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그네

마리님이 주신 키워드 - 그네


그네가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뛰어내려 땅 위에 제대로 서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같이 놀던

동갑내기에게서 들은 듯도 하고, 낯선 얼굴의 어른에게서 들은 듯도 하다. 해가 환히 비치던 학교 운

동장이었을 지도 모르고, 안개가 서려 있던 강변 놀이터였는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아주 어릴 때의 일이라는 것이다. 어둡고 흐린 오후, 나는 몇 번이고 그네에 올라섰다.

팔다리는 까져 화끈거렸고 이마에도 상처가 났다. 그때의 통증과 하늘빛은 지금도 선명하다. 바쁜

부모 대신 날 맡아 키우던 이모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날 그네에서 떼어내던 것도 기억이 난다.

"무슨 소원이 그렇게 절실했어?"
"글세. 그냥 그 또래 애들다운 소원이었던 거 같아. 어쩌면 그냥 오기였을 지도 몰라."

나는 말을 흐린다. 아이다운 고집으로 나는 다음날에도 그네에 올랐다. 다친 손가락 위로 빗방울이

투둑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뒤 폭우 속에서 세 살 난 남동생이 실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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