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매드 대소동 It's a Mad, Mad, Mad, Mad World (1963)


[매드 매드 대소동]도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텔레비전에서 더빙판으로 보았던 영화입니다. 당시 대단한 인상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큰 줄거리 이외에 기억나는 건 스펜서 트레이시와 미키 루니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 중 한 명이 해초 통조림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해초 음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을 거기서 처음 보았어요.

영상자료원에서는 훨씬 좋은 조건에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일단 2.76:1 화면 비율을 살린 버전을 큰 화면에서 보았어요. 크라이테리언에서 만든 확장판이 아니라 극장개봉판이었지만요. 아무래도 이런 호들갑스러운 영화는 더빙에서 그 에너지와 자연스러움이 날아갈 수밖에 없었으니 자막판을 본 것도 플러스였고요. 그리고 영화 일반에 대한 지식이 그 동안 쌓였지요. 그러니까 지금의 저는 잠깐잠깐 나오는 제리 루이스나 버스터 키튼, 지미 듀란테의 카메오를 발견하며 우쭐거릴 정도는 된단 말이죠.

교통사고로 시작됩니다. 사고로 죽어가던 남자는 도우러 온 사람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현금이 숨겨져 있는 곳의 위치를 말하고 죽습니다. 사람들은 그 돈을 나누어 가지기로 하지만 이건 곧 돈을 독차지하기 위한 경주로 변하죠. 이들이 모르고 있었던 것은 이미 경찰이 이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스탠리 크레이머가 감독한 영화입니다. 코미디로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요. [매드 매드 대소동]은 크레이머의 첫 코미디 영화이고 거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적어도 크레이머는 이후로 이렇게 대놓고 코미디인 영화를 만든 적이 없어요. 크레이머는 코미디의 감각이나 재능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엄청 대단한 개성이 있는 감독도 아니었죠.

그러니까 [매드 매드 대소동]은 엄청나게 감독의 개성이나 실력이 드러나는 영화는 아닙니다. 대신 굉장히 선명한 의도는 보이지요. 일단 이 작품은 울트라 파나비전 70으로 찍은 시네라마 영화입니다. 영화사가 잘라버리긴 했지만 원래는 3시간 반이나 되는 엄청 긴 영화였고요. 보통 대작 사극에나 쓰이던 커다란 캔버스를 코미디 영화에 쓴 것이죠. 그리고 크레이머는 유명한 코미디언들을 잔뜩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코미디 연기 상당부분을 맡깁니다. 그리고 각본에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을 최대한 힘을 주어 코미디로 찍었어요. 이런 영화는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크레이머는 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이 되어 있는 영화인이어서 영화는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영화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어떻게든 달라붙어서 이 영화 특유의 고유 개성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감독보다는 영화 자체의 개성이 더 큰 영화입니다.

걸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코미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 자연스러움은 당연히 없고요. 하지만 이 영화가 1960년대 초라는 시기에만 만들어질 수 있는 이상하고 흥미진진한 괴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 큰 화면으로 봐야 해요.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24/10/03)

★★★

기타등등
원래 각본에서 무대는 스코틀랜드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이 공동각본가인 윌리엄 로즈는 미국인이지만 당시 영국에 살았고 영국인 아내 타냐와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이 영화를 끝내고 얼마 뒤에 이혼했다고 하고요.


감독: Stanley Kramer, 출연: Spencer Tracy, Milton Berle, Sid Caesar, Buddy Hackett, Ethel Merman, Mickey Rooney, Dick Shawn, Phil Silvers, Terry-Thomas, Jonathan Winters, Edie Adams, Dorothy Provine,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57193/

    • KBS에서 여름 특선인가 해서 코메디 영화 3부작이라고 사랑소동~매드매드 대소동 하고 또 뭔가 하나 더 붙여서 3연으로 틀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셋 중에선 매드매드 대소동이 제일 웃기고 재미있었던 기억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커다란 W자가 주는 건 확실히 큰 스크린에서 볼 때가 가장 살아났을 것 같긴 합니다…
    • 아 저도 어렸을 때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당연히 공중파 티비로 봤고 많이 어릴 때라 내용은 다 까먹었는데 제목이랑 재밌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죠. 근데 그게 이렇게 럭셔리한 영화였군요. ㅋㅋㅋ
    • 몇 년전에 우연히 생각이 난게 이런 영화를 TV에서 본 적 있었는데 무슨 영화일까? 보물이 숨겨진 장소만 기억이 나는 영화였죠.

      그러다 작년에 3시간 넘는 자막 버전 작은 모니터로 보니까 별로 였구나 싶어요. 큰 화면으로 어릴 적 성우 더빙버전으로 보고 싶어요. 번역한 성우 버전으로 그렇게 웃겼었는데
    • 저는 매우 어릴 적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입니다. 개봉관인지 재개봉관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보았다는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보물이 있던 장소가 W인가 M 모양의 나무 밑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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