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No eres más que una pequeña hormiga (1998)

Adrià Gòdia (글) Judit Morales (그림) 김정하 (옮김)

[마리아]의 원제인 [No eres más que una pequeña hormiga]은 '너는 한 마리 작은 개미일 뿐이야' 정도로 번역됩니다. 책 중간에 나오는 젖소의 대사지요. 무개성적이고 검색도 잘 안되는 [마리아]보다 원제를 그냥 쓰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번역이 잘 안되는 제목도 아니고 내용을 더 잘 설명하기도 하거든요.

[마리아]는 한마디로 안나 파퀸 대신 아나 토렌트가 나온 그림책 버전 [아름다운 비행]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마리아는, 철새들이 도시의 불빛에 길을 잃자 자전거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 날면서 철새들을 인도합니다.

아드리아 고디아의 스토리에 제가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 초반에 마리아와 친구들의 대사를 통해 계획을 노출시키는 건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를 약화시킵니다. 이야기가 이 책의 철새들처럼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도 주고요.

스토리의 단점을 커버하는 것은 주디트 모랄레스의 그림입니다. 여백을 활용한 모랄레스의 평면적인 그림은 동양화의 단아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페인 예술 특유의 우수를 버리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황토색조의 그림들은 글이 많이 놓치고 있는 조용한 시적 정신을 완벽하게 잡아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마리아와 고양이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수백 마리의 철새 때가 뒤를 따릅니다. 빌 리시먼 덕택에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이 정경의 초현실주의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습니다. 원제의 힘이 빛을 발하는 것도 이 마지막 페이지에서일 거고요. 느긋하게 그림을 펼쳐놓고 개미처럼 작은 어린아이가 거대한 자연의 한구석에 채워놓은 이 아름다운 업적을 한 번 감상해보세요. (0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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