년보다 더욱 늦어져서 4월달에 진입한 후에나 올리게 되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도 리스트에서 블루 레이와 4K UHD 의 구입량이 리스트 작성을 시작한 이후로 최고점을 찍었다고 썼었는데, 2025년도에는 그 전년도보다 30 퍼센트 더 구매량이 늘어났고요. 컬렉터로서의 연도별 구입량의 최고점을 갱신했을 뿐 아니라, 2023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이상의 물량을 구입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면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고요. 그냥 구입하고 싶은 물건들이 증가했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고— Radiance Films 와 Vinegar Syndrome 및 Deaf Crocodile 등 그 제휴 레이블들, 기타 여러 레벨에서 내놓은 손에 넣고 싶은 타이틀들의 개수가 작년 들어서 폭발적으로 많아졌습니다— 기타 영화 관계 일을 하다보니 손에 들어오는 타이틀들도 2025년에 특히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Arrow Video 에서 커미션한 서플 에세이 집필의 원고료를 애로우에서 출시한 물품들로 대신 받기로 한 결정도 총량의 10% 정도는 충분히 메꾸어주었고요.


흥미있는 것은 내가 스트리밍 서비스와 VOD 다운로드로 관람하거나 소장하는 “파일로 저장된” 영화들의 개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스트리밍이나 VOD 로 영화를 많이 보면 광학디스크로 구입하는 영화의 수는 줄어들고 있냐 하면, 최소한 지난 2년의 트렌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애로우 비데오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계좌를 만들고 찾아 보고 있습니다만, 이건 스트리밍에서 봤으니 블루 레이는 살 필요가 없겠지,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엇 이게 올라왔다면 가까운 시일내에 출시된 거잖아?!” 이런 식으로 블루 레이와 4K UHD 블루 레이 판본을 찾아나서는 데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아무리 스트리밍에서 고퀄로 봐도 4K UHD 블루 레이로 트는 것보다 못할 뿐더러, 어느 순간엔가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거든요. 그리고 스트리밍에서는 기본적으로 퀄리티 컨트럴이 안됩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데오에 [Curse of the Black Widow] 라는 훌륭한 70년대 TV 호러 영화가 개떡같은 화질로 올라와 있는데, 이걸 아마존에서 알아서 복원된 HD 화질로 다시 올려줄 가능성은 절대영이죠. 누군가가 판권을 다 조사해서 허가를 받은 뒤, 새롭게 트랜스퍼를 하고 블루 레이나 4K 로 출시해 줘야지 비로소 제대로 된 고화질로 감상이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언제나처럼, 이 리스트에 올라간 타이틀들은 그해 최고의 복원이라던가, 역사적이나 미적인 가치, 또는 평론가들에게 사랑받는 작품들, 정치적으로 공정하고 올바른 얘기만 하는 영상예술, 이러한 일반적인 “좋은 영화” 기준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드리고요. 아주 나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금년에 나에게 발견, 재발견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 타이틀들을 우선적으로 모았습니다. 지난해에 이대로 가다가는 영어판과 한국어판의 영화들이 한 편도 겹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거의 그 상황에 근접하기는 했습니다. 탑 리스트에 올라갈 수 있는 후보작의 수가 40편은 거뜬히 넘어섰으니까요. 그러나 결국 영어판을 먼저 선고하고 나니, 상위에 랭크된 타이틀중 일부는 아무래도 다시금 한국판 리스트에 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겹치지 않는 두개의 리스트를 작성하지는 못했네요. 내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런지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 여지는 남겨둡니다. 


어떤 선출작이 한국어로 읽는 독자-영화팬분들께 더 어필하거나 더 의미가 있을지 등의 고찰을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닌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노동과 시간을 투여해서까지 두 리스트의 “차별점” 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겠군요. Cinesavant (구 DVD Savant) 처럼 제 리스트를 찾아와서 구독해주시는 영미권 컬렉터-비평가 분들께서 지난 한 해동안 리뷰한 아이템들이 한국어판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적게 포진되어 있다던지, 그런 거의 무의식적인 차별화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리스트로 진입합니다. 


20. 야생의 거위들 The Wild Geese (1978, Severin Films, 4K UHD Blu Ray/Blu Ray- Region Free). 


'26 THE WILD GEESE 4K UHD COVER


세버린의 평소의 고전 영화 출시 패턴에서 조금 빗나간 한편이고, 나는 사실 출시된 줄도 잘 모르고 있다가 2025년 끝물이 되어서 어떻게 구입하게 된 한편인데요. 이 한편은 한국의 극장에서 본 기억은 전혀 없고, 미국 살면서 초기의 VHS 로 꽤 재미있게 감상한 기억이 납니다. 로저 무어가 70년대 중반부터 말기까지 남아공에서 [여왕폐하의 007] 의 감독이자 본드 시리즈의 우수한 편집자였던 피터 헌트 연출로 만든 일련의 영화들— [골드] (1974) 그리고 [악마에게 절규하라 Shout at the Devil] (1976)— 이 두 편은 확실히 한국에서 극장 개봉을 했었고, [골드] 의 경우 극장에서 감상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한편인데, 어떤 연유에선지 헌트는 감독의 자리를 존 웨인과 상당수의 서부극을 찍기도 한 고전 미국 영화의 중진 앤드류 맥라그렌에게 넘겨 주었지요. 남아공이 여전히 아파르트헤이드에 쩔어 있을 때,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로 북미의 영화 회사들이 가서 제작을 하곤 했던 시절이니, 이런 작품들을 보는 시선이 반드시 곱지만은 않을 수 밖에 없죠. 그러나 세버린의 한우충동의 서플을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실제로 어렵사리 캐스팅된 남아공의 흑인 연기자들 (존 카니, 윈스턴 읏쇼나 등) 은 당시 상황에서 이런 고용의 기회가 주어진 것, 그리고 비교적 제대로 된 캐릭터들을 묘사할 수 있는 틈새가 열린 것에 대해 반가와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맥라그렌의 연출은 약간 둔중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전투 액션 신의 박력은 상당하고, 무엇보다도 리처드 버튼 (타계하기 불과 5년전에 출연했고, 노쇠해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건강해 보이지도 않아요), 리처드 해리스, 하디 크루거 (영화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전향하게 되는 남아공 출신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설정인데, 이 캐릭터의 포물선을 풀어내는 방식은 멜로적이긴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껄끄럽지는 않습니다. 연기를 잘 하시니까), 스튜어트 그랜저, 그리고 로저 무어라는 연기진이 엄청나게 고전적인— 진짜 존 웨인 주연의 기병대 서부극을 연상시키는— 역할들을 요리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희소성이 극대화된 한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영화의 만듦새의 질에 대해서 논하자면 70년대 007시리즈의 편집자였고 (내가 보기에는) 시리즈의 최고작을 두 편 이상 감독한 존 글렌의 편집과 조연출 (전투 시퀜스는 다 그의 담당이었다고 하네요) 이 특히 빛을 발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세버린 필름스의 네거티브에서 따낸 4K UHD 화질과 음질은 말할 것도 없이 우수한데, 블루 레이와 함께 수록된 갖가지 특전들— 세 종류의 코멘터리 (액션 장르 전문가들, 다른 종류의 해외판본들을 제작하고 했던 존 글로버 편집자, 그리고 로저 무어, 존 글렌, 제작자 유언 로이드가 참여한 구 DVD 코멘터리 등) 가 수록된 것을 위시하여, 상기 존 카니, 리처드 해리스의 아들 역으로 출연한 폴 스퍼리어 (이 이름이 이상하게 낮익어서 검색해 보니 자크 드미 감독의 [베르사이유의 장미]— 이제는 잊혀진 괴작 비슷하게 된 한편이지만— 에서 황태자로 출연했던 분이시더군요), 감독 맥라그렌, 군사관계 고문 마이크 호어, 그리고 유언 로이드 제작자와의 인터뷰, 그리고 로이드가 망해가는 영국 영화계에서 고군분투했던 이력을 조명하는 도큐멘터리 등— 이 그야말로 차고 넘칩니다. 


19. 당당한 남부군 출신 The Proud Rebel (1958, Classic Flix, Blu Ray- Region Free). 


'26 THE PROUD REBEL BLU RAY COVER 


[카사블랑카] 의 감독이자 구 헐리우드의 명장중 하나였던 마이클 커티스가 존 웨인 서부극들의 많은 원작자이자 각본가였던 제임스 에드워드 그랜트가 1947년에 집필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상정한 단편소설을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한 고전 서부극입니다. 1953년에 만들어진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셰인] 의 영향권하에 있는 한편이고, 앨런 래드가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주인공, 그리고 래드의 아들 데이빗이 연기하는 농인 아들, 그리고 양떼 목장을 넓히기 위해 자신의 농장을 탐내는 딘 재거와 대립하는 여성 농장주가 올리비아 데 하빌란드 라는 그 한편의 기본적 캐릭터 구조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기의 명작 취급을 받는 [셰인] 과는 달리 이 한편은 어떤 연유에선지— 보아하니 상업적으로 잘 되지 않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새뮤얼 골드윈의 아들 주니어가 독립 프로덕션처럼 제작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원이 되지 않은 상태로 (아마도 네거티브는 유실된 듯) 프린트가 의회도서관에 사장되어 있었습니다. 진짜 미국 고전영화팬이 아니면 잘 알지도 못할 50년대 이전의 활동사진들을 도맡아서 복원하는 클래식 플릭스가 모처럼 발벗고 나서서 디지털 리마스터를 한 결과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전폭적으로 협력하여 제대로 보존된 네거티브에서 새로이 스캔된 50년대 테크니컬러 대작들과 비교할 수는 없는 수준의 화질이지만, 화면에서는 철저하게 “구식”이고 어딘가 처연하고 가라앉아 보이는 색감과 연기, 그리고 구도 등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배어나옵니다. 위대한 서부극의 재발견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무엇인가 잊혀진 아카이브의 한 구석에서 우리 앞에 다시금 그 날개를 펼쳐보이는, 나름대로의 미국 고전 영화, 특히 서부극, 만이 지닌 고독하고 우수가 깃든 위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멘터리는 마이클 커티스의 연구가인 영화사가 앨런 K. 로드가 맡았고, 데이비드 래드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원래 영화음악 전문가들이었던 스크린 아카이브스와 연동되어 있는 클래식 플릭스 답게, [자이언트] 로 유명한 제롬 모로스 작곡가의 음악을 왜곡이 이루어진 구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트랙으로 복원하였다는 것도 언급해 둡니다. 


18. 테러노츠 The Terrornauts (1967, Vinegar Syndrome, Blu Ray- Region A). 


'26 TERRORNAUTS BLU RAY COVER 


이 한편은 이제는 없어져버린 Network 사에서 옛적에 그런대로 괜찮은 화질로 내놓았던 디븨디를 소장하고 있었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비네가 신드롬에서 네거티브에서 새로이 4K 스캔을 한 복원판을 내놓았습니다. 화질은 아주 기절초풍할 레벨입니다. [테러박사의 공포관] 등의 안솔로지 호러 연작으로 잘 알려진 아미커스 필름에서 모처럼 제작한 비교적 정통적인 SF 작품인데, 분위기랄까 플레이버는 60년대 [닥터 후] 시리즈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원작은 머레이 라인스터의 [울부짖는 소행성] 이고, 고대에 존재했던 범은하계적 문명과 그 유적을 배경으로, 외계인의 우주선단과 소행성에 장비된 고대 문명의 방위기지와의 전쟁 등 나름대로— 미니어추어를 원용한 특수효과는 싸구려이긴 하지만, 그래도 당시의 [울트라맨] 시리즈나 그런 데서 보여준 수준보다 딱히 떨어진 다고 보기는 어렵죠—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는 성실한 작품입니다. 


특전영상은 당시의 스탭 인터뷰와 더불어 아미커스의 수장이자 원래 미국 출신이었던 밀튼 서보츠키에 대한 20분짜리 도큐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한편도 아주 어렸던 시절에 AFKN 에서 보고 그 정확한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면서 애를 태웠던 기억이 납니다. 직지 시리즈인가 아동용 SF 모음집에 실린 해설문 중 하나에서 머레이 레인스터의 원작에 대한 소개가 잠시 등장했을 때 “앗 이게 바로 이 작품 얘기네…” 등, 연구자가 서로 다른 일차사료의 접점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종류의 뿌듯한 감상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당시에 읽었던 (아마도 일본어에서 중역된) 해설은 [테러노츠] 의 내용과 많이 달랐던 것 같은데, 실제 원작 (여기 https://www.gutenberg.org/cache/epub/50022/pg50022-images.html) 에서 공짜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을 읽어보면 영화판이 (저예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충실한 각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 더스트 데빌 Dust Devil (1992, Kino Lorber, 4K UHD Blu Ray). 


'26 DUST DEVIL 4K UHD COVER 


[더스트 데빌] 은 특전으로 꽉 들어찬 디렉터즈 컷 한정판 디븨디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듀게의 연간 베스트 리스트에 올렸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20년 가까이 옛적의 일이네요. 블루 레이는 어떤 영문인지 스킵을 했었고, 그 와중에 러브크래프트 각색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한, 불우한 천재 감독이라 여겨졌던 리처드 스탠리가 여성 폭력의 혐의를 받고 스캔들에 휘말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김기덕 감독 꼴이 나는 가 싶었는데, 본인은 무실을 주장하고 있고, 일라이자 우드의 Spectre Vision 과의 관계는 끝장이 났지만 여전히 각본-감독 활동은 계속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더스트 데빌] 은 7-80년대 남아공화국에서 백인 남성으로 자라고 생활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 녹아 있는 한편이면서, 일반적인 카톨릭-기독교적인 “마귀” 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오컬트적 존재가 등장하는 특이한 연속살인범 영화고, 되풀이해서 볼 때마다 다른 인상을 받는 그런 타이프의 이색작이에요. 키노에서 35밀리 네거티브에서 복원하고 돌비 비젼 사운드트랙으로 트랜스퍼했는데, 난 이 한편도 스탠리가 직접 참여한 디렉터스 컷 극장상영에 가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만, 당시의 다소 색감이 바랜 극장 프린트를 훨씬 뛰어넘는 명료함과 박진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1시간 28분으로 대폭 축약된 (디렉터스 컷은 1시간 48분) 극장용 판본도 수록되어 있고, 스탠리 자신의 아주 자세하고 아이러니칼하게도 들리는 코멘터리와 인터뷰도 들어있습니다. 이 한편의 판권은 웃기게도 미국에서는 미라맥스가 통제하는 모양새였는데 아마 스탠리가 다시 손에 넣었거나 뭐 그런 종류의 해법이 적용된 것 같기도 해요. 마음 같아서는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중인 로버트 존 버크와 첼시 필드 연기자 분들의 참여가 있었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래도 이 리스트에서는 [스타맨] 과 더불어 4K UHD 업데이트로 다시 보게 된 고전작을 대표하는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16. 웃는 창문이 달린 집 The House with Laughing Windows (1976, Arrow Video, 4K UHD Blu Ray). 


'26 THE HOUSE WITH LAUGHING WINDOWS 4K UHD COVER

줄기차게 다리오 아르젠토만 붙잡고 4K UHD 로 내놓던 북미 레이블들도 마침내 고전 이탈리아 호러-지알로 작품들의 UHD 타이틀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푸피 아바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웃는 창문이 달린 집] 은 연속살인범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지알로라기 보다는 히치코크풍 미스테리를 더 한층 이상심리적인 괴팍함의 강도를 높여서 가공한 싸이코패스 호러에 가까운 한편입니다. 이탈리아 시골의 퇴락했지만 예스러운 풍미가 남아있는, 그러나 어딘가 그로테스크하고 불온하기도 한 분위기를 애로우 비데오의 네거티브 스캔을 통해 음미할 수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헬러-니콜라스, 케이트 엘린저, 트로이 하워드를 포함한 이탈리아 호러 전문가들의 복수 코멘터리, 푸피 아바티 감독을 위시한 주요 제작진과 연기진과의 인터뷰 등 지나칠 정도로 충실한 서플이 꽉 들어찬 특별판입니다. 


15. 안티 바이럴 Anti-Viral (2012, Severin Films, 4K UHD Blu Ray). 


'26 ANTIVIRAL 4K UHD COVER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정판을 그것도 세버린에서 내줄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보자면 브랜던 크로넨버그처럼 (현 시점에서는 아버지 데이빗보다도 오히려 더?) 컬트 영화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분도 별로 없을 것이니, 지당한 선택지라고 말할 만 합니다. 세버린의 4K UHD 를 구입하고 처음 알게 된 것인데, [안티바이럴] 은 “35밀리 필름으로 찍었으면서 비데오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색감” 을 재현하려고 했던 흥미있는 시도었습니다. 여기의 4K UHD 판본은 35밀리 인터네거티브에서 트랜스퍼했습니다. 같은 백색이라도 약간 찌들어 보이는 석고나 마른 페인트의 “하얀색” 과 사진 찍을 때 배경으로 쓰는 빛을 담은 “흰색” 의 차이 등이 처음 드러나고, 영화를 보고 리뷰를 작성했던 시점에 비해서 보더라도 더 많은 미세한 시각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세버린의 스페셜 에디션은 나무랄 데 없이 충실하고요, 깐느 영화제에서만 상영되었다고 하는 1시간 53분짜리 판본 (최종본은 1시간 48분) 이 블루 레이로 따로 수록되어 있는 것을 위시하여, 브랜던과 촬영감독 카림 후세인의 밀도높은 대화— 캐스팅과 연기지도 뿐 아니라 코로나 판데믹의 양상을 이 한편이 어떻게 “예견” 했는지 등의 영화외적 주제도 포함해서— 가 흥미진진합니다. 


14. 수의들 The Shrouds (2024,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26 THE SHROUDS- CRITERION BLU RAY COVER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님의 신작인데도, 워낙 다국적-독립영화인지라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출시해 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이었지만 크라이테리언에서 재빠르게 블루 레이로 내주었네요. 시종 일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한편이고, 물론 트랜스퍼에서 지적할 만한 문제점은 없습니다. 크라이테리언 채널에서 “Meet the Filmmakers” 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운영하는 모양인데, 거기에서 크선생님의 60년대 말 학생시절의 단편영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극히 회고적인 인터뷰를 따냈고 그 한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욕심 같아선 크선생님의 코멘터리도 넣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최신 영화인지라 약간 망서리긴 했지만, 결국 이 리스트에 넣게 되었습니다. 


이 블루 레이를 관람하고 나니, “머지 않아 나의 신작을 볼 수 없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영화로서 살아있으며, 언제든지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크선생님께서 그 잔잔하고 이지적인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것이 귓전에 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어렸을 때부터 봐온 거장과 그 아드님의 영화를 동시에 리스트에 넣게 되니 뭔가 뭉클하기도 합니다. 


13. 동독제 공상과학 컬렉션 Strange New Worlds: Science Fiction at DEFA (1960-76, Eureka! Masters of Cinema, Blu Ray- Region B). 


'26 STRANGE NEW WORLDS SCIENCE FICTION AT DEFA BLU RAY COVER


이 시리즈는 내 기억에 한시절 전에 DEFA (Deutsch-Film Aktiengesellschaft, 독일영화주식회사) 에서 직접 관리한 트랜스퍼로 디븨이디 시리즈가 출시되었던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요번에 새롭게 네거티브를 2K 와 4K (70 밀리로 촬영된 [신호들 Signale: Ein Weltraumabenteuer] 의 경우는 6K) 스캔을 떠서 트랜스퍼를 했고, 수많은 학구적인 서플을 동반해서 새로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일군의 영화들 중에서는 1960년이라는 연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특수효과와 기발한 디자인을 보여주는—물론 스푸트니크가 처음 등장하고 했던 시절의 풍미를 고대로 지니고 있긴 하지만— [침묵하는 행성 Der Schweigende Stern] 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으며, 다른 작품들도 지금 보자면 약간 핀트가 빗나가는 “미래사회” 의 묘사 및 자본주의 비판적 시점에도 불구하고 정통적인 SF 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별들의 먼지 속에서 Im Straub der Sterne] 같은 경우는 [스타 트렉] 을 아방 가르드 극악단이 기묘하게 거대한 스케일로 재해석한 것 처럼 어딘지 어색하고 이상한데, 이런 구시대의 동구라파 영화스러운 부분도 그것만이 지닌 독특한 풍미라고 볼 수 있겠죠. 


유레카 마스터즈 오브 시네마 시리즈에서 멋있지만 조금 시대에 안맞게 추상적인, 영화들의 역사적 맥락에 합당한 그래픽과 함께 출시했습니다. 58페이지의 소책자와 더불어, DEFA 에서 제작된 SF 적 주제를 지닌 아니메이션 단편들, 동독의 붕괴 이후 새로이 작성된 인터뷰들, 문화사적인 의미를 천착하는 비데오 에세이들로 꽉 들어차 있어서 발 디딜 틈도 부족합니다. 스타니슬라브 렘의 원작을 영화화한 [침묵하는 행성] 의 독일어 원판을 위시해서, SF 영화의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결코 지나쳐 갈 수 없는 타이틀이라고 하겠습니다. 


12. 거미집성 蜘蛛の巣城Throne of Blood (1957, British Film Institute, 4K UHD Blu Ray) 


'26 THE THRONE OF BLOOD 4K UHD BFI COVER


영어판 리뷰에는 [요짐보오/산주로오] 4K UHD 판본이 올라가 있고, 사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숨은 요새의 삼악인] 이 그 타이틀이나 반대로 이 한편을 얼마든지 대치할 수 있었지만, 잘 아시다시피 [맥베드] 의 번안작인 [거미집의 성] 이 결국 올라오게 되었는데요. 딱히 이유를 찾는다면 역시 4K 로 새롭게 돌비 비전 사운드로 리믹스된 복원판이 지닌 공력에 있겠습니다. 안개에 휩싸인 거미집 성과 비현실적인 조명으로 비추이는 귀녀 (鬼女) 의 오두막 등, 디븨디 등에서는 도배된 백색의 배경에 매몰되기 십상인 비주얼이 새 판본에서는 정교한 디테일과 함께 다가옵니다. 


특전 중 흥미있었던 것은 (이언 맥켈런 경의 짧은 소개영상을 제외하면) 1945년에 윌프리드 로슨과 캐스린 네스비트 주연으로 상연된 무대극을 카메라에 담은 [맥베드] 의 발췌 영상, 그리고 케네스 카벤더라는 평론가가 1958년에 집필한 “이 일본 작가는 멋있게 잘 만들긴 하는데, 셰익스피어의 ‘내용’ 을 빼먹었다” 라는 혹평이었네요. 영어판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쿠로사와 감독의 [란] 의 4K UHD 는 여러모로 그 색조나 명도에 있어서 내가 극장에서 필름으로 관람했던 당시의 체험을, 감독님의 흑백 작품들의 4K UHD 스캔에 비해서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카게무샤] 4K UHD 가 어떻게 나올런지 두고 봐야 할 듯. 


11. 요화 妖花 아를라우네/프라하의 학생 Arlaune: A Woman of Destiny/The Student of Prague (1926-28, Deaf Crocodile, Blu Ray- Region A). 


'26 ARLAUNE-STUDENT OF PRAGUE BLU RAY COVER


본래 독일 무성영화의 고전은 Kino Lorber 에서 주로 구입했었는데, 요번에는 동구라파 고전작들의 전문 레이블인 Deaf Crocodile 이 나서서, 명성은 있지만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던 헨리크 갈렌— [노스페라투] 의 각본가이고 1915년 판본 [골렘]의 감독— 의 대표작들을 뮌헨 영화박물관에서 복원된 버전으로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요화 아를라우네] 는 고딕 호러의 양상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1920년적인 시각에서 죽은 사람의 생식세포를 써서 클로닝을 시도하는 (황 모 박사의 바이마르 독일 버전?) 매드 사이엔티스트가 중심이 된 일종의 SF “모럴” 스릴러이고, [프라하의 학생] 은 도펠갱거가 등장하는 [윌리엄 윌슨] 의 변주입니다. [아를라우네] 역의 브리기테 헬름 ([메트로폴리스]) 보다도 [프라하] 의 콘라드 바이트의 연기가 뛰어난 것으로 나한테는 인식이 되고, 후자가 더 여러 의미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표현주의적 호러가 아닌, 보다 사실적이고 멜로드라마적인 성향에 있어서 지금까지 잘 알려진 고전 독일 무성영화들과는 차별화가 됩니다. 


일부 색깔이 들어가는 필름의 틴트도 자세하게 복원되어 있고 ([아를라우네] 에서는 약 10분 정도의 유곽에 관한 장면들이 검열당한 채 유실되었다고 하고, 스틸 사진으로 대체된 부분이 있습니다), 움직임의 속도를 조정해서 일반적인 무성영화들보다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이것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수정주의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프리츠 랑이나 [노스페라투] 로 수렴되기 일쑤인 무성영화기 유럽영화들의 이미지의 외연을 크게 넖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출시작이라 할 수 있겠네요. 


10. 스타맨 Starman (1984, Sony Pictures Entertainment, 4K UHD Blu Ray/Blu Ray- Region Free). 


'26 STARMAN 4K UHD STEELBOOK COVER 


존 카펜터 감독작들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크리스토퍼 놀란 같은 “성골” 영화인들의 작품들을 제외한 장르영화 중심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는 아마 가장 꾸준하게 광학미디어에서 업데이트를 받아왔을 겁니다. [스타맨] 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펜터 감독작 중 하나이고 블루 레이로도 이미 소유하고 있었습니다만, 별 생각도 없이 떨이로 판다는 이유로 4K UHD, 그것도 스틸북으로 출시된 이 판본을 덜컥 구입했습니다. 화질도 화질이지만 로케이션 촬영을 할때 주의깊게 바람소리 등의 환경적 소음을 안배한 음향디자인과 잭 니체의 스코어가 말도 못하게 뚜렷하게 전달되어 오는 돌비 아트모스/ 돌비 비전 사운드의 강렬함이 특징적이고, 이 한편이야말로 극장 상영때 진감 (震感) 했던 영상과 음향의 공력을 고대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해줬네요. 


특전영상은 같이 팩키지된 블루 레이에 들어있는데 원래 샤우트 팩토리에서 2018년에 준비한 존 카펜터, 제프 브리지스 그리고 찰리 마틴 스미스가 핵심 인터뷰 대상인 회고성 도큐멘터리가 가장 팬들에게 중요한 한편이겠습니다. 2026년에 새삼 다시 보니 그냥 제프 브리지스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위대한 연기자인지… 새삼 머리를 조아리게 만드네요. 


9. 마부제는 살아있다: CCC 의 마부제 박사 시리즈 작품집 (1960-64, Eureka! Masters of Cinema, Blu Ray- Region Free). 


'26 MABUSE LIVES BOXSET COVER>


2000년에 영화사가 데이빗 칼라트가 올데이라는 자그마한 DVD 레이블을 만들어서 프리츠 랑의 독일어 유작 [마부제 박사의 천개의 눈] 을 출시했었고, 당시에는 랑의 “인도 모험영화” 시리즈와 더불어 마리오 바바나 마스무라 야스조오 등과 맞먹는 방식으로 랑 감독의 재평가를 이끌었던 바 있습니다. 이후 20년이 넘는 동안 이탈리아의 지알로나 각종 호러영화는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온 반면, 독일산 “크리미” 장르나 에드가 월러스 원작의 암흑가 영화들은 아예 출시가 안되거나 디븨디 포맷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었는데, 2020년대 들어오면서 바야흐로 유명 레이블들이 참가하면서 사정이 호전되고 있는 모습이네요. 유레카의 마부제 박사 시리즈 컬렉션은 독일에서 60년대 초반부터 중반에 내놓은 상업용 스릴러들이고, 그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한번 보기 시작하면 지알로와 마찬가지로 중독적인 매력을 발휘합니다. 


유레카의 박스세트는 상기 데이빗 칼라트씨의 진두지휘하에 (모든 작품들에 다 몸소 코멘터리를 녹음했고요) 팀 루카스등 장르 영화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서 서플로 터져 넘칩니다. 개인적으로 [투명인간 마부제 박사] 에 나오는 투명인간 특수효과가 그 과학적 설정의 괴랄함에도 불구하고 뛰어나게 효과적인 것이 인상이 남네요. 


8. 취조 Interrogation (1982, Vinegar Syndrome, Blu Ray- Region Free).


'26 INTERROGATION BLU RAY COVER 


유럽산 예술영화나 아니메이션에 조예가 깊은 Deaf Crocodile 이나 불합리하게 명성을 획득하지 못한 우수한 아시아권 고전작들을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Kani Releasing 과 Film Movement 등의 제휴 레이블이 아니고, 비네가 신드롬에서 직접 출시한 한편인데, 1982년에 안제이 바이다가 주도한 “X 영화 공방” 에서 제작되었음에도, 계엄령하의 폴란드 당국에게 철저하게 억압당하고, 1989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극장 공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었던 문제작입니다. 이 한편을 “정치적” 이나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라고 비판하는 것은 고문과 잔학한 탄압의 장면이 담긴 유관순 전기영화를 보고 “일본측의 사정에 대해 둔감하다” 라고 비판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가 되겠죠. 


[취조] 는 스탈린 정권 시절의 폴란드에서 기본적으로 “부르조아적인 여성” 이라는 죄상으로 물고문을 위시한 온갖 인격 모욕과 육체적 고문을 당하고, 취조관에게 성폭행당해서 임신- 출산까지 강요당하는 한 여배우의 이야기입니다. 리샤르트 부가이스키의 연출은 동-북구권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객과 영화 사이의 “거리두기” 전략을 완전히 배제하고 (공공년대 초반의 한국영화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좁고 답답한 공간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배출하는 비밀 경찰 요원들과 여성 정치 (또는 문화) 사범들간의 충돌을 고대로 묘사합니다. 한국의 독재정권 시절을 실제로 살아본 나같은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끝까지 관람하기가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한편입니다. 이 고통을 어떻게든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분석을 동원해서 애써 등장인물들에 대한 감정이입을 부정하려는 “먹물” 관객분들도 계시겠죠. 개인적으로 여죄수들 중 한명이 미국 스파이로 몰려서 지옥에 빠져 있으면서도, 스탈린주의의 이념을 철저하게 “내재화” 해서 “자아비판” 을 열심히 하면서 자기 처지를 정당화하는— “당이 우리에게 영구히 죄값을 치루라면 우리는 그렇게 해야돼요!”— 모습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공포스럽습니다. 이 안경낀 인텔리 여죄수를 연기하는 배우는 후대에 세계적인 명감독으로 알려지게 되는 [유로파 유로파], [비밀의 정원] 의 연출자 아그니에쉬카 홀란드 감독입니다. 이 한편에서는 조감독 일도 맡았었죠. 


소책자에 포함된 폴란드 영화사가 토마스 콜란키에비츠가 집필한 논문 길이의 해설글과 여주인공을 연기한 크리스티나 얀다, 촬영감독 야체크 페트리츠키, 홀란드 등의 캐스트와 스탭이 참여한 40분 짜리 도큐멘터리— 금년에 본 모든 광학미디어 서플 중에서 가장 멋진 제목이 달려있습니다: “네거티브는 불에 타지 않는다”— 등의 특전에서 결코 이 영화를 잊혀지게 놔두지 않겠다는 결기가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7. 빠리의 여인 A Woman of Paris (1923,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26 A WOMAN OF PARIS BLU RAY COVER


대히트를 친 장편 [키드] 와 걸작 단편 [페이데이] 을 제작한 직후에 채플린이 수많은 코메디 작품들에서 여성 파트너 역을 맡았던 에드나 퍼베인스 (난 “퍼비언스” 라고 읽는 줄 알았었는데 아닌가 봅니다) 를 주연으로 기용해서 감독한, 처음으로 자신이 출연하지 않고 연출만 한 “정극” 드라마 장편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채플린 자신이 영화의 모두에 “이 영화에 나는 출연하지 않고, 코메디도 아닙니다” 라는 공지를 일부러 깔아야 했을 정도로 당시의 관객들의 기대를 어긋나가는 한편이었던 모양입니다. 채플린의 작풍은 딱히 “예술적” 인 구석은 없지만,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퍼베인스가 연기하는 여주인공의 심경과 주체성을 정치하고, 무엇보다도 여유롭게, 공감의식을 충분히 지니고 묘사한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채플린이 연출가로서 그의 캐릭터들에 보여주는 공감의식이 방사능처럼 나라는 현대의 비서구인 관객에게 전해진 다는 것이 가장 놀라왔고 감탄스러웠습니다. 금년 감상한 모든 고전 작품중에서 진정한 거장이란 그냥 “영화를 잘 만드는 것” 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해주는 사례였습니다. 


크라이테리언의 블루 레이는 이 한편의 품격을 손상시키지 않는 일류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데, 특기할 점은 이 무성영화를 채플린이 몸소 1976년에 재개봉할 때 스스로 작곡한 음악을 첨부했었는데, 채플린 음악의 권위자인 티모시 브록 작곡가가 채플린 자신이 무성영화 시절에 구상했던 스코어를 면밀한 조사를 통해 2005년에 복원한 새 스코어가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비교가 가능합니다. 영화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오케스트레이션, 악기의 배치 등의 디테일에 있어서 어떤 종류의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 들을 수 있어요. 


6. 저글러의 밤 Night of the Juggler (1980, Kino Lorber, 4K UHD Blu Ray). 


'26 NIGHT OF THE JUGGLER 4K UHD COVER


이 한편은 마이클 케인의 출세작 중 하나인 [국제첩보국] 의 감독인 이재 (異材) 시드니 제이 퓨리의 프로젝트로 시작했다가, 결국은 로버트 버틀러가 완성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뉴욕 25시] 라는 말이 되기도 하고 좀 한심하기도 한 “방제” 를 달고 공개되었었죠. 대한극장인가 피카디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요 (단 헤다야가 연기하는 싸이코 경찰 캐릭터가 주인공을 고문하려다가 반대로 얻어 터지는 시퀜스는 대폭 검열되었습니다. 이 인간이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걸어다니는 벌건 대낮의 인도에서 주인공 잡겠다고 산탄총을 마구 난사하는 유명한 시퀜스는 왠지 고대로 남겨두었지만).


옛날 흑백 TV 로 처음 알게 된 영화들과는 다른 종류의 노스털지어를 불러 일으키는 한편입니다. [프렌치 커넥션] 의 영향권 안에서— 스토리는 [천국과 지옥] 도 원용한 바 있는 에드 맥베인의 “엉뚱한 아이를 납치한 유괴범” 설정을 고대로 빌려오고 있지만— 스튜디오의 세트 촬영을 거의 다 배제하고 70년대 말 뉴욕시티에서 이루어진 리얼 로케이션으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범죄와 유괴범을 쫓는 전직 경찰 주인공의 추적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특필할 점입니다. 지금 보자면 그 캐스팅의 묘미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현시점에서는 다 원로가 된 제임스 브롤린, 줄리 카르멘, 단 헤다야, 맨디 패틴킨 등의 강렬한 인상을 지닌 성격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서로 싸우고 주어 패고 침을 튀기는 설전을 벌입니다. 


[저글러] 는 설마하니 4K UHD 로 내놓을리는 없겠지 라고 생각했던 고전 미국 영화중 하나였는데, 예상을 뒤엎고 키노 로버에서 “스튜디오 클래식스” 임프린트에 포함시켰습니다. 특전영상 중 가장 탄복스러웠던 것은 2025년에 85세가 되신 제임스 브롤린 연기자 (각방면에서 활약중인 조쉬 브롤린의 아버지) 의 인터뷰인데, 머리가 하얗게 세신 것을 제외하면 아들만큼 젊어보이십니다. 


5. 쇼우 브라더스 작품집 제4 권 Shawscope vol. 4 (1975-85, Arrow Video, Blu Ray- Region A/Free). 


'26 SHOWSCOPE VOLUME 4 BLU RAY COVER 


애로우 비디오가 선보이는 쇼 브라더스 필름 컬렉션은 클래식 장르 영화 큐레이션의 훌륭한 귀감이 되는 타이틀들로, 장르 영화 컬렉터라면 누구나 도파민이 솟구치는 듯한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홍콩 무협영화들이나 이른바 "쿵푸" 영화 팬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요. 이번에 드디어 그 네 번째 볼륨이 출시되었습니다. 애로우는 2025년 초기에 이미 제 3집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해당 박스 세트는 왕우의 불후의 명작 [외팔이 검객 獨臂刀, One-Armed Swordsman] 을 필두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의 시대극 액션 영화들—그 중 상당수는 초원(楚原) 감독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3집 역시 충분히 이 목록에 오를 만한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만, 결국 최종 선택은 제 4집에게 돌아갔습니다. 


제 4집은 기존 시리즈가 지향해 온 무협영화/쿵푸 영화라는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같은 시대에 제작된 공포 및 다크 판타지 장르의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일부 팬들 사이에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수록된 작품들 중 상당수는 허술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기는 특수효과와, 황당무계하기 그지없는 설정 및 전개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헤드라이너는 일본의 울트라맨 및 가면라이더를 쇼 브라더스 특유의 방식으로 유쾌하고 기상천외하게 재해석한 [슈퍼 인프라맨 中國超人Super Inframan] (1975) 입니다만, 이 한편은 이미 리뷰를 올렸으니 참조하시기 바라고요. 이 외에도 [당산대형] 의 염가 변신 호러같은 괴작 [기름 괴물 油鬼子Oily Maniac (1976)], 선정적인 분위기가 널널한 호러 내용을 완전히 짓밟고 가버리는 [강두 降頭 Black Magic] (1975) 와 그 속편 (1976), 완전히 정신줄을 놓아버린 듯한 [사 邪Hex], (1980) 와 수많은 속편 및 아류작들, 그리고 [육지금마 六指琴魔Demon of the Lute (1983)] 처럼 그 어떤 장르로도 분류하기 어려운 독보적인 기이함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퀄리티는 한마디로 탁월하고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애로우와 L'Immagine Ritrovata 가 35mm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으로부터 작업한 [슈퍼 인프라맨] 의 리마스터 버전의 트랜스퍼의 성과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일 정도입니다. 약 십여 년 전 88 필름스의 영국제 블루레이를 처음 구입하였을 당시, 저는 이 한편의 특촬(特撮) 장면들이 이보다 더 나은 화질로 감상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더랬죠. 이번 애로우 리마스터 버전에서 인프라맨의 착장이 풍성하고 깊이 있는 진홍빛을 자랑하는데, 이와 비교하면 88 필름스 버전의 그것은 그저 평범한 "빨간색"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굳이 이 타이틀을 소장하는 데 있어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수록된 영화들 가운데 솔직히 말씀드려 수준 이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몇 편 포함되어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총 열여섯 편의 작품이 각각 독립된 디스크에 담겨 있는 만큼, 모든 작품이 [슈퍼 인프라맨] 수준의 재미를 선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애로우 쇼스코프 컬렉션 시리즈의 모든 볼륨은 홍콩 장르 영화의 열렬한 팬이 아닌 분들께도 반드시 소장할 가치가 있다는 명제를 반박할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겠습니다. 


4. 다이에이 고딕 컬렉션 제 2집 Daiei Gothic: Three Japanese Ghost Stories (1960-70, Radiance Films, Blu Ray- Region Free). 


'26 DAIEI GOTHIC 2 BLU RAY COVER


래디언스 다이에이 고딕 시리즈의 제 1집은 2024년 목록에서 당연하게도 1위를 차지했었죠. 제 2집은 한국어판에서는 4위로 내려왔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던 첫번째 출시보다는 조금 그 임팩트가 덜하긴 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기 수록된 작품들의 아카이브적 의의나 순수한 오락적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수록작 중 가장 오래된 1960년작 [오에야마 슈텐도오지] 는 형식미가 넘치는 다크 페어리 테일로, 무장 미나모토노 요리미츠 (948~1021) 에게 퇴치당하게 되는 악귀 슈텐도오지의 신화를 특수효과를 가득 담은 뮤지컬적 영웅 판타지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화려한 출연진에는 요리미츠 역의 이치카와 라이조, 슈텐도지 역의 하세가와 가즈오, 요리미츠의 열혈한 동료 와타나베노 츠나 역의 카츠 신타로오 (맹인 검객 자토이치 역의 바로 그 배우) 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69년작 [비록 괴묘전] 은 복수심에 불타는 요괴 고양이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 표현주의적 고딕 호러입니다. 마지막으로 1970년작 [괴담 가사네가후치 연못] 은 초자연적 호러물의 탈을 둘러쓴 거리낌 없는 허무주의적 필름 누아르로, 야스다 기미요시의 역동적인 연출이 인물들의 절망과 내면의 갈등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역작입니다. 


첫 번째 다이에이 고딕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이 박스셋은 부가 영상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정보력과 영화를 적절한 맥락에서 해석하게 도와주는 공력은 대단합니다. 특히 F. 해들랜드 데이비스가 번역한 [오에야마 슈텐도지]와 [비록 괴묘전] 의 원전의 영역본, 그리고 대니얼 오닐의 엔초 산유테이의 강담 (講談) 버전 가사네가후치 이야기의 소개문과 분석이 돋보입니다. 


3. 붕괴와 폐허: DEFA 의 ‘잔해’ 영화들 모음집 Wrack and Ruin: The Rubble Films of DEFA (1945-48, Eureka! Masters of Cinema, Blu Ray- Region B). 


'26 WRACK & RUIN BLU RAY COVER


올해 학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박스 세트 및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컬렉션의 대표작은 [살인자들은 우리 가운데 있다 Die Mörder sind unter uns] (1946) 로, 광대한 폭격 건물의 잔해를 배경으로 두 연인이 거닐고 있는 장면 덕분에 전후 독일 영화 DVD 컬렉션 중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 컬렉션은 그에 더하여 훨씬 덜 알려진 네 편의 작품들을 함께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번성하는 암시장을 다룬 다큐드라마 [경찰 급습 Razzia, Police Raid], 한 유대인 기업가를 살인 공모자로 모함하려 했던 1930년대의 사법 부패 사건을 되돌아보는 [블룸 사건 Der Fall Blum], 베를린의 잔해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전쟁 고아들의 뼈아픈 생존기를 담은 [베를린 어딘가에서 Irgendwo in Berlin], 그리고 연극 배우 요아힘 고트샬크 Joachim Gottschalk 와 그의 유대인 아내 메타 볼프 Meta Wolff가 실제로 겪었던 죽음에 이르는 박해를 극화한 [그림자가 드리운 결혼 Ehe im Schatten, Marriage in the Shadows] 입니다. 


이 작품들은 총체적으로 문화적 고고학의 처절하리만큼 진실된 단면을 우리 앞에 펼쳐 보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직전의 과거를 직시하려 분투하며, 점점 엷어져가는 인간성과 품위의 실오라기를 간신히 붙잡으려 했던 전후 독일 사회의 모습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유레카! 마스터스 오브 시네마의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현존하는 필름 소재의 한계 속에서 작업할 수밖에 없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뒤흔든 유사이래의 대재앙 이후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새로운 긴박감 속에서 영화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던, 이 결정적인 문화사적 순간을 복원하고자 한 그 시도는 더없이 높이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수록된 작품들은 일부 경직된 연기와 제한된 제작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2. 대살진: 오로치 大殺陳・雄呂血 The Betrayal (1966, Radiance Films, Blu Ray- Region Free).  


THE BETRAYAL BLU RAY COVER


래디언스 필름즈의 또 하나의 고전 일본 영화의 회심의 출시, [오로치] 는 다이에이의 노련한 장인 감독 다나카 도쿠조오가 후타가와 분타로오 감독의 무성영화 고전 [오로치 (1925)] 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의 경우 현재 전체 릴의 3분의 1 가량만이 온전히 현존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존하는 필름 소재에는 일본 영화사상 가장 경악스러울 만큼 장대한 액션 시퀀스 중 하나가 포함되어 있으니, 바로 주인공 히라자부로가 봉건 시대 포졸들의 인파를 돌파하는 장면이 그것입니다. 다나카 감독과 그의 최고의 협력자 이치카와 라이조오는 이 시퀀스를 경이로운 일련의 장면들로 재탄생시키면서 클라이맥스로 치닫습니다.. 이치카와가 연기하는 주인공은 단 한 자루의 칼에만 의지한 채, 수십 명의 무사들 및 목제 수레, 그리고 밧줄과 짓테 (十手), 사스마타 (刺股) 등으로 무장한 포졸들과 홀로 맞서 싸웁니다. 쿠도오 에이이치 감독의 [13인의 자객] 이 그러하듯, 다나카의 작품 역시 오해받고 핍박받는 주인공의 분노를 끝까지 압축하여,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폭발적인 클라이맥스에서 일거에 분출시킵니다. 이 작품은 이 리스트상 2025년 최대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으며, 일본 검객 영화의 안목 있는 감식가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타이틀임에 틀림없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래디언스의 부록 콘텐츠는 풍성한 정보와 유익한 통찰이 담긴 내용으로 충실히 구성되어 있습니다. 톰 메스의 다나카 감독에 관한 영상 에세이와, 필립 켐프의 1925년 원작과 1966년 리메이크작 비교 분석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1. 검은 튤립 The Black Tulip (1964, Kino Lorber, Blu Ray- Region A). 


THE BLACK TULIP BLU RAY COVER

그리하여 마침내, 제가 2025년 최고의 디스크로 꼽는 작품을 소개해 드릴 때가 되었습니다. [보르살리노] 에 이은 또 한 편의 알랭 들롱 주연작으로, 알렉상드르 뒤마의 캐릭터를 원작으로 한 가슴이 탁 트이게 통쾌하고도, 또한 좋은 의미로 더없이 프랑스적인 대시대적 활극입니다. 이 작품에서 들롱은 1인 2역을 소화하는데, 밤이면 "검은 튤립"이라는 이름의 노상강도로 변신하는 냉소적인 귀족과, 그의 소심하고 유약한 쌍둥이 형제를 각각 연기합니다. 후자는 얼굴을 다쳐서 당분간 잠적해야 하는 형의 대역을 맡고 지내다가 혁명의 대의에 투신하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이는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펜싱과 격투, 발차기로 스스로를 구해내는 능력을 갖춘 행동파 여주인공 카로 (말도 못하게 어여쁜 비르나 리지) 에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즐거움 그 자체이며, 이제는 지나가 버린 시대로부터 불어오는 청량한 산들바람과도 같습니다. 


키노 로버의 블루 레이는 사이먼 에이브럼스가 맡은 오디오 코멘터리를 제외하면 별도의 부록 콘텐츠는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TFI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4K 복원은 [태양은 가득히] 부터 [브라질에서 온 소년] 까지 수많은 유럽-북미 대작을 위임받았던 앙리 드카에의 촬영 미학을 그 회화적 광휘 속에서 유감없이 드러내 보입니다. 두 명의 들롱이 함께 연기하는 장면을 믿기 어려울 만큼 설득력 있게 구현한 분할 화면 연출도 그 백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척 늦어져서 올리는데, 여러 번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안 올리는 것보다는 아무리 늦게라도 올리는 것이 낫죠. 이미 2026년도 상반기 첫 쿼터를 지나고 있는데, 블루 레이와 4K UHD 타이틀은 벌써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2027년에 작성될 리스트에 올라갈 만한 물품들도 눈에 띄고 있죠. 아마 이 상황은 금년 중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또 모르죠. 인류 멸망까지는 안가더라도 20세기 중반을 방불케하는 지옥의 상황이 발발할지도? 아무튼 그때 가서 또 뵙시다. 물론 2026년 중에도 계속 고전 영화 리뷰는 올리도록 분발하려고 합니다. 


듀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세상의 모든 영화는 “옛날 영화” 고, 옛날 영화를 천대하고 그것에 대해 무식한 사회의 영화산업 내지는 문화적 안목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반드시 자신의 출생년도보다 그 전에 만들어진 영화를 존중할 줄 알고, 즐길 줄 아는 관객들이 되시길.

    • 올해부터는 안올리시는 줄 알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시간이 많아지면 하나씩 열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블루레이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개시도 못한 타이틀만 늘어가는데 Q님이 이렇게 꾸준히 리뷰를 지속하시다니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위의 영화들 중에서 실제로 본 영화는 거의 없고 들어본 영화는 드문데, 그래도 세상은 넓고 못 본 명작들이 많아서 언젠가는 감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좋네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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