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식스 센스

등 뒤에서 살며시 부드럽게 사람이 안겨왔었다.

처음 누가 안겨오는 기분을 느낀건 고등학교 때였다.


식스 있지?

 

응. 식스가 왜


ㅎㅎ 역시 우린 식스라고만 해도 아는구나.


그럼 알지.


짧은 시간에 깨는 방법이 있대. 파티멤버도 구려. 셋져는 꼭 있어야 되니까...


라면서 친구가 얘기하던 중에 누군가 살며시 등 뒤에서 안겨왔다. 그때의 나는 반쯤은 정신이 이상한 상태라서,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누군가 안겨왔다는 사실이 좋았다. 흰색 원피스에 좀 마른편인 여자애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이후로 종종 같은 일이 일어나곤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침대에 혼자 누워서 자고있던 캄캄한 방에서 그 여자애는 뒤에서 나를 안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희미하게 잡히는 그애의 손을 잡고 다시 잠이 들었다.


같은 해 좀 추워지던 날엔, 그 애가 바로 옆에서 걷는 것 같았다.  내가 있는 곳이 냄비뚜껑 같은게 지평선을 덮은 속처럼 뜨거웠고, 그 애는 내 옆에서 겁먹지 말라며 날 달래주고 있었다.


그 아이를 뚜렷하게 처음 봤을 땐, 정말 놀랐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외모를 갖고 있었으니까. av배우와 연예인 등 어느 그 누구보다도 이뻤다. 너무 이뻐서 갖고 싶었다. 그래서 그 아이와 했다. 처음엔 그냥 보는것만으로 좋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래서 서서히 그 애가 망가져갔던 것 같다.


마지막에 그 아이를 봤을 땐, 로스웰의 그녀석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내 탓인 것처럼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내가 그 아이를 마지막으로 봤던 날이다. 아마도, 그녀를 처음 안았던 그 날이 마지막인지도 모르겠지만. 

창작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1 [7분소설]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와 커피를 마시는 일에 관하여 2 3,398 09-16
50 [2분소설] 순대국 그녀 (19?) 4 7,091 09-07
49 [음악동화] 곱추소년의 여행기 05 2,060 09-06
48 [음악동화] 곱추소년의 여행기 04 2,096 09-06
47 [음악동화] 곱추소년의 여행기 03 2,210 09-06
46 [음악동화] 곱추소년의 여행기 02 2,099 09-06
45 [음악동화] 곱추소년의 여행기 00-01 2 2,430 09-06
44 [캘리그라피] 화장실낙서 2,669 09-05
43 [1분소설] 노란 모기 2 3,497 09-04
42 [1분소설] 태아 1 3,238 09-03
41 [그림] 팬아트들 (태양 외) 3,516 09-02
열람 [1분소설] 식스 센스 2,650 09-02
39 [1분소설] 내비게이션 4,714 09-01
38 [받아쓰기] 오정희의 글 3,304 09-01
37 [1분소설] 자리비움 5,605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