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서바이버 Sole Survivor (1984)


[솔 서바이버]는 톰 에버하트라는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이 사람은 같은 해에 [혜성의 밤]이라는 엉성하지만 귀여운 좀비 영화를 만든 적 있는데, 제가 여기서 리뷰를 한 적 있습니다. 이 영화는 컬트 팬이 좀 있어요. 좀비 때려잡는 치어리더 캐릭터는 나중에 [버피]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요. IMDb를 검색해봤는데, 에버하트의 경력은 그 뒤로 그리 잘 풀리지 않은 거 같습니다. 가장 잘 된 게 공동각본가로 참여한 [아이가 커졌어요] 정도. 요새는 작품 자체가 없고요. 많이들 할리우드에 꿈을 품고 왔다가 이렇게 사라져 가는 거겠죠.

[솔 서바이버]도 평은 별로였습니다. [혜성의 밤]보다 더 처참하게 묻힌 영화고요. 잠시 극장에 걸렸다가 비디오로 직행했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최근 들어 팬들이 생겼습니다. 전에는 그냥 넘겼던 사람들이 이 영화가 호러 영화의 계보 안에서 흥미롭게 읽힌다는 걸 발견한 거죠.

비행기 사고로 시작합니다. 드니스라는 여자주인공이 상처 하나 없이 혼자만 살아남았어요. 그 뒤로 이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 뒤를 따라다니는 걸 눈치채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근처에서 사고로 죽은 사람들의 시체였던 말이죠. 이 사람들이 드니스를 따라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거야 드니스가 그 사고에서 죽었어야 했는데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현대 관객들은 당연히 영화 두 편이 떠오를 겁니다. 사고로 죽었어야 했는데 죽지 않은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생각나죠. 수상쩍은 사람들이 주인공 뒤를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팔로우]가 떠오르고. 지금 관객들에게 [솔 서바이버]는 더 성공적이고 인기있는 영화들을 예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시 호러팬들은 [영혼의 카니발]의 80년대식 재해석으로 보았을 수도 있겠어요. 가끔 나오는 누드 장면을 제외하면 80년대보다는 70년대 영화처럼 보입니다만. 그게 좀 신기해요. [혜성의 밤]은 대놓고 80년대 영화거든요.

기술적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고 저예산의 한계도 보입니다. 좀 설명이 어려운 설정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고. 하지만 일단 발동이 걸리면 괜찮은 호러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네, 괜찮았어요. 아마도 제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와 [팔로우]를 보아서 이 영화를 보다 쉽게 받아들여서 그런 건지도 모르죠. 그리고 영화에는 그 작품들에는 없는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있거든요. (26/01/31)

★★★

기타등등
드니스를 연기한 아니타 스키너는 클로디아 웨일의 [걸프렌즈]에 나왔지요. 출연작은 이 두 개가 전부입니다.


감독: Thom Eberhardt, 출연: Anita Skinner, Kurt Johnson, Caren Larkey,

IMDb https://www.imdb.com/title/tt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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