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오정희의 글

오정희의 글을 내 쉬운 말투로 읽어보며 받아써보았습니다.

파란색의 글은 받아쓰면서 속으로 생각한 저의 생각의 글귀입니다.




단애의 끝에 호수가 있어. 산을 깎아낸 길 아래, 가파르고 벼랑 끝 호수는 그릇에 담긴 물처럼 고요하다. 지는 잎들이 깊고 푸른 물 위에 색종이처럼 후르르후르르 떨어져내리네. 오르막길에서 차는 변속 기어를 넣고, 귀에 먹먹한 귀울음이 오며 호수가 또 한차례 까무룩히 내려앉았지 뭐야.. 버스가 급커브를 트는 바람에 가슴팍까지 고개를 묻고 잠들었던 옆자리 김선생이 눈을 크게 떴다 ㅋㅋ.

그리곤 습관적인 손짓으로 티셔츠 왼쪽가슴을 쓸어보고는 점퍼 주머니를 훝다가 낙심해가지고는 은단곽을 꺼내드니 입속으로 털어넣었다. 혜순과 눈이 마주치니까 변명이라도 하듯 씩 웃었다. 그는 금연중이었어. 이른 아침 버스 터미널에서 안개로 뿌옇게 젖은 얼굴로 인사를 나눈 이래로 김선생은 

            천국이 있을까?

김선생은 .. 줄곧 껌을 씹고 뭔가 찾아쥐려는 욕구로 쉴새 없이 손을 비비고 손마디를 꺾었다. 혜순은 그런 김선생에게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금연자를 위한 충고(흡연의 욕구를 느낄 때마다 냉수를 한 컵씩 마셔서 골수에 밴 니코친을 희석시킬 것)

            음? 저내용 트윗해야겠네.

을 친절히 일러주고 싶었다. 물로 씻겨지고 맑아지는 것이 니코친뿐이겠니. 물의 순정성, 정화 작용을 혜순은 잘 알고 있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혜순은 물을 마시곤 했었다. 석회질이 많은 물을 병에 받아놓고 앙금을 가라앉혀 습관적으로 마셨댔는데 물이 목까지 차올라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면 소금을 집어 먹었고 그 찝질한 맛에 안도감이 왔는데 불안이 사라졌고 유리병 속의 물을 다 비우고 나면 물 속에서 투명한 물소리가 나는 듯했는데 뮬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아침이면 얼굴이 부석부석 부어올라 자신의 것이 아닌 듯 낯설어 보였고 끊임없이 비워내고 씻어내지 않으면 안될 듯한 절박함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어.




....


아놔 밤새 할짓없어 이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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