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그네

마리님이 주신 키워드 - 그네


그네가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뛰어내려 땅 위에 제대로 서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같이 놀던

동갑내기에게서 들은 듯도 하고, 낯선 얼굴의 어른에게서 들은 듯도 하다. 해가 환히 비치던 학교 운

동장이었을 지도 모르고, 안개가 서려 있던 강변 놀이터였는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아주 어릴 때의 일이라는 것이다. 어둡고 흐린 오후, 나는 몇 번이고 그네에 올라섰다.

팔다리는 까져 화끈거렸고 이마에도 상처가 났다. 그때의 통증과 하늘빛은 지금도 선명하다. 바쁜

부모 대신 날 맡아 키우던 이모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날 그네에서 떼어내던 것도 기억이 난다.

"무슨 소원이 그렇게 절실했어?"
"글세. 그냥 그 또래 애들다운 소원이었던 거 같아. 어쩌면 그냥 오기였을 지도 몰라."

나는 말을 흐린다. 아이다운 고집으로 나는 다음날에도 그네에 올랐다. 다친 손가락 위로 빗방울이

투둑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뒤 폭우 속에서 세 살 난 남동생이 실종되었다.

 

 


 

창작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36 [1분소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2 2,826 08-02
335 귀물 시놉시스 2,529 07-30
334 내 마음 속 감옥 2,136 07-23
333 [시놉시스]굿바이 미스터김 2,194 06-27
332 [엽편] 일본 여행 2,772 08-02
331 끄적거림]가사글.. 2,089 07-18
330 [엽편] 1999년의 킹 오브 파이터즈 2,184 07-15
329 [엽편] C Through 2,018 06-19
328 지난 시간. 8 05-30
327 [엽편] 농구 좋아하세요? (15금) 2,730 07-07
326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8 03-13
325 [엽편] summer snow 2,308 01-05
324 less snow 8 12-19
323 [단편 소설] 결행의 밤 3,730 10-08
322 [음악] 대설주의보 1 2,846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