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청량리 백화점

  방에 과자봉지가 널려있다. 과자와 수다만으로 별장에서의 밤을 보낸 녀석들이다. 이 방 저 방에 누워있다. 양파깡 봉지에 손을 넣었다. 한두 개 남아있다. 공기에 노출돼서 원래 밋밋한 맛이 더 밋밋해졌다. 누워있는 친구를 봤다. 흰 색 팬티와 런닝을 입고 있다. 가슴을 만져볼까 했지만, 나를 노려본다. 의도를 읽었나보다.

  긴 복도를 지나 맞은편의 방으로 갔다. 문은 열려 있고, 역시 친구가 누워있다. 조용히 자고 있다. 만져도 될 것 같다. 만지지 않았다. 자는 모습만 보고 있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간다.

  청량리 백화점 안은 사람이 많았다. 모피를 입은 사람 등, 주로 20대 중반 이후의 여자들이 많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도곡동 근처의 거리를 걷던 중, 성매매 업소를 봤다. 여자가 직접 손님을 맞고 있었다. 5만원이면 되나요? 불편하게 쳐다본다. 20만원이면 됩니까? 네~ 물론이죠~ 그럼 15만원으로 하죠. 불만스런 얼굴로 쳐다본다. 싫으면 말구요. 툴툴거리면서 날 끌고 근처의 오피스텔로 갔다.

  계단을 계속 올라간다. 왜 엘리베이터를 쓰지 않는 겁니까? 티나잖아요. 아무도 없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요.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을 때 방에 도착했다.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줄 아는 거지! 라고 말했지만, 정말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었다.

    • 마지막 문장은 꼭 임상수 감독 영화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하네요
      아..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찝어낼수 없는 느낌인데,
      저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별 긴장감없는 두사람이 그냥 한 침대에 누워만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자는 모습을 보기만 하고 만지지 않은 친구는 여자인가요? 아님 남자?
    • keen // 저도 뭐라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런 상황이 좋네요. 만지지 않은 친구는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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